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신선놀음 하자. 매쌀롱
돈 많고 건강하면 뭐 세상 그 어디에서나 신선놀음 할 수는 있겠지요. ^^ 그리고 각자의 성향과 지갑의 두께에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카오산이, 누군가에는 파타야가, 또 어떤 이는 푸껫의 풀빌라에서 정중한 시중 받는 게 신선놀음으로 다가올 수 있구요, 제 경우에는 이곳 매쌀롱 같은 곳이 그야말로 도끼자루 썩는지 모르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일단 이 매쌀롱이라는 생경할 수도 있는 지명의 마을이 어디인지부터 파악해야 될텐데요. 태국 북부 도시 치앙마이를 찾으셨는지요? 그 다음 치앙마이에서 더 북쪽으로 차로 3시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치앙라이도 찾으셨겠지요. 그럼 치앙라이에서 더 북쪽의 매싸이 방면으로 선풍기 완행 버스 기준으로 한 35~40분(요금 약 25밧) 정도 달리면 매짠 지나자마자 ‘빠쌍’이란 곳에 내립니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는 썽태우를 탄 다음 사람이 모이면 출발하게 되고, 산 쪽 그러니까 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 부릉부릉 내달리면 나오는 곳이 바로 이 곳 매쌀롱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린다면, 치앙라이 시내의 버스 터미널에서 매싸이 행 버스를 타고 차장에게 ‘매쌀롱’이라고 말하면 알아서 세워주는데 거기가 바로 빠쌍 마을이에요. 마을 이름 외우실 필요 없고 그냥 ‘매쌀롱’만 외치시면 더 의사소통이 쉽습니다. 빠쌍에서 매쌀롱으로 가는 썽태우는 8명이 모였을 때 1인당 60밧인데요, 인원이 쉽게 모이지 않을 때가 많은데다 오후에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러니 아침 일찍 움직여서 빠쌍에 도착 하면 좋습니다.,만약 사람 기다리기 싫고 빨리 출발하고 싶다면 400밧을 내면 됩니다. 두 명이라면 200밧, 네 명이라면 1인당 100밧씩 나눠 내면 되겠죠. 그렇다고 중간에 아무도 태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
이 구간 약 50분의 길은 커브가 있어서 약간 멀미 쏠립니다. 멀미에 특민감하신 분 이점 감안하세요.
도이 매쌀롱 산 꼭대기 쯤에서 본 매쌀롱(싼띠키리) 마을 전경
마을 뒷쪽 718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불탑
매쌀롱에 대한 후기는 작년에 요왕이 쓴 것이 있으므로 거기 보면 가는 법과 숙소 전반적인 정보에 대해 이 독특한 마을의 이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국민당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저 사실 역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그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매쌀롱에 오신다면, 어찌 이 태국 북부 산골마을 사람들이 아직도 중국어를 쓰는지 그리고 집 곳곳에 홍등과 중국 한자가 붙어있는 연유가 궁금하실 수도 있을거에요. 그렇다면 다음 글을 참조하세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yinfo&wr_id=19712&sca=&sfl=wr_subject&stx=%B8%C5%BD%D2%B7%D5&sop=and
매쌀롱은 ‘산’이란 뜻의 ‘도이’를 앞에 붙여 ‘도이 매쌀롱’이라고도 합니다. 네, 맞습니다. 매쌀롱은 산 위에 있는 마을입니다. 일단 지료자도실에 있는 매쌀롱 지도를 옆창에 띄어 보세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ap&wr_id=1113
보시는 바와 같이 일단 마을의 면적과 길의 거리는 정말 작고도 짧아요. 여기 저기 마구 쏘다녀도 다 거기가 거기인... 마을 중심부에는 제법 큰 규모의 세븐일레븐이 하나 있어서 생필품 사는데 모자람이 없구요,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는 은행과 ATM(군인은행)이 있으니 돈 찾아 쓰는데도 어려움은 없습니다.
숙소는 현재 외관을 온통 붉은색으로 칠갑을 한 신쌘 게스트 하우스가 1인당 50밧 또는 2인용 선풍기 방갈로 한 채에 200~300밧을 받고 있습니다. 온수샤워, TV 이렇게 있는데 TV 채널은 안습니다. 볼게 없어요. 1인당 50밧!! 경이로운 가격의 방은 욕실, 화장실은 공용이고 별다른 시설은 없습니다.
