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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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끄릇

다마추쿠리 7 3169
제가 떠나기 전날부터 바람이 꽤 세고 파도도 커져 아무도 바다에 들어가지 않았어요.
또 그 한적한 해변에 한국인 한 분이 들어가셨군요. 게다가 좋은 숙소도 확보하셨군요...
지금 방콕에서 치앙마이 준비하고 있지만 아~~다시 가고싶어 집니다.
정보 더 드릴께요.
 
해변에서 왼편 언덕 위에 큰 절이 보이지요. 왓 텅 싸이(?)
자전거로는 크게 멀지 않으니 꼭 가보시길 권합니다. 언덕은 자전거를 밀고 가야하고 막바지에는
땀 좀 흘릴만한 경사도이지만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오래되지 않은 절인데 화려하면서도 조용하고 위엄을 갖춘 곳입니다.
본당이 개방되어 있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앉아 있으면 꽃이든 향이든 올리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기지요. 실제로 가끔씩 오는 외국인들 거의가 그렇게 하고요. 제가 본 태국 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조금 놀라울 정도였어요.
 
반끄릇 아침시장은 역 앞에 매일 열리지요. 저녁시장은 요일에 따라 장소를 바꾸더군요.
세븐일레븐과 BB리조트 사이 길을 쭉 따라가면 제법 큰 사원이 하나 나옵니다. 그 앞에 목요 저녁시장이
열리는데 그리 크진 않지만 제법 북적입니다. 시장 앞 길을 오른편으로 돌면 해변으로 통하지요.
 
세븐일레븐에서 역을 향해 가는 도로 중간 쯤에 간판들이 쭉~ 늘어선 곳이 있지요.
간판들 맞은편으로 길이 하나 나 있고요. 그 길을 따라 가면 토요 저녁시장이 열려요.
여기는 반끄릇 뿐 아니라 인근 마을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제법 규모가 큰 장으로
노점도 많고 시골치고 인파도 엄청나  걷기가 힘들 정도랍니다.
국수는 25밧 정도 하고 다른 것들도 싸다는 느낌을 줍니다. 야채나 과일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두면 아주 좋을 겁니다. 구경하러 가 보세요...
 
세븐 일레븐 앞에 점심 때 서는 노점부부, 남편의 닭고기 숯불구이는 제 짝이 맛있어 했고
서글서글한 아내의 매운 솜땀이 제 입에는 맞았어요. 매일 점심 메뉴로 찰밥과 함께 테이크 아웃 했지요.
다해서 65밧, 솜땀 비빔국수도 굳,
 
저는 저녁 7시반 출발하는 핫야이행 2등슬리퍼로 3일 전 예매를 하고
일찌감치 한 시간 전에  역에 나갔는데 무슨 소린지 방콕에서 출발 자체가 캔슬되어 열차가 없어졌다는 겁니다.
그 바로 뒤의 오후2시 방콕출발 말레이 버터워스행 하고 두 편이 아예 운행을 안 한다는 것.
할 수 없이 21시 반의 오디너리가 슬리퍼를 달고 있다해서 그걸로 표를 바꿨는데
틀림없이 온다고 몇 번이나 확인한  기차가 밤 8시 쯤 되니 이번에는 네시간 연착이라는 겁니다요.
19시반 예정이 새벽 2시가 되어버려 꼼짝없이 우리는 인적없는 반끄릇역에서 7시간 반을 새웠어요.
어디 들어가 좀 쉴려고 해도 근처엔 숙소가 전혀 없고 해변까지 가야 되는 형편이라
사무실에 좀 있게 해달라고 한 번 부탁 해봤지만 안된다더군요.(사실 기대도 안했지만)
모기향을 두군데 피워놓고 컴에 넣어둔 음악을 틀어놓고 벤취에 드러누워 장기전 태세로 들어가니
역원 아저씨가 자전거 타고 퇴근??  근데 그게 아니라 좀 있다 얇은 덮을 것 둘과 베개 둘을 갖고 와서 주는 게 아닙니까.
너무 놀랍고 감사했지만 베개의 꼬장꼬장한 때가 보통 정도가 아니어서 도저히 사용은 못했어요.
하여간 반끄릇은 소박함이 살아있는 곳입니다.
 
