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힌 여행 정보 - 예전보다는 좋은 느낌을 받은 황실 해변 휴양지
후아힌(후어힌)Hua Hin은 방콕에서 약 200km가 좀 넘게(버스로 약 3시간 정도) 남쪽으로 떨어진 해변 휴양지인데요, 사실 태사랑에서는 다른 여행지에 비해 후아힌 후기가 그다지 많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합니다.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보트가 뒤집어지면 뗏목 타고 노 저어서라도 찾아갈 기세로 깨알같이 작은 섬들에는 눈에 불을 켜고 찾아 가도, 방콕에서 가까운 이 후아힌은 늘 남부 행 버스 타면 밤 10시쯤 지나치는 곳, 뭐 그 정도의 의미인 듯...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방콕에서 가까운 바다라면 파타야 또는 꼬 싸멧이 더 우리 입맛에 맞기도 하구요. 아니! 파타야 바다 볼게 뭐가 있다고? 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정기선 타고 꼬 란(산호섬) 들어가면 바닷물이 꽤나 괜찮거든요. 게다가 후아힌이 물가가 좀 비싼면이 있어요. 노후를 보내려 이곳에 자리를 잡은 나이든 서양인들도 꽤 되고, 주말이면 태국 현지인들이 몰리는 곳이라 물가가 올라가는 듯... 하긴 숙박 물가로 보면 꼬 싸멧도 절대 만만한 곳이 아니긴 하지요.
마사지 가격은 대충 한 시간에 300밧 선으로 형성되어 있고 간혹 250밧 정도 받는곳도 있어요. 카오산과 견주어도 비싸고 파타야 쏘이 부아카오 근처에서 한 시간 99밧 맛사지(이 요금이 사실 독특하게 저렴한거였지요.)간판을 심심찮게 볼수 있었던걸 생각하면 상당히 고가인 셈이구요.
그리고 아무래도 육지에 붙은 해변이라 그런지 물빛이 좀... 그렇습니다 -_-;; 어떤 분은 보시면 ‘흐익 이 왠 똥물이람?’하고 놀라실 지도... 지금은 시기가 좋을 때인데도 불구하고 이 기나긴 해변에는(전체 해안 길이가 5km는 되어 보임) 바람이 늘 세차게 불고해서 그런지 물빛이 좀 탁합니다. 여기에 해변에서 말 타기가 후아힌의 또 하나의 컨셉인지라 실제로 똥도 약간 있구요. 근데 해변에서 말 탄다니까 왜 이렇게 에로틱하게 들리는지... -_-;; 하여튼 이 세찬 바람 덕분에 카이트나 서핑을 즐길 수가 있는바, 후아힌 남쪽 해변의 카이트 군단의 모습은 장관이군요. 3년 전에 제가 봤던 후아힌도 - 요모 조모 있을건 다 있는데 왠지 딱히 맛있는 음식은 없는 인터내셔널 뷔페 같다 - 라고 끄적인게 있더라구요.
왜 이렇게 장광설이 기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방문한 후아힌에서는 예전에 비해서는 좋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이곳에서 주택만 저렴하게 렌트할 수 있다면 장기 거주자로서 머물러 봐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단점이라면... 일단 숙박이 문제인데요, 체감되는 바는 비슷한 시설의 중저가 방을 얻을 때 파타야에 비해서 약 20% 정도는 더 지불해야 되지 않나 싶어요. 후아힌에서 큰 맘 먹고 1,000밧 조금 안 되는 중급숙소에(G house 호텔) 머물렀는데 내부 시설은 깨끗합니다. 그런데 시내(야시장을 시내라고 치고)에서 걸어서 서쪽으로 거의 1.2km 정도 되요. 이 정도 거리는 걸어서 약 20분 정도 걸리는데, 그래서 그런지 외국 여행자들보다는 방콕에서 온 태국인들이 자가용 가지고 와서 많이 묵네요.
아무래도 숙소는 펫까쎔 도로를 기준으로 동쪽, 그러니까 해변에 조금이라도 가까운데 잡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이 구역에도 800-1,000밧 정도의 에어컨룸이 있는데, 저희는 그만 지역선택을 잘못 했다고 봐야겠지요. 먼 곳에 숙소 잡고 걷기 힘들어서 오토바이 택시타면 그 비용이 추가로 더 드니까요. 그리고 숙소가 멀면 일단 여행자 거리에 오고 가고 하는게 너무 귀찮아져버려서 그냥 저녁 먹고 일찍 방에 들어가 티비나 보는 적적한 생활 하게 되어요. 자세한 숙소 이야기는 게스트 하우스 게시판에 따로 이야기 하는 게 좋겠네요. ^^
시내를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펫까쎔 대로
후아힌 기차역
기차역에서 해변까지 이어지는 담넌까쎔 거리
여행자거리에서 해변으로 가는 지름길. 중국사당 옆으로 나있다.