여기 말고 바로 옆의 리틀홈 게스트 하우스도 좋은 평을 받고 있던데 직접 묵어보질 못했네요. 예전보다 여행자들이 많이 몰리는 탓인지 작은 규모의 새로운 숙소가 생겼는어요. 세븐 일레븐 바로 왼쪽 골목에 있는 팡팡인 Fun Fun Inn이 1층 2인실 500밧 선이고, 2층은 방이 좀 넓긴 한데 800밧이나 부르네요. 1층 500밧짜리는 납득할만한데 800밧은 너무 비싸네요. 1층방의 경우 3일 머무른다면 1,300밧 정도로 흥정 되네요..
신쌘 게스트하우스에서 군인은행 방면으로 50m 정도만 가면 진행 방향 왼쪽에 연두색 간판 ‘반 쓰쓰Baan See See’가 보이실거에요. 이 숙소는 계단식으로 자리 잡은 방갈로 형태인데요 요금 400밧에 전망이 아주 좋고 주인도 친절합니다. 숙소 내부 시설도 아주 그냥 새것이고 잘 꾸며놨네요. 경사진 지대에 위치한 덕분에 식당 전망도 아주 좋아요. 다음에(언제가 되려나요...) 매쌀롱 가게 된다면 이 반 쓰쓰에서 머물고 싶어요. 전망이 좋아서 반 씨씨라고 읽고 싶은데 요왕이 그러길 간판에 태국어로 반 쓰쓰(บ้านซือซือ)라고 쓰여 있다네요.
아래 주소에서 이 숙소의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http://www.doi-mae-salong.com/business-directory/accommodation/baan-see-see
새로 생긴 두 숙소 모두 반짝반짝한 실내 분위기 아주 산뜻합니다. 어느 정도 편안한 수준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이런 곳도 괜찮은 선택일 듯해요. 그 외에도 크고 작은 규모의 게스트하우스가 있고, 어차피 선전 간판이 붙어 있는데다가 숙소간의 거리 역시 과장해서 말하면 몇 십 미터 안짝의 감이니까 찾기는 쉬우실 거에요. 대부분의 숙소가 와이파이 지원합니다.
전통 있는 숙소였던 아카 게스트하우스는 최성수기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때는 그냥 개점 휴업 상태여요. 너무 숙소가 낡았어요. 지도랑 같이 보시면 거리감이 금방 오실거에요. 매쌀롱에서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묵어보신 분 계시면 후기 궁금합니다. ^^
신쌘 게스트하우스 300밧짜리 방 / 팡팡인의 방
전망이 좋은 반쓰쓰
자~ 그럼 그 북부 촌구석이 뭐가 그렇게 좋던가? 좋은 걸 말해보라!! 하실텐데요. 음... 평화롭습니다. 나이트 라이프라곤 없는 이곳은 저녁이 되면, 아주 그냥 고요해지면서 오고 가는 오토바이 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중국식 둥근 홍등의 정취가 쌀쌀한 저녁 날씨랑 어우러져 묘한 감흥을 줍니다. 세븐일레븐 앞에도 오가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네요. 그리고 이 마을 전반적으로다가 대부분 차 농사를 짓습니다. 차를 덕어 대는 공장도 있구요, 그러니까 차밭 한가운데의 마을이어서, 차 농장 특유의 정돈된 계단식 전경이 어디서든 펼쳐져 있어요. 마을 상황이 전반적으로 이러한 바, 이러한 잔잔한 무드는 어떠한 성향의 이에게는 매쌀롱 행이 바로 지옥행 당첨!! 일수도 있습니다.