7 Comments
Satprem 2014.01.22 18:18  
와!!!! 열차가 그렇게 캔슬이 되는 경우도 있군요.
그래도 저녁 10시 30분 출발의 ORD 169열차도 슬리퍼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네요.
저도 예전에 00시 53분 출발 예정의 열차가 약4시간을 연착하여 반 끄룻 역의 벤치에 누워서 잠을 잤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정말 반 끄룻 시장의 음식은 저렴하고 푸짐하죠.
불과 며칠 전까지 머물렀던 곳인데도, 벌써 소박하고 평화로운 그 곳의 정서가 그리워지네요.
다마추쿠리 2014.01.22 18:41  
아~ 드디어 님도 속세로 떠나셨군요.  처음이 아니신지 몰랐어요.
핫야이 거쳐 페낭에 닿는 순간  벌써 반 끄릇 해변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더라니까요,,ㅎㅎ
근데 Satprem님께서는 반 끄릇에서 남으로? 북으로?  방향만 갈켜 주세요~~조용한 바닷가를 버리고 다음에 가는 곳은 어디가 정답일까~ 생각하는 중이랍니다 ^^,
저는 치앙마이 열차표가 없어서 25일 걸로 구입 해놓고, 다 읽은 책 교환해 놓고.....
매일 아속네거리 시위대 사이로 왔다갔다 합니다. 
시위하는 사람은 몇명 안되고 노점천국이네요.
Satprem 2014.01.22 19:05  
정말 속세에 나오니까 처음에는 너무 혼란스럽고 바이크 소리도 무척 요란하게 들리더군요.ㅎㅎ
이번에는 먼저 낮 기차로 수라타니에 가서 비행기를 타고 일단 쿠알라룸푸르로 갔다가....
하지만 반 끄릇에서 나올 때는 푸란쭈압키리칸과 춤폰 사이을 운행하는 롯뚜도 곧잘 이용했습니다.
반 끄룻 마을에서 떨어진 큰 길에서 타고 내려야 하지만, 자주 운행하고, 큰 도시에서는 다음 행선지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니까요.
제가 자주 들리는 조용한 바다로는 꼬 수린을 먼저 손꼽을 수 있는데요.
제법 널리 알려진 곳이며, 텐트 숙박과 음식의 제한 등에 의해 무조건 추천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그리고 수마트라 반다 아체 근처에 자리한 쁠라우 웨의 이보히 비치 역시 비교적 조용하며 스노클링 환경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죠.
다마추쿠리 2014.01.22 18:51  
그러고 보니 00시 53분 차 타러 끄라비 간다는 독일인 커플 둘이가 한밤 12시 다 되어 나타났어요. 그이들은 첨엔 1시간 연착이라 들었지만 우리가 떠날 때 까지도 기차는 오지 않았고 한 사람은 잠들고 남은 이는 보초 서고 있었어요. 흠 예전의 Satprem님 이셨군요.
Satprem 2014.01.22 19:09  
00시 53분 열차로 뜨랑에 가서 다시 버스로 끄라비로 갈 수 있겠네요.
타이의 열차는 연착이 너무 심한 듯....ㅜㅜ
고구마 2014.01.23 16:53  
태국기차의 연착은 정말 예나지금이나 여전하네요. 개선이 잘 안되고 있으니 이쯤되면 문화? 로 봐야될지도 ^^ 고생 많으셨네요.

그 사원은 저희도 좀 인상깊었어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말이에요. 왠지 기독교회에서 자주보던것이어서 그랬던거 같습니다.  여행프로그램같은데서 보면 유럽 교회내부에 스테인드 글래스가 많이 되어있던데...제게는 불교사원과의 조화가 좀 인상깊었던듯...
다마추쿠리 2014.01.24 01:01  
말씀 듣고 보니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됩니다. 스텐드글래스 장식이 많아서 카톨릭교회의 색채가 가미되었던 탓인가 봅니다. 태국사원에서 "화려하다" 보다 "경건하다" 는 느낌을 더 크게 받은 게 처음이었어요. 참 사물을 꼼꼼하게 보면서도 큰 포인트를 잘 잡아내신다는 걸 여러번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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