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문단속 주의하세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주의하시라고 올려 봅니다. 아까까지 치앙라이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있었는데요, 제 옆방 독일 아가씨가 가방을 통째로 도둑맞았습니다. 흔한 일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어이없는 게 이 아가씨가 밤에 잠을 자고 있을 때, 문을 잠그고 잤는데, 도둑이 문을 따고 들어와서 가방을 그냥 들고 가버렸다는 겁니다. 대범한 도둑이죠? 사람이 안에 있는데.
새벽 세 시쯤에 어떤 여자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서 깼는데요, 잠결이라 영어인지 태국어인지 구분도 안되고, 그렇게 계속 소리지르는데도 아무도 나와보지 않길래 저는 웬 미친 여자가 게스트하우스 정원에 들어와서 난동을 부린다고 생각하고 (약간 벌벌 떨면서) 잤거든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 여자는 제 바로 옆방 싱글룸에 묵던 여자분이었구요, 자다가 문 소리가 들려서 일어나 보니까 자기 방에 있던 큰 배낭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놀라서 뛰어나왔을 때에는 이미 늦었고, 그 밤에 지르던 소리가 지금 생각해 보니 "띠프"였는데, 전 그걸 도둑이야-_-;하고 연관을 시키지 못해서 그냥 흘렸거든요.
게스트하우스는 유명한 곳이지만 사람이 별로 없었고, 건물 하나를 쓰는 게 아니라 정원이 있고 방갈로처럼 방이 독립되어 있는 개방된 구조라서 도둑이 쉽게 들어왔나 봅니다. 그리고 문이 너무 부실했어요. 그냥 안에서 문버튼 하나 누르면 잠기는 구조라서, 핀으로 충분히 따고 조용히 들어올 수 있었겠더라구요. 안에서 잠그는 걸쇠같은 거라도 있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섬뜩한 건 안에 사람이, 그것도 여자가 있는데 들어왔다는 겁니다. 물건 잃어버린 건 안타깝지만 사람은 안다쳤으니 다행이라 해야겠지만, 더 심한 상황이 충분히 있을 수 있었다는 거, 그러니까 여성 여행자분들, 그리고 혼자 다니시는 분들 정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1.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할 때에는 방의 보안 문제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겠습니다. 아니면 안에서 잠글 수 있는 장치를 강구하거나.
2. 잠 잘때도 복대나 휴대 가방을 차고 자야겠습니다. 이 아가씨는 다행이 여권과 돈, 항공권을 휴대 가방에 넣고 그걸 매가 잔 덕분에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제 옆방이었다는 사실이 섬뜩하네요. 저도 충분히 당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거.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