일단 하루의 시작은 신쌘 게스트하우스 옆에서 아주 이른 아침 열리는 아침시장에서 시작됩니다. 각종 과채류 작물들과 두유, 중국식 튀긴 빵 종류, 그 외 각종 자금자금한 먹을거리들이 차가운 새벽 바람 속에 등장하고 여기 주민들과 여행자들은 그것을 맛나게 쳐묵쳐묵합니다. 근데 아주 반가운 먹거리를 보았는데 바로 호박잎~입니다. 아 태국시장에서 호박잎을 보다니요!!! 냉큼 쪄서 쌈장을 넣어 쌈 싸 먹고 싶더라고요~
여기는 아침과 낮의 일교차가 굉장히 커요. 북부인데다가 고산 지방이니 쌀쌀하지요. 그래서 우리나라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과채류들도 보입니다. 이건 출하시기에 따라 보일 수도 있고 안 보일 수도 있는데... 둥근 애호박, 작지만 속이 알찬 배추와 길쭉한 가지 등등... 여기 오래 살면서 나물해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거의 대부분의 음식들은 최소단위 5밧으로 꽤나 저렴합니다. 둥근 도넛 5개와 두유 한 봉 사면 15밧, 비타민 섭취를 위한 토마토 작은 놈 10알에 5밧, 녹두소가 든 하얀떡 3개 5밧, 검은 색의 달콤한 찹쌀밥도 5밧이에요. 시장 건물 입구 오른쪽 편으로는 절임 채소를 파는 곳이 있어요. 고추와 소금을 넣어 절인 건데 약간 우리나라 김치맛이랑 비슷합니다. 신쌘 게스트하우스에서 이거 볶은 요리가 있는데 밥위에 얹어 먹으니 딱 김치 볶음 덮밥이더라고요. 이거랑 밥을 같이 볶으면 진짜 김치 볶음밥 맛이에요. 이것 역시 5밧도 파는데 눈치를 보니 원래는 10밧 정도는 사야 되나봐요.
시장 한 켠의 과일가게에서 망고도 사보세요. 아주 쌉니다. 1월 즈음에 방콕이랑 파타야에서는 망고가 1kg에 거의 100밧을 상회하는데 여긴 1kg 40밧... 큰 거 3개 올라가요. 사과도 비슷한 시세구요. 커다란 자몽같이 생긴 큰 귤도 1kg 20밧인데 맛이 약간 당도 덜한 한라봉 맛입니다. (나중에 치앙라이로 내려와 보니까 치앙라이도 재래시장 가격은 엄청 싸더라구요. ^^) 여기 상인들은 여행자들에게 바가지 씌우지 않아요. 그냥 건강하고 정직한 생활인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물가가 아주 편안한 장점 있어요. ^^ 근데 덤이나 에누리 깎아 주는 것은 잘 없으니 너무 상심 마세요. 이를테면 42밧 나오면 42밧 다 줘야 해요 40밧에 깎기가 어려워요. 1, 2밧 정도의 돈이라도 이들에게는 크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아무튼 아침시장에서는 도시로 내려와 두꺼비 등 긁는 고산족들이 아닌... 그냥 평범한 고산부족 그 자체로서의 모습과, 더불어 사고파는 각종 신선한 물건들, 장 봐가는 일상들이 이른 아침 잠시나마 분주하게 이루어져요. 아카족은 새벽에 자기들끼리 채소 사고팔러 나올 때도 모자부터 발 아대까지 풀세트로 갖춰 입고 나오더라고요. 그들을 원숭이 보듯 관람한다는게 아니라... 그냥 같이 있는거죠 뭐... 저도 고산족 아주머니한테 토마토 5밧 어치랑 이름 모를 열매 5밧 어치 그렇게 사서 그냥 물건 파는 사람 사는 사람으로서 대등한 관계로 엮이는 것... 뭐 그런거에요.
하여튼 이 아침 시장에서 여러가지 먹을거리들로 배를 잔뜩 채우고는 동네 한 바퀴 걸어봅니다. 그리고 숙소로 와서 쉬구요. 점심나절에는 이 동네에서 제일 가격 대비 괜찮은 운남 면교관 가서 한 그릇 30밧 짜리 국수를 중국식 김치(시엔차이)와 곁들여 먹어 봅니다.