후어힌은 오토바이 대여료도 비싸네요. 예쁘게 생긴 스쿠터가 보통 하루에 250밧이에요. 그런데 일반적인 오토바이는 150밧에 빌려주는 곳도 간혹 있습니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그나마 썽태우 비용은 다른 도시와 비슷합니다. 시내를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펫까쎔 도로를 왔다 갔다 하는 건 일률적으로 10밧이에요. 빨래는 대부분 벌당 계산하는데 간혹 가다가 kg당 계산하는 곳을 봤는데 1kg에 40밧 붙여 놨더라구요. 어떤 곳은 무려 80밧을 붙여놨던데 이집은 도대체 뭔가요... -_-;; 각종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하루짜리 투어는 좀 비싼 감이 있습니다. 근데 이런 바다에서 배 타고 나가본들 뭐가 보일지도 좀 의문이긴 하네요.
아니... 후아힌 좋았다면서 그럼 장점은 뭐야!! 아주 단점만 줄줄이 쓰는구만!! 하실텐데... 먹을거리가 아주 괜찮습니다. -_-;; 아마 저희가 파타야에 있다가 이곳으로 와서 현지 저렴한 식당들을 많이 보게 되니까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네요. 지역정보에서 후아힌으로 검색하시면 요술왕자가 2007년도에 쓴 게시물이 있는데 거기 포인트 되어 있는 식당이 현지인이나 여행자에게나 인기입니다. 그리고 나렛담리 길(해안선을 따라 나란히 있는 골목)을 따라 북쪽으로 쭈욱 올라가다 보면 해산물 식당이 꽤나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 형상이라 멋있는 낙조는 못 보겠지만요... 여기 해산물 식당은 조망권이 있는지라 야시장의 해산물 식당보다는 가격이 더 비싸게 형성되어져 있더라구요.
다 아시다시피 저녁에 열리는 야시장에서는 자금자금한 먹거리를 비롯해 대형 규모의 해산물 식당이 거의 예닐곱 개 정도가 성업중이구요. 각종 해산물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적정가를 유지하고 있네요. 일명 랍스터라 불리는 ‘닭새우’가 1kg에 1,300밧, 킹프론(진짜 큰 새우더라구요)가 1kg에 800밧, 그보다 조금 작은 바나나 새우는 1kg에 600밧 정도 그리고 농어류 같은 생선은 220~250밧 내외 뭐 이래요. 여기 있는 식당들은 거의 백인 중장년층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서 바삐 나이프와 포크질을 합니다. 그리고 펫까쎔 거리에서 소피텔을 지나 해변으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있는 담넌까쎔 길에는 버거킹, 맥도날드, 서브웨이 뭐 이런 종류의 프렌차이즈 패스트푸드점도 많아요.
야시장 입구의 식당
야시장의 로띠
닭새우 바비큐
거리의 칵테일 바
도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숙소가 외진 곳에 있지 않은 이상 웬만한 곳은 다 걸어서 다닐 수가 있습니다. 하긴 후아힌 도시 안에는 볼게 그다지 없지만요. 하지만 근래 들어 야시장 뿐만 아니라 굉장히 특색 있는 ‘시장’이 두 군데가 더 생겼어요.
야시장 기준으로 북쪽으로 한 3키로 정도 올라가면 ‘플런완Plearn Wan’이란 시장과, 남쪽(카오 따끼얍 방면)으로 한 5km 정도 내려가면 하얏트 들어가는 입구 부근에 ‘시카다Cicada’라는 시장이 있는데요. 두 곳 다 일종의 계획 시장입니다.
‘플런완’은 옛 거리처럼 조성해 놓은 복층 구조의 시장+숙박을 겸하는 복합적인 곳인데요, 여기가 어떤 느낌이냐하면... 왜 일본에 가보면 예스러운 분위기 멀멀 풍기면서 30~40년전 복고풍으로 꾸며놓은 아케이드 상가 많이들 있잖아요. 그런 느낌입니다. 테마 공원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파는 물품은 일반적으로 야시장에서 볼 수 있는 간단한 옷가지나 수공예품, 그리고 먹을거리 같은 것이에요. 사진 찍기 엄청 좋아서 태국 현지인들이 카메라 엄청 눌러대는군요. 윗층은 숙소로 되어있는데 예쁘고도 예스럽게 꾸며 놓고 방값은 비싸게 받습니다. 2000밧이 넘어요. 매일매일 무료로 엽니다.
