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전통음악(?) 이야기(1) - 삐팟/크렁싸이/마호리/모람
작년 12월에는 차를 빌려 방콕과 가깝다는 이유로 그동안 미뤄두었던 중부지역들(나컨빠톰, 수판부리, 앙통, 씽부리, 차이낫, 우타이타니, 나컨싸완)을 한꺼번에 돌아보고 왔습니다.
그전까지는 룩퉁 음악에 대해서 막연히 이싼 지역에서 시작된 음악이겠거나 했었는데, 지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중부 지방인 수판부리가 룩퉁의 본고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이런 저런 사정 상 지난 여행 전체를 정리하는 글을 올리기는 여의치가 않아 룩퉁의 여왕 '폼 푸웡 두엉짠'의 박물관이 있는 수판부리의 왓 탑 끄라단(Wat Thap Kradan)에 다녀 온 이야기라도 간단히 올리려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정리하기 시작한 글이었는데, 갑자기 룩퉁이나 그에 영향을 미친 그 이전의 태국 전통음악에 대한 글도 같이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위키피디아 등에서 찾은 자료를 유튜브에서 찾은 영상과 함께 먼저 올립니다. 이하의 글에서는 편의상 문체를 좀더 쓰기 편하게 바꾸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태국의 전통음악은 삐팟, 크렁싸이, 마호리의 3종류인데, 각각 악단을 구성하는 전통악기의 유형이 조금씩 다르다. 여기에 이싼 지역 및 라오스의 전통음악인 모람까지 더하면 태국전통음악에는 크게는 4가지 유형이 있다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
[1] 삐팟(ปี่พาทย์, Piphat)
불교 의식이나 가면극, 그림자 인형극 등에 주로 사용되는 타악기 중심의 태국 전통 음악.
관광지를 돌아다니다가 종종 마주치는 전통음악 공연 중에 현악기는 안 보이고 앉아서 치는 커다란 나무 실로폰 처럼 생긴 라낫이나 여러 개의 작은 징들이 원형으로 둘러져 있는 컹웡야이가 보이면 삐팟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2] 크렁싸이(เครื่องสาย, Khrueang sai)
삐팟과 달리 중국 얼후의 영향을 받은 현악기 쏘(우리나라의 해금과 비슷), 태국식 찌터인 짜케와 종종 킴이라는 중국식 덜시머(우리나라 양금과 비슷한 악기)도 추가되는 현악기 중심의 태국 전통 음악. 중국 영향을 받은 공연문화인 인형극에 많이 사용된다고 함
[3] 마호리(มโหรี, Mahori)
크메르 및 태국 궁정 연회에서 많이 연주되던 전통 음악.
태생 자체가 삐팟과 크렁싸이의 혼합형이라 양 쪽에서 사용되는 악기들 중 일부가 같이 사용되는데 삐팟이나 크렁싸이에는 안 쓰이는 쏘 쌈 싸이(3줄 짜리 쏘)와 커다란 기타처럼 보이는 현악기인 끄라짜비가 있어서 이 악기의 사용여부로 구분하면 될 듯 함.
또한, 다른 두 음악과는 달리 악기 연주 외에 노래도 상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함.
[4] 모람(หมอลำ, Mor lam)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빠른 템포의 리드믹한 반주, 마치 이야기하는 듯한 가창, 펑크 필이 타는 타악기 소리가 특징적인 라오스 및 이싼 지역의 전통 음악.지역별로 서로 달라서 전체로보면 15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정통 모람의 경우는 대나무로 만들어 진 입으로 부는 오르간인 '캔'이라는 악기가 특징적으로 사용된다고 함.
이싼 지역 사람들이 태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모람은 룩퉁에 큰 영향을 주게 되는데 현대화된 모람은 룩퉁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 보임.룩퉁이라고 생각했던 곡 중에서 위와 같은 특징이 있고 사용되는 언어가 이싼 방언이라면 그 곡의 정체는 룩퉁이 아니고 모람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