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힐링 파라다이스 - 반끄룻 해변 마을 [1]
일단... 사람마다 각자의 파라다이스는 다 다르리라 생각이 되요. 어떤 장소나 어떤 사람이 좋게 느껴지거나 또는 그렇지 않거나 하는 경계선은, 전적으로 나의 성향과 그것의 조화 또는 합, 소위 싱크로율에 따라서 달라질텐데요, 저 같은 경우는 대도시가 주는 여러가지 장점이 거의 작용을 하지 못하는 캐릭터에요.
여행자 입장에서 대도시에서 만끽할 수 있는 장점들이란... 흠... 뭐가 있을까요... 머리를 긁적이니 일단 떠오르는 건...
멋들어진 야경과 스카이라운지, 패션과 문화, 현지의 빠른 유행, 여유 묻어나는 애프터눈티, 다양한 가격대를 자랑하며 온갖 감각을 충족시켜주는 쇼핑~ 쇼핑~ 그리고 수 십 년의 전통이 어려 있거나 아니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새롭게 떠오르는 식당까지 가세해... 혀를 만족시켜주는 세련된 식도락의 세계, 아니면 맘을 흔들어놓는 반짝반짝한 나이트라이프?
그리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의 경우 도시에서는 좀 덜 외로울 수도 있겠네요. 남자라면 모를까 홀로 여행하는 여성이거나 또는 여성 2명이라면 아무래도 대도시 위주의 여행이 안전할거 같기도... 아무래도 도시의 밤은 밝으니까요. 대충 생각나는 건 이정도인데요.
특히 수도의 경우에는 경제, 교육, 행정의 중심이겠지만 그거야 뭐 우리 같은 여행자들에게는 아무 상관도 없는 특성이니까 무효~!
그런데 저는 저러한 부분에는 상당히 관심이 없고 무딘 편이라 대도시가 주는 부잡스러움만 크게 느낄 뿐이에요. 그래서 방콕은 늘 도망쳐나가는 도시인 듯...
그렇다고해서 허허벌판에서 텐트 생활을 하거나, 야생에서 오롯이 자연친화적이 되는 건 또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이젠 체력도 약하고 지나치게 고립감을 주는 곳에(육지에서 많이 먼 외딴섬이나 고립된 고지대...) 있으면 왠지 불안감이 증폭 되어서요. 어느 정도 시설이 있어야 됩니다.
이런 성향에는 이곳 반끄룻이 천국이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전혀 아닐 여지가 많아요. 저는 북부에서 도이 매쌀롱도 약간 좋아하고 남부에선 끄라비도 좋아하지만... 거기 다녀오셔서 고독과 지루함, 고립감을 느끼신 분들도 많이 봤거든요.
사설이 진짜 쓸모없이 길었는데...-_-;;
일단 쁘라쭈압키리칸 주의 위치를 파악하셨나요? 이 주의 맨 북단에 후아힌이 있고 맨 남단이 방싸판인데 방싸판 바로 위에 이 반끄룻이 있어요. 우리는 후아힌에서 출발하는 3등 완행 선풍기 열차를 타고 3시간 조금 못되게 달려서 이 마을에 도착했는데요. 방콕에서라면...
남부터미널에 가셔서 방싸판, 춤폰, 랑쑤언 등으로 가는 버스표를 파는 곳에서 이 반끄룻행 버스를 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반끄룻 해변에 접근하기에는 기차역에서 내리는 게 훨씬 가깝고 좋은데(해변에서 불과 1.5km), 태국의 기차는 연착으로 악명이 높아서 말이지요. 기차역에서 원하는 숙소까지 데려다주는데 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꽤나 떨어진 곳도 오토바이 택시(롯랍짱)로 1인당 40밧 정도입니다. 아주 저렴하진 않지만 대강 합당한 가격입지요.
만약 버스로 이곳을 들고 나신다면 해변까지 오는 비용이 좀 더 비싸집니다. 여행기 게시판에 보니 오토바이 택시로 도로에서 해변까지(거의 10km의 거리) 100밧 부르는거 80밧에 오셨다는데, 굉장히 흥정을 잘하신 가격인 듯해요. 저희가 버스타러 숙소에서 큰 도로로 나갈 때 두 명 200밧이였거든요. 주인 아줌마 왈 원래 1인당 120밧인데 깎아서 이 정도라고 하시던데 10km라는 거리로 봤을 때 수긍 가는 가격입니다.
