깐짜나부리 요즘 전반적인 분위기
한때 태국에서 장기 체류를 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하고 곰곰이 궁리한적이 있었는데... 여러 소도시들 중에 깐짜나부리도 분명히 순위권이였을만큼 저희가 좋아했던 곳이였어요.
나름 방콕 근교 도시여서 롯뚜(합승 봉고) 타고 두시간반 정도면 다다를수 있고, 강변에 여행자 거리가 있어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강변 정취도 듬뿍 느낄수 있고 물가도 꽤나 저렴하고 했었거든요. 그리고 방콕의 번잡스러움을 피해 있기에도 아주 제격이어서 저랑 잘 맞기도...
저는 대도시들이 가지는 번잡함과 거대함이 너무 버거워서, 최대한 둥글게 표현하자면 - 방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 성향인데요... 하긴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뿐이지요.
하여튼 그랬었는데 이번에 깐짜나부리 갔다 와서는 생각이 좀 바뀌게 되더라구요. 볼 것이 나름 많고 역사적인 의미도 진한 곳이어서 여전히 여행지로서 매력 있는 도시인건 분명한 사실인데, 예전처럼 장기체류 순위권을 하기에는 약간 애매한 구석이...
일단 날씨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2월말부터 시작되는 혹서기가 되면 태국 어디나 무진장 덥긴 하지만, 깐짜나부리는 같은 위도의 다른 도시들 보다 더 더운 느낌이에요. 아주 푹푹 찌네요.
깐짜나부리 있다가 카오산에 도착하니 피부로 느끼는 체감 온도가 덜 덥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정말이지 혹서기 시즌... 매남 쾌 거리(여행자 거리)의 낮 시간은 돌아다니다보면 정수리가 뜨끈뜨끈해질 지경이어서 서둘로 숙소로 들어가게되요. 그러니 활동지수가 확 낮아집니다.
아마 긴 여행에 우리가 잔뜩 게을러진것도 한 이유가 되겠네요. 그래도 해가 들어간 저녁시간에는 깐짜나부리 터미널에서 여행자 거리인 매남 쾌(쾌 강) 거리까지 걸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기 때로 접어들게 되면 중부의 다른 곳보다 비가 더 많이 오는 느낌이랄까... 보니까 실제로도 깐짜나부리의 평균 강수량이 높네요. 하여튼 기후가 좀 힘들더라구요. 강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수증기 증발이 활발해서 비가 많이 오는지도요...
하여튼 날씨 부분은 제가 기력이 쇠해서 좀 더 힘들게 느낄수도 있어요. 기온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팔팔한 분들은 아무렇지 않을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예전의 깐짜나부리를 기억해보자면 이 강변의 고즈넉한 마을에는 젊고 착해 보이는 백패커(?)들이 그 구성의 대부분이여서 평화롭고 선량한 무드가 흘렀는데, 얼마전부터(사실 좀 오래 되었어요) 여행자거리에도 홍등을 밝힌 유흥주점들, 그리고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 그리고 그런 여성들이랑 다니는 서양 노년남들이 종종 보이면서 분위기가 좀 아리송하게 변해버렸더라구요. 하긴 태국의 여행자 도시들이 다들 그런 무드가 흐르고 있으니 지금 이 상황이 유별난건 아니지만, 깐자나부리가 예전만치 선량하고 순박해 보이지는 않는다는...-_-;;
그리고 또... 이곳이 방콕 근교여서 주말에는 방콕 시민들도 많이 놀러오는 곳이라, 그러한 여행지들이 다들 그러하듯 방의 시설에 비해 방값이 약간 높아요. 그렇다고 절대적인 가격이 비싼건 아니에요. 주말 여행지이긴해도 해변이 아니니까요.
건기 시즌에는 더블룸 에어컨이 대충 500밧에서부터 시작을 하는 듯... 분위기는 한껏 시골 분위기인데 그에 반해 물가가 그렇게 저렴하다고 보기가 애매하더라구요.
그런데 아주 저렴한 방들...그러니까 싱글 팬룸에 공용 욕실 쓰는 조건으로 150밧짜리인 방도 있으니 이런 점은 장점일수도요.
이런 저런 이유로 약간 실망감이 드네요. 그래도 예전에 비해 그렇다는 거지 특유의 고즈넉함과 적적함이 있는 곳입니다.
저희는 탐마린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는데 전면에 강이 보이는 에어컨 더블 방이 500밧입니다. 티비 있는 방은 550밧이구요. 바로 앞 강에서 긴 꼬리 보트도 다니고 연꽃도 피어 있고 물고기도 살고 서정적이군요~ 방안에서 내다보는 강의 전경이 정말 멋있어서 다소 좁고 불편해도 감수할만합니다.
탐마린의 선풍기 더블룸의 수상가옥은 350밧인데 도저히 이 날씨에 팬 방에 묵을 자신이 없어서 패스~ 거기 묵던 서양애들도 어지간히 더운지 낮에는 밖에 나와 드러누워 있을 정도에요.