그리고 또 동네 한 바퀴 돌아봅니다. 좀 멀리 나가 볼까요. 돤시완 장군묘 입구를 지나 일일투어 관광객을 위한 시장도 보고, 좀 더 멀리 중국군 기념관까지 가려면 편도 약 50분 정도니까 다리에 근육 좀 붙이고 싶으시면 걸어보세요. 대신 해가 뜨겁고 건조하니까 보습제랑 모자 챙기시구요.
매쌀롱에서 은행가는 길에는 오른편에 모스크와 교회도 있구요, 작은 교습소처럼 생긴 공부방에서 늦은 오후 오종종하게 모여서 공부하는 중국 어린이들도 있어요. 왜 이렇게 늦게 공부할까요? 방과 후 학습인가...? 그리고 도저히 이런 시골 산속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연두색 외관의 도넛 가게가 그 이름 역시 거대한 ‘제네시스’라는 간판 달고 생뚱맞게 있는데요, 햐~ 직원 전부 유니폼 맞춰 입고, 에어컨 틀어져 있고, 전자 출납부까지 있는 번듯한 가게입니다. 도넛은 5~10밧 정도입니다. 근데 이 집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어요. 매출 대비 가게 유지비와 직원 고용비가 너무 높은 게 제 눈에도 보입니다. 물정 모르는 외국인이 과감하게 투자 한 걸까요? 아니면 지방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가게? 아무튼 조만간 없어질지도... -_-
그리고 다시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에는 선선할 때 마을 뒤편의 사원과, 끝없어 보이는 계단을 올라봅니다. 아이고~ 다리 뼈 탈골되겠다!! 싶을 지경이 되면 당도하게 되는 황금색 탑에 서 마을 전경과 주변 고산족 마을, 차밭을 굽어보는 것도 좋아요.
내려와서 할 일 없지요. 그럼 또 밥 먹어요. 저녁에는 숙소 식당에서 먹어보세요. 숙소 식당 말고는 딱히 문 연 식당도 없을테니까요. 신쌘 부속 식당에서는 볶음밥이나 국수 같은 저렴한 메뉴는 한 접시에 단돈 30~40밧이고 차를 공짜로 줍니다. 공짜 차라고 너무 마셨다가는 카페인 때문에 그날 밤 잠을 설칠 수도 있어요. 비싸고 독특한 메뉴 중에 돼지 다리 고은거랑 오골계(Black Bone Chicken) 요리가 있는데 종류별로 150~300밧 정도 합니다. 이른바 우리나라 유원지 계곡에서 볼 수 있는 보양식 메뉴들과 그 비슷한 맥을 하고 있는데요... 일행이 있고 돈 좀 써도 괜찮으시면 유기농(오골계를 닭 공장에서 키우진 않겠죠... -_-;;) 닭 한 번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
운남 면교관의 만두 국수
토마토, 도넛, 맨 아래는 이름모를 과일
신쌘에서 먹은 음식. 김치 돼지고기 볶음과 버섯 야채 국수. 맨위는 밖에서 사온 쏨땀
아침시장에서 산 오렌지와 떡 두종류, 그리고 김치
좀 더 액티비티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말 트레킹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전 말이나 낙타든 뭐든 타기만 하면 엉덩이 피부가 어김없이 벗겨져서 이젠 정말 타고 싶지 않지만요. 음... -_-;;
유기농 토마토 먹고 도시 음식을 멀리하니 왠지 몸이 건강해 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돈 쓸 일이 없습니다. 쓸 곳이 없으니까요. 아주 제대로 긴축재정 되고 있어요.
이게 답니다. 뭐가 더 있겠냐고요. 먹고 멍 때리고 차밭 사이를 걷고 마을길 왔다갔다하고... 할 일이 없으니까 하루 종일 이런 저런 생각이나 하면서 앉았다가 누웠다가 하늘 봤다가 걷다가, 오늘 누구 새로 들어오는 여행자 없나 하고 둘러보고... 뭐 그래요.
하지만 이렇게 멍 때리고 있는 저와는 달리 매쌀롱을 구경하기 위해 치앙라이에서부터 출발한 일일 관광객들을 실은 봉고는 아주 분주하게 마을길을 오고 가기도 합니다. 이 곳 역시 어느 정도 관광지로서 이름이 꽤나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근데 일일투어로 이곳을 온다면, 에잉~ 할 것 같아요. 그냥 별 감흥 없는 박물관 같은 거 보고 차 파는 가게에 데려다주고...물론 의미가 없지는 않지만 뭔가 그 속 빠진 김밥 같은 느낌이랄까요... 하여튼 괴발개발 장광설이 길었는데요. 이 마을의 분위기를 제대로 설명한건지는 모르겠네요.