‘시카다’는 예술적인 감각을 살려 아주 로맨틱한 무드로 조성해 놓은 곳인데 파는 물품도 그림, 초상화, 수공예품 등이 있고 시설들을 꽤나 이쁘게 지어놨어요. 일요일 날 갔더니 제대로 된 6인 재즈 밴드와 함께 여가수의 수준급 노래까지 라이브로 감상 할 수 있었답니다. 여기 푸드 코트가 있는데 아무래도 좀 많이 비싼 느낌입니다. 그런데 예상치도 않게 한국 음식 섹션이 있네요. 와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마주친 한국 갈비세트와(약 160밧 정도) 김치라서 반가웠는데 아무쪼록 번성 하셨음 좋겠네요. 직접 먹어보진 않았습니다.
# 주의 - 여기는 주말에만 하는 곳이라니까, 평일에 가심 아무것도 아니에요. 물론 여기도 입장료는 없습니다.
이 두 시장의 분위기는 꽤나 서정적이어서 마음이 정말 말랑말랑해졌어요. 플런완은 낮에 가서 그 감흥이 좀 덜했는데 저녁에 가면 정말 예쁠 듯...
가는 방법은 거리 썽태우를 타고 가면 10밧입니다. 편하게 가시거나 여러명이라면 거리 곳곳에 TAXI 팻말을 붙여 놓고 있는 곳에서 흥정해 가면 100~120밧 정도 합니다.
썽태우 타는 곳은 다음 지도를 참고하세요.
그리고 마켓 플레이스라고 야시장에서 남쪽으로 거의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대형 쇼핑몰이 있는데요, 이 건물이 밖에서 봤을 때는 그냥 그래 보이던데 안에 들어 가 보니까 길쭉한 형태의 건물이라 내부가 상당히 넓어요. 느낌이 마치 뭐랄까 푸껫 빠똥 해변에 있는 정실론 같은 느낌입니다. 게다가 테스코 로터스도 같이 있어서 저렴하게 다양한 물품 구입 가능합니다. 쇼핑 환경도 쾌적하구요. 이곳에 장기로 체류하는 듯 해 보이는 서양인들이 아주 그냥 먹거리 쇼핑을 잔뜩 해가더라구요.
플런완
시카다 주말시장
시카다 주말시장
태국의 대부분 도시들에서 홍등을 볼 수 있는바 여기도 예외는 아니지만, 그 강도가 꽤나 약합니다. 서양 늙은 남자+태국 여자 조합이 별로 안보이고 그냥 서양 노부부 비율이 꽤 많아요. 그리고 주말이면 방콕에서 놀러온 듯 해 보이는 태국 젊은이들이랑 돈 좀 있어 보이는 가족 여행자들도 많아서 환경은 건전한(?) 편입니다.
평소에도 바다에는 잘 안 들어가고 모래사장에서 몸 굽기가 특기인 서양인들에게는 이 길고 긴 해변이 꽤나 장점인 듯... 근데 해변에 큰 리조트 들이 뻗치고 있어서 출입구가 한정되어 있는 게 좀 불편하네요.
혹시나 장기체류 하면서 몸 만들고 싶다 하시면 해변에서 조깅 좀 해보세요. 간간히 그런 분들 몇 보이시던데 해변이 일자로 엄청나게 길어서 한 달 정도 하고나면 지방이 아주 쏙 빠질 듯... 그리고 해변 따라 달리는 거니까 매연도 없잖아요. 아~ 근데 물이 많이 들어올 때는 해변 군데군데 좀 끊기더라구요.
그리고 여기 골프장이 꽤나 많네요. 전 골프는 전혀 몰라서... 그린피가 무슨 개념인지도 잘 모르긴 하는데, 하여튼 이렇게 후아힌 분위기 자체가 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에게 좀 더 적합한 분위기입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몇 년 전에 왔을 때 보다는 좀 더 괜찮은 느낌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후아힌이 젊은 여행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느꼈던 바와 같이 여행 물가 비싸고, 해안선이 무진장 길긴 해도 정작 물은 맑지 아니한 그저 그런 해변일 뿐이라고 생각될 여지가 많아요. 뭘 해보려고 해도 투어 자체가 비싸기도 하구요. 이곳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노년 백인 부부 여행자들의 구성이 곧 이곳의 성격을 대변해주기도 하는바, 역시 기운 뻗치고 다리에 근육 빠지기 전에는 머나먼 남부로 향하는 게 좋긴 하죠.
후어힌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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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다 주말시장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travelpic2&wr_id=32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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