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로드에서 생겼던 일들.
여행 초반에 일어난 일이라 위치가 어딘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카오산로드 끝쪽에 위치한 팟타이 노점이었어요.
보통 팟타이는 30~50밧정도 합니다.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요.
치킨 팟타이 달라고하고 기다렸더니 핫치킨?이라고 묻더군요.
매운거 좋아하는 저는 예스라고 했죠
팟타이 다 만들어져서 40밧을 드리고 접시를 받으려는데
갑자기 노 하더니 140밧이라는 거에요
⊙_⊙읭?
잘못들었나싶어 다시 가격을 물으니 100밧 더내랍니다.
이때 저는 이 노점에는 가격을 써놓은 간판도 없다는걸 알았죠
하하ㅋㅋㅋ
항의를 했지만 핫치킨 팟타이는 더비싸답니다.
비싸봤자 어딜가든 팟타이가 백밧을 넘는건 처음봤네요 그것도 노점에서
너 미쳤냐고하고 한국말로 욕도 해봤지만 소용없어요.
내돈 돌려달라고 하니 이미 음식만들었다네요
음식 가져가려하니 뺏더군요. 사람들은 구경하고 여자는 신경도 안씁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싫은건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베트남에서 자기숙소 안묵는다고 퍽큐란 말을 듣고도 할 수 있는건 나도 같이 말하는것뿐이었듯이.
경찰에 신고? 제가 먼저 가격안물었으니 그건 제 잘못이었고 경찰에 말한다는건 순간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이후로 항상 뭘하든 가격부터 묻습니다. 한국인 정서상 정없어 보인다는 생각에 여행초반엔 약간 망설였지만 어디서 무얼하든 가격부터 묻고 추가요금 없는지 체크합니다. 숙소에서두요. 무튼 사십밧 삥뜯겼어요.
택시아저씨가 도로막힌다며 여기서 내리라고 소리 지를 때 백밧주고 같이 소리지르며 싸우며 내렸던 기억도 있어요.
그리고 맥도날드에서 외국인 특유?라고 해야하나 말걸고 싶은 사람과 눈이 마주칠때까지 계속 두리번거리며 상대를 쳐다보는 눈빛이 있어요.
맥도날드에서 태국에서만 판다는 콘파이 먹으러 갔어요.
외국인 아저씨였는데 역시나 눈빛이 느껴졌고 눈이 마주치자 인사하고
형식적인 얘기하다 본인이 네팔에서 연구원으로 있답니다.
제가 네팔 갈 생각이라 그 사람이 같이 얘기하며 먹자길래 오케이했죠
결혼했고 자녀있다길래 안심했죠. 저도 남자친구 있다고하고
네팔에 관한 이야기 나누다가
다 먹어갈 때쯤 자기호텔에 수영장이 있는데 같이 가잡니다
이때 정말 확깨더군요.
친절한 외국인 아저씬줄 알았는데 결혼까지 한 사람도 외국에 나와 이러나 싶더군요.
됐다고하니 자기 호텔룸에서 맥주한잔 하잡니다. 싫다고했죠
여자 혼자 여행하다보면 현지 혹은 외국인 남성이 말을걸고 친절을 베풀거나 같이 술한잔 하자는 투로 얘기하는데
명심하세요. 한국에서 이상한 일은 여행지에서도 이상한 겁니다.
그 이후로도 카오산 걷다가 외국인이 반갑다며 뜬금없이 인사하고
저녁에 같이 놀자 그러더군요.
내가 그렇게 만만해보이나 싶어서 속상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에 말을 들어보면 그냥 흔히 발생하는 일이더군요.
라오스 쏙쑴본 숙소에서 왠 아저씨가 술먹고 제 방에서 빤쓰차림으로 자고 있었던걸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끼칩니다.
제가 새벽까지 같이 동행했던 남매와 이야기 하지 않았다면 그밤 무슨 일이 생겼을지 아직도 아찔합니다. 그리고 이런일이 발생해도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가 해줄 수 있는거라곤 인증사진 찍기뿐이더군요.
제가 이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냐고 울면서 말하니 여긴 라오스야...라고 하시더군요.
나오시면 외국입니다.
그 사건 이후로 술, 국적불문 외국인 남성 항상 경계합니다.
여성분들 특히 혼자 오시면 저보다 더한 일들도 많이 겪으실 수 있어요.
저는 항시경계를 하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에요 솔직히. 그렇게 경계하면 여행와서 볼 수 있는걸 못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조심해서 나쁠건 없더군요. 항상 조심과 자유사이를 지키려고 합니다.
너무 겁먹지도 마시구요 너무 고삐풀린 말이 되지도 마시구요.
이것보다 얘기가 많지만 더 적기엔 무리네요
그리고 또 하나 저는 동양인 여자 그리고 혼자., 죽지않을만큼 구사하는 영어.
동남아 지역에서는 본인들도 아시아인이면서 아시아인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친절한 분들 참 많으시지만 다니다보면 저같은 조건인 경우 본인이 발벗고 나서지 않으면 불이익 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여행계획 철저하고 좋은 곳에서 자고 좋은 것들만 먹으며 여행할 여유가 없으시다면 더욱더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주눅들지 마시고 더 꿋꿋해지시길.
혼자 여행하는 여성분들에게 꼭드리고싶은 말이었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