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만난 사기꾼 세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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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만난 사기꾼 세 팀

조준현 0 6383
하도 태사랑에서 여러번 이야기 나와 이게 과연 여행정보가 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여행얘기로 들어 주세요.
1. 태사란이나 헬로 태국에서 보석 사기꾼 이야기를 읽으면서 설마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1월 13일 방콕에 도착해서 호텔에 짐 풀고 시내 구경 갈려고 나오자 말자 웬 아저씨가 아는 척... 그 다음 이야기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게시판에 있는 그대로입니다. 나 호텔 직원이다. 아까 호텔에서 너 봤다... 그래서 따돌리려고 길가에 야채장사 리어카 앞에 발을 멈추고 우리는 야채 구경 해야겠다 굳바이 했더니 몇 걸음 가는 척하다가 다시 돌아와 좋은 데 있다. 내가 적어 줄 테니 뚝뚝 타고 20밧이면 간다. 구경 잘해라... 그래서 알았다 하고 그냥 가는데, 우연인 것처럼 옆에 와 서는 뚝둑이. 그냥 모른 척하고 갔습니다. 이미 보석사기 정보를 듣고 간데다, 어차피 모르는 사람 따라 갈 마음은 없었지만, 그 아저씨 참 자연스럽더군요, 영어도 잘하고.
2. 다음날 아침 왓 포를 구경하고 왓 프라캐우로 가는데, 옆에 와 서는 뚝뚝이. 뭐라뭐라 하는데, 홀리데이 어쩌고 하는 걸 봐서는 오늘은 일요일이라 왕궁을 공개 안한다 뭐 그런 이야기더군요. 이것도 태사랑 게시판에 있는 이야기랑 너무 똑같더군요. 웃으면서 그냥 지나갔지요. 아니, 거짓말도 좀 멀리서 해야지, 왕궁 정문 앞에서 그러면 어쩝니까?
3. 같은 날 오후 푸카오팅에서 로하 프라삿 보려고 걸어가는데, 하루 종일 걸어다녀서 너무 피곤해 길가에 좀 앉았더니, 웬 젊은 놈이 엑스포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지나갑니다. 이젠 대꾸하기도 귀찮아 그 놈 뒤를 보니 역시 한 패인 듯한 놈이 따라옵니다. 한 놈은 미끼를 던지고, 뒤엣놈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길을 묻게 만들고 그러면 보석가게로 데려가겠다 뭐 이런 작전인 듯. 우리가 아예 대꾸를 안 하자 앞에 지나갔던 놈이 멋적은 듯 웃으면서 다시 돌아오더군요. 에잉...
하여간 사기꾼 조심하세요. 귀국한 지 10일도 안 지났는데, 또 가고 싶네요.
참 그리고, 수상시장에서 기념품을 절반 값에 깎아 샀는데(속으로 너무 잘 깎았다고 흐뭇), 나라야 판이 더 싸데요. 기념품은 나라야 판에서.
나라야에서도 살 만큼 샀다고 생각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마누라는 이것저것 더 샀어야 했다고 후회하네요...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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