이곳에서 빠져 나가는 방법은 올 때와 동일합니다. 오전에 빠쌍 마을 까지 가는 썽태우를 기다려서 탄 후 큰 대로변에 내려서 각자의 이동방향에 따라(북쪽으로 매싸이, 남쪽으로 치앙라이) 지나가는 버스나 썽태우를 잡아 세워 답삭 올라타면 되요. 매쌀롱- 치앙라이 구간이 거리상으로는 총 60km 정도 밖에 안되요. 만약 빠이나 치앙마이로 이동한다면 반대 방향인 타똔으로 가면 되는데 갈 길이 머니까 아침 일찍 서두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사항은 매쌀롱에서 큰 길로 출발하는 썽태우 출발 시간은 오전 9시 반, 11시, 오후 1시 뭐 이렇긴 한데 딱 지켜지지는 않는 분위기고 일단 숙소 스탭에게 떠나기 전날 물어보세요. 일찍 체크아웃 한 후 숙소 식당에서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시간은 꽤나 가변적입니다. 우리는 떠나는 날 오전에 숙소 아저씨한테 이야기 했더니, 어찌어찌 지나가는 썽태우를 곧바로 잡아타게 해줬구요. 빠쌍 마을 다 와서는 기사 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해서 치앙라이 간다고 하니 매짠(빠쌍에서 치앙라이 방향으로 조금 가면 나오는 좀 더 큰 읍내)에서 내려 줬습니다. 매짠이 아무래도 치앙라이 가는 교통편 이용하기에는 쉽죠. 요금은 동일한 60밧입니다. 이 매짠에서 썽태우 타고 치앙라이 시내 안의 버스 터미널까지는 25밧입니다.
북부의 끄트머리... 이 구석진 산골마을까지 올만한 가치가 있나 없나 하는 건... 글쎄요... 여로에 치앙마이까지만 포함되어 있다면 좀 회의적이네요. 치앙마이 자체도 할 거리 볼거리가 차고 넘치는 도시니까 뭐 굳이 여기까지는...? 이랄까... 권하기도 뭐하고 안 권하기도 뭐하고... 또 성향에 따라서 감흥의 편차가 클 수 있는 곳이니까요. 또 치앙마이에서 멀기도 하고요. 그런데 여정에 치앙라이까지 포함되어 있다면, 그리고 이 태국 북단 여행에 열흘 정도의 기간을 할애 할 수 있는 여행자라면... 한번 와보세요. 혹시 오셔서 별 매력을 못 느껴 후회가 된다 하더라도요. 치앙라이까지 북진해 왔으니까 이곳까지도 와보는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언제 또 여길 와보겠나요.
만약...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가 태국에서 잠적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실행에 옮긴다면, 여기 이 도이 매쌀롱도 상위 후보에 넣고 싶습니다. 아침마다 선보이는 좋은 과채류 골라 먹으면서, 우리나라랑 비슷한 식재료 사서 음식도 만들어 먹고, 맨날 째디 있는 곳까지 계단 오르락 내리락 거리면서 다리에 근육도 좀 붙게 하고... 중국인 학교가 있던데 이참에 중국말이나 배워보면서요... 정 갑갑하다 싶으면 이곳도 숙소마다 free WIFI가 되어서 인터넷으로 세상 돌아가는 걸 볼 수도 있구요, 가끔 치앙라이 가서 도시 냄새도 맡고 살아도 되고....^^
그렇게 살면 나중에 발견되어졌을 때, 정말 신선이 돼서 공중부양하고 있을지도...
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찻집 / 산등성이에 빼곡한 차밭
이슬람 사원도 있다
은행 근처에 있는 시장. 주로 일일투어로 온 태국인들이 많이 들른다
예전에는 국민당 사령부가 있었던 매쌀롱 리조트
아침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