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를 만났을때
치앙센 골든트라이 앵글을 다녀오다 탈북자와(7-8명?) 치앙센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치앙라이로 나오게되었습니다.
일단 처음에 생김새는 한국인 같은데 언어가 한국말 같지 않아서 그냥 무시했었습니다.
근데 언뜻언뜻 알아들을수 있는 말이 있는데 순간 북한 사람이다라는게 확 느껴집니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고...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말을 걸어볼까...
버스 안에서 오만 생각을 다 하면서 아무말없이 그냥 치앙라이까지 왔습니다.
중간에 검문소도 있는데 이 무리중 한명이 그냥 "코리아" 한마디하니까 여권안 보여줘도 그냥 통과되었구요..
치앙라이에 도착했는데 이 사람들 내릴 생각을 하지 않길래 드디어 용기를 어디까지 가는지..여기가 종점이라 내려야 한다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때 부터 이사람들 벌떼처럼 달라 붙어서 뭔 말들을 하는데 같은 언어임에도 이렇게 알아듣기 힘들줄이야..하긴 남한에서도 사투리 쓰면 못 알아 듣는 경우도 있긴 있지요...
터미널에서 하도 정신이 없고..
도와달라는데...
같이 한국 대사관까지 가자...지금은 돈이 없는데 내 통장으로 한국 친척이 돈을 송금하게 해달라..
여기가 어디냐? 방콕엔 뭐로 가느냐...뭐 등등 7명쯤 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물론 아무것도 몰라서 그랬지만요..)
그래서 일단 설명했습니다.
여기가 태국 치앙마이라는 곳이고...방콕 대사관가려면 버스로 10간 넘게 걸리고..등등...
도저히 혼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근처에 마침 한국식장이 있어서 일단 거기 사장님께 도움을 요청하려고 갔었는데...
사장님 외출하시고 안 계십니다.
종업원이 시끄럽다고 다들 밖에 나가서 이야기 하랍니다.
다들 데리고 나와서...근처 공중전화박스로 두명과 함께 갔구요...
저 핸드폰 꺼내서 한국 친척에게 전화하게끔 해주고...
어디다가 도움을 요청할지 몰라서 영사콜센터에 전화했어요..한국으로..
여행책자 앞부분을 찢어 안 가지고 다녔기에 방콕 대사관 전화가 없었어요.
한국에선 방콕 대사관 전화번호를 알려주더군요.
담당자에게 전화하니까...
일단 탈북자가 여권 없이 방콕으로 이동하는건 너무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탈북자랑 같이 있는 것도 위험하니.탈북을 도와준 사람이 되어서 재판 받을수 있다고..예전에도 그런 여행자가 있었다고..같이 있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 찾아가게끔 하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버스가 검문소 지나갈때 그때 경찰에 발각 되는게 젤로 안전한 것이 었습니다.
이곳저곳 전화 하고 나니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한국식당 안에서 고기굽고 난리가 났습니다.
난 이렇게 어쩔줄 몰라하는데 저사람들은 넘 태평하네..
하긴 북을 무사히 나왔다는데 얼마나 안도가 되겠습니다.
저 여기저기 통화할때 옆에 있은 두명에게 식사하시고 일단 경찰서 찾아가라고 설명하고 무사히 한국으로 잘 들어가시라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혹시 치앙라이에 한식당에 무슨 피해나 소란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음날 가봤는데 아무도 안 계셔서...
결론은...치앙라이나 치앙센에서 탈북자를 만나면 도와준다고 끝까지 같이 있으면 위험한 일이니 가까운 경찰서로 가라는 정도로 도와주는것이 서로서로에게 가장 안전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