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켓]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플라잉하누만
플라잉 하누만, 글자 그대로 직역하자면 날아다니는 인도 원숭이신?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류의 액티비티를 전혀 하지 않아서 국내에도 이런 시설이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혹시 이거 체험해보신분 계신가요?
정식명칭은 Zip Line이라고 하나요? 간단하게 말해서 울창한 숲의 거목에다가 고공스테이션을 설치합니다. 그리고 그 스테이션 사이를 쇠밧줄로 연결 한 후, 그 쇠밧줄에 도르래를 버클로 걸고 줄에 의지해서 휭~ 이동하는 놀이기구에요. 뭔가 전문적으로 말하고 싶은데 그런 명칭을 알지를 못하니...-_-;;
하여튼 높은 곳에 둥둥 매달려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거에요.
플라잉 하누만 홈페이지 http://www.flyinghanuman.com/
이러한 투어가 치앙마이에서는 꽤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푸껫에서 문을 연지는 그다지 오래된 것 같지가 않습니다. 이곳의 위치는 빠똥해변과 푸껫타운의 중간즈음이에요. 까투 사거리에서 푸껫 타운 반대 편으로 쭉 들어가면 산 기슭에 있습니다.
근데 직접 찾아 가실 분들은 안 계시고 다들 제공되는 픽업차량을 이용할 테니 위치는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긴하군요.
하여튼 30개가 조금 안 되는 구간을 로프에 의지해서 훅훅~ 이동하는 건데요, 거리감도 조금씩 다르고 중간중간 줄 타고 수직하강해야하는 구간도 나오고 캐노피 워크웨이라고 널빤지 다리를 꿀렁거리며 지나야하는 구간도 나오고 그래요.
그리고 프리젠테이션때 가이드가 주의점을 설명해주는대, 이동시에 손으로 로프만 잡아야지, 나무들 사이에 연결된 레일에다가 손 갖다대버리면 손가락이랑 빠이빠이~ 하니까 절대 그 부분 잡으면 안 된다고 알려줍니다.
안전 장비들
가이드가 가리키는 저 쇠로된 도르래 부분을 잡아야 한다
설치된 플랫폼을 전부다 체험하느냐? 또는 일부만 하느냐에 따라서 가격대가 달라지는데 풀패키지의 경우 2,500밧정도 하니까 가격면에서 만만한 투어는 아닙니다. 아침에 숙소에서 출발해서 조금 대기한 후에 이 체험을 하고 나와서 차려놓은 점심 먹고 티셔츠 한 장 받은후 숙소로 돌아오는게 풀 패키지의 일정입니다. 가장 저렴한 가격대인 일정은 1,200밧정도인데요. 일종의 맛보기랄까요.
하여튼 그때 받은 플라잉 하누만 티셔츠 요왕은 아주 잘입고 다닙니다. ^^
일단 이곳에 도착하면 간단한 프리젠테이션 후에 각장 몸에 맞는 안전조끼와 헬멧을 쓰고 첫번째 스테이션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계속 전진 또 전진이에요.
그런데 이 투어의 경우 어느 정도 자기자신을 가늠해보고, 할 수 있겠다 싶으면 하셔야되요. 저는 굉장히 겁이 많은 사람인데다가 고소공포증도 약간 있구요 무서운 거 진짜 못하는 스타일인데도 불구하고 이게 돈이 얼마짜리냐? 하는 생각하니까 진짜 이 꽉 깨물고 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말도 못하게 무서웠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즐기는 마음도 조금씩 생기게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목덜미가 후덜덜해지고 등골에 있는 신경이 바짝 서는 느낌이에요.
대담한 분들이라면 이 정도는 아닐테죠. 하여튼 이 부분은 개인성향에 따라 그 감이 많이 다릅니다.
우리팀 중에서 저랑 요왕만 제외하고는 전부 키 크고 몸 좋은 백인인지라, 제가 제일 약하고 둔해보여서 저만 완주하면 이 팀에서 낙오자는 없겠다고 생각하고 꿋꿋이 했는데요.
웬걸~ 건강해 보이는 젊은 러시아 아가씨는 두번째 스테이지에서 패닉이 왔는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결국 포기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달래고 가이드가 ‘여기서 포기해도 환불 안된다’고 설득해도 그냥 주저앉아서 울기만 하더라구요. 모든 팀원이 전부 커플인 상황에서 남자친구 혼자 남아서 좀 쓸쓸해보이더라는...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러시아 아주머니도 잘 하던데... 이건 패닉이 오면 어쩔 수 없나봐요.
첫번째 스테이션을 향해...
나무 중간에 설치된 스테이션
출발할때 무섭다
도르래에 매달려 건너편 나무로 빠르게 이동한다
로프에 몸을 의지하고 출발점에서 다리를 뗄 때마다 다 짜릿하긴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백미는 거의 400미터가 넘는 구간을 한큐에 이동하는겁니다. 도착지점이 아주 까마득하게 보여요. 비명도 가장 크고 길게 나오는 구간이에요. 출발하는 순간 그냥 느낌이 확 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이 구간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멍청한 경우를 당하게 되는데...
이전의 짧은 구간과는 달리 이 장거리구간은 사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눈을 꼭 감았거든요. 도저히 눈뜰 자신감이 없어서요.
그래서 도착지점에 다가온 것도 인지를 못하고 손을 뻗어서 가이드품에 안착해야되는것도 망각하고 그저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정신줄을 놓고 멍하니 소리만 지르고 있었더니만...
도착지점 바로 직전에서 운동에너지가 부족했는지 제대로 도착을 못하고 다시금 뒤로 후퇴를 해버린거에요. 눈을 감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는 다 왔겠구나 싶었는데 돌연 일시정지되더니 다시 뒤로 가버리는 이 상황이 이해가 되실려나요. 반동을 타고는 다시금 레일 중간으로 쥘쥘쥘쥘 밀려가버리는데 이때 진짜 패닉옵니다. 반동의 힘이 약하니까 출발지점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냥 중간에 딱 걸려서 대롱대롱~
겨울철 장대에 매달아놓은 코다리 신세가 되가지고 로프 중간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나 꽥꽥 지르고 있으니 저 멀리서 가이드가 영차영차 줄을 타고와서는 저를 잡아채서 영차영차 끌고가 줬어요.
저 약간 고문관이었나봐요.
요왕이 제 뒷번호였는데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엄청 안스러웠다고 하더라구요.
아드레날린과 비명이 솟는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팀원들끼리 또는 커플들끼리 기념사진 한 장씩 찍고 차려놓은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는 걸로 투어는 끝이 납니다.
저는 재미있긴 했습니다. 어디서 이런 짜릿한 경험을 해보겠어요.
하지만 시간에 비해 좀 고가의 가격대인데다가, 이 투어의 특성상 아무한테나 권하기는 좀 그렇구요, 이런류의 투어가 푸껫에도 생겨서 뭔가 짜릿한 걸 원하는 사람들은 해볼만한게 늘어나서 좋겠구나 싶긴했어요.
출렁다리도 건너고...
날으는 양탄자~
수직 강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