이 숙소의 단점은 화장실이 수동식이란거 - 지은지 얼마 안되는 곳인데 왜 자동 레버식으로 안했을까요. 바가지로 변기에 직접 물을 들이붓는 방식이 사람에 따라서는 꽤나 괴로울수도 있어요. 으흠~ 자세하게 설명하기란 좀 민망하군요. -_-;;
그리고 강변에 있다 보니 자연 친화적이어서 개미나 찡쪽이 많아요. 우리 방에도 침대 가장자리에 찡쪽 똥이... 근데 이거 어케보면 쥐똥이랑 비슷하게 생기기도 했어요. 근데 이건 이 숙소만 그런게 아니라 강변에 위치한 숙소들은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와이파이가 되긴 되는데 좀 불안정 합니다.
그래도 골목 깊숙이 들어와 있고 숙박객들 말고는 드나드는 사람이 없어서 아주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있어요.
탐마린의 550밧짜리 에어컨 방
탐마린의 500밧짜리 강변 에어컨 방
인기 있는 숙소인 플로이 는 가봤더니 예상처럼 방이 풀이였구요, 퐁펜 게스트 하우스는 에어컨 더블 티비 있는 어두침침한 방 보여주고 500밧 부르네요. 그런데 카운터에 있는 트랜스젠더 스텝이 너무 무뚝뚝해요. 뭐냐? 저 뻣뻣한 태도는... 할만큼 무뚝뚝한데, 스텝의 상황이란 가변적이니까 중요하진 않겠군요.
그리고 역시 퐁펜과 같은 골목에 있는 노블 게스트 하우스도 에어컨 더블룸에 750밧 정도 하는데 정원도 있고 나름 좋아보이더라구요. 근데 가격대가 좀 높아서 패스~
저 세 숙소 모두 수영장이 있어서 그게 강점이네요.
졸리 프록으로 들어가는 골목을 바라보고 약간 왼쪽에 있는 TNT 게스트 하우스는 스텝도 친절하고 방도 널찍하긴 한데 약간 낡고 어두운 분위기였어요. 좁고 긴 골목 끝에 위치해 있더라구요. 하여튼 강변에 딱 붙어 있고 나름 정원도 있어서 괜찮은 곳 같습니다. 에어컨 더블룸에 500밧 정도인데 150밧부터 시작하는 방도 있다고 하는 걸로 봐서, 선풍기 싱글 공용욕실 사용하는 방은 저 요금에 묵을수 있을거에요.
졸리프록은 재작년 즈음이던가, 요왕이 혼자 묵었을 때... 화장실 배수구에서 바퀴벌레가 뿜어져 나오던 광경을 본 후 트라우마가 생겨서 아예 이번엔 보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식당은 늘 인기가 좋고 정원은 참 이쁩니다. 그리고 숙소가격이 싸서 젊은 서양 여행자들로 늘 인기 만점입니다.
휴가 기간이 짧고 여행비가 넉넉하다면 펠릭스 리버 콰이 호텔도 좋을거 같아요. 전 못 묵어봤지만, 예전에 저기 묵어본 요왕이 저 호텔 꽤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하긴 깐짜나부리에서 제일 상위급이니 당연히 좋아야 할테지만요.
참참...그리고 오랜만에 깐짜나부리에 왔더니 못 보던 bar~ 가 그새 생겼어요. 위치나 분위기 아주 발랄합니다.
위치는 탐마린 게스트 하우스 골목 바로 맞은편, 블루진 퍼블릭Bluejean Public이란 라이브 음악 주점인데요, 인테리어도 나름 괜찮게 해놓고 또 필리핀 여가수가 밤 10시부터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데 노래 실력이 이런 곳에서 기대 했던거 이상으로 상당히 좋아요.
선곡도 알수 없는 태국 노래가 아니라 귀에 익숙한 팝송으로 불러줍니다. 지금 현재 깐짜나부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어요. 바로 옆에 있는 슈가 멤버 라는 술집과 함께 성업중입니다.
칵테일 가격은 100-120밧 정도여서 이런 시골치고는 그다지 저렴하진 않네요.
탐마린 골목 바로 초입에 10밧 잔술 파는 노점 술집이 있는데요 , 이 두 술집이 바로 길 하나, 그러니까 타논 매남 쾌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어요. 그러니 10밧짜리 술 시켜놓고 맞은편을 향해 앉아있으면 음악이 저절로 들리니 그렇게 저렴하게 즐기셔도... ^^
근데 왼쪽 귀에 슈가 멤버 음악, 오른쪽 귀에 블루진 퍼블릭의 음악이 섞여서 머리가 좀 아플때도 있어요. 음악이 그냥 소음으로 변하는 순간이지요.
길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보면 술 마시니 나름 빠이 같기도 하고 , 쿵짝쿵짝 밴드의 라이브 음악이 나오니 시골판 멀리건스 같기도 하고...그랬습니다.
하여튼 이 업소 덕분에 깐짜나부리에서 좀 덜 심심했었답니다.
블루진 퍼블릭
10밧 바
여행자 거리에 현지인들 가는 그럴싸한 바도 생겼다
국수 노점
10밧 바
깐짜나부리 현지에서 참여할 수 있는 각종 투어 정보는 지역 정보 게시판에 클래식s 님이 자세히 설명하신 게시물이 있어서, 그 부분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거 같아요.
관광이나 액티비티는 예전에 이미 해보기도 했고, 날도 너무 더워서 전부 패스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