해변에서 1km 남짓 떨어진 반끄룻 기차역
주요 운송수단인 롯랍짱
버스가 다니는 큰길은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주요 운송수단인 롯랍짱
버스가 다니는 큰길은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http://www.tharnvara.com/contact.htm
저 주소를 클릭해보세요. 우리가 묵은 숙소의 약도인데요, 4번 국도가 방콕에서 남부로 향하는 주 도로이고 그리고 철길, 해변으로 이어져있어요. 이곳 위치를 대강이나마 파악 할 수 있는 개념도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는 방법은 펀낙뺀바우님의 글에도 자세히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현지인 여행자들은 자가운전이군요.
이쪽 태국만의 해변들이 다들 그러하듯 이곳 역시 모래사장이 굉장히 길게 뻗어 있습니다. 차암과 후아힌처럼요. 육안으로도 거의 4~5km정도 되어보여요. 그런데 차암이나 후아힌에서 보았던 바닷물빛과는 달리... 이곳의 물빛은 육지 해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편이였습니다. 들어가기에 꺼려지는 차암, 후아힌과는 다르게 기꺼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을만합니다. 근데 잔잔한 날에는 물색이 꽤나 좋은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모래 알갱이들이 휘몰아쳐서 좀 그렇긴하네요. 파도도 좀 세구요...
반끄룻의 긴 해변은 전체가 상당히 정갈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느낌을 주는 해변이 태국에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여느 유명 해변 휴양지 마냥 형형색색의 파라솔이나 간이 테이블로 빽빽이 꽂혀있지도 않고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볼썽사나운 쓰레기도 거의 없는걸요.
하긴 파라솔 세워봤자 뭐 그거 빌릴 만큼 여행자가 오는 것도 아니니까 꽂을 이유도 없겠군요.
자기네 숙소 앞 모래사장은 자기네가 청소하는... 태국치고는 꽤나 정돈된 무드가 듬뿍 고인곳이에요. 뭔가 늘 손을 보고 가꾼다는 느낌이에요. 좀 더 번화한 북쪽보다 한갓진 남쪽해변에 이런 무드가 더 진한 듯 싶습니다.
모래사장의 길 가 쪽으로는 파란 잔디도 드문드문 깔려있고. 키 큰 ‘카주아리나 소나무’와 야자수가 정말 조화롭게 서 있습니다.
아름다운 해변 옆에 좁은 폭의 도로가 있고 바로 맞닿은 곳에 숙소가 있어, 숙소에 따라, 방의 위치에 따라서는 방안에서 바다 전경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있던 방이 그랬어요. 정말 아름답네요.
그리고 태국 여느 곳에서나 눈에 잘 보이는 핑크 비즈니스 업소가 적어도 제 눈엔 안보였어요. 이점이 좋은 분도 있겠고 따분하다고 느끼는 분도 있겠지요.
이렇다보니 여기 찾아오는 여행자들도 나긋나긋하고 차분하고 좀 그런 성향입니다. 밤새 나이트라이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시장 다녀오고 기나긴 해변길 따라 조깅하거나 자전거타고 다니는 그런 캐릭터들이요.
마을 자체가 이러니 공기도 좋아서 폐가 정화되는 느낌인데 바로 바닷가에 직면한지라 공기중에 습도는 좀 높은 편이더라구요.
카주아리나 나무가 촘촘히 심어진 해변길
바다가 보이는 숙소 방
반끄룻 해변은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
야자 산지라 태국 어느 곳보다도 싱싱하고 단맛의 야자쥬스를 먹을 수 있다. 1개 15밧
왼쪽은 그냥 야자, 오른쪽은 한번 태워서 껍질을 벗긴 마프라오 파오. 더 고소하다.
아침 해맞이
바다가 보이는 숙소 방
반끄룻 해변은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
야자 산지라 태국 어느 곳보다도 싱싱하고 단맛의 야자쥬스를 먹을 수 있다. 1개 15밧
왼쪽은 그냥 야자, 오른쪽은 한번 태워서 껍질을 벗긴 마프라오 파오. 더 고소하다.
아침 해맞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