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방콕의 아름답고 귀티나는 아난따싸마콤 궁전 (2017년10월1일부터 관람불가)
※ 2017년 10월 1일부터 일반 공개가 폐지되며 관람 할 수 없습니다.
먼먼 옛날~ 방콕의 왕궁 관람료가 불과 125밧 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아주 까마득하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그건 꽤 오래전의 이야기고요. 그 후 요금이 지속적으로 야금야금 올라서 현재는 그 가격이 무려 500밧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요금인상 추이를 보자면 앞으로 더 오를여지도 있긴한데요. 어차피 이 부분은 태국의 재량권이니까 뭐 외국인이 뭐라 할 부분은 아니긴하지요.
하지만 외국인에게만 이렇게 높게 부과되는 요금은 조금 섭섭은? 합니다.
아... 그런데 이렇게 요금이 오르는 와중에 한 가지 좋은 변화도 생겼는데요, 예전에는 왕궁표를 사면 위만멕 궁전표가 같이 딸려 나왔잖아요. 위만멕까지 살뜰하게 보는 분들도 있고, 시간도 촉박하고 왕궁은 하나로 족하다 하시면서 그 표는 버리는 분들도 있고 그랬어요.
하여튼 그랬었는데 지금 현재는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1+2가 됐네요.
바로 근래에 추가된 것이 아난타싸마콤 궁전입니다. 이 궁전은 내내 외부 공개가 불허되었다가 몇 년 전에야(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 -_-;; ) 외부에게 공개되었는데요. 이미 왕궁과 위만멕을 다 보신 여행자들이라면 이 아난타사마콤만 개별 관람 할 수도 있습니다. 입장권이 150밧인가 합니다. (위만멕궁전은 100밧)
위치는 위만멕이 있는 두씻궁 안에 있어서 카오산에서도 그다지 멀지않고, 또 모든 가이드북에 다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이 궁전 앞의 넓은 광장에는 말을 타고 있는 왕(라마5세)의 동상이 높게 세워져있어서 택시타고 카오산 쪽으로 왔다갔다하면서도 다들 보셨을 것 같기도해요.
저는 처음에 이곳이 오픈했다고 들었을 때도 그냥 심드렁했는데(방콕 자체에 무심한가봐요.)
요왕이 갔다오더니 정말 아름답다고 칭찬을 하길래 - 뭐가 그렇게나? - 하면서 의구심을 품고 가봤었는데 ...오~ 기대이상이더라구요. 기대가 좀 낮았나...? -_-;;
오픈시간은 10시부터이고 오픈하자마자 대형버스에서 내린 중국인 단체관광단들이 물밀듯 들어오긴 하지만, 단체관광단은 가이드의 인솔에 따라 일정 맞춰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느라 약간의 타이밍만 조정하면 나름 간격을 두고 호젓하게 다닐 수도 있습니다.
가방과 휴대폰 등의 소지품은 티켓 카운터의 락커에 무료로 보관하게 되어있습니다.
나시나 짧은 바지, 슬리퍼 등이 금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여자분들은 무조건 치마를 입어야 합니다. 긴바지도 안됩니다. 게다가 왕궁에서는 싸롱 같은 것을 빌려주지만 이곳에는 50밧을 주고 팝니다. 영 후져서 다른 곳에서는 입지도 못해요.
여자분들 이곳에 갈 때는 싸롱 한 장 가져가시던가 치마를 꼭 입고 가세요.
내부 사진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서 사진은 없는데요, 제가 그 수려한 자태?를 말로 잘 설명할 수도 없고... 하여튼 시간을 내서 꼭 가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밖에서 보기에는 근사한 서양식 석조건축물인데 내부로 들어가면 상당히 흥미로운 퓨전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뭐랄까... 궁내부의 벽화 같은 부분이 특히 그러한데요.
벽화의 전체적인 느낌과 화법은 서양의 르네상스풍인데 세부 인물묘사와 복식 그리고 행동은 완전 태국식으로요.
우리가 흔히보는 기독교계통의 성화 있잖아요. 그 성화에서 성현의 자리에는 태국국왕이, 기독교 신도들의 자리에는 태국인들과 스님들이 딱~ 자리잡고 있는 느낌?
좀 묘한 조화와 구도가 좀 생경스럽긴 한데 보면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현관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직원분들도 꽤나 친절하고, 한가지 좋았던 점은 한국어 안내기기를 1인당 1개씩 받을 수 있어요. 이 안내멘트 기계의 사용법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저 같은 기계사용무능력자도 직관적으로 쓸 수 있으니까요. 한국어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 그 감흥이 훨씬 구체적으로 오더라고요.
근데 계속 듣다보니까 대부분의 전시품 안내멘트 후반부는, 왕비를 중심으로 한 왕실칭찬으로 마무리되어서 기승전왕실찬양 뭐 이런 느낌이긴합니다. 하지만 뭐 태국의 상황에서 이러한 기승전결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상이긴하니까요.
왕비가 주축이되어 운영하는 왕실기관에서 불러 모은 이름 높은 장인들이 만들어낸 의전용 공예품 왕실 의전용 의자와 가마, 그리고 수예품과 각종 연회비품들이 그야말로 반짝반짝 부티와 귀티를 내면서 전시되어져 있어요. 그외 왕실의 보석과 귀금속 제품들도 상당히 잘 전시되어져 있어서 귀금속 보기를 돌같이하는 저 같은 캐릭터들도 동공이 저절로 확장됩니다. 귀금속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건 최영장군에 빙의한게 아니고, 워낙 금값이 올라서 자연히 관심을 거두다보니 이리 되었지 뭡니까.
그리고 수년전에 태국에서 왕위즉위 60주년 행사를 굉장히 성대하게 한 적이 있었어요.
흐릿한 기억이긴 하지만 그 당시에 기념주화도 발행하고 그랬던 것 같은데... 혹시 가지고 계신분들 있으신가요. 10밧짜리는 많이 풀려서 그냥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그랬는데 말예요... 요즘은 잘 안보이네요.
하여튼 각국의 왕과 왕비들이 많이 초대되어져서 한껏 차려입고 단체사진을 찍은 게 있는데, 왕실에 대한 마음이 깊은 곳에서는 그 단체사진을 벽에 떡하니 걸어놓기도 합니다. 아마 식당 같은 데서 가끔 본 여행자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언뜻보면 약간 팔순잔치 분위기 나면서 줄을 맞춰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이지요. 그 로얄패밀리들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 바로 이곳이라네요. ( http://goo.gl/ne3FdV )
하여튼 왕실에서는 꽤 소중한곳을 일반공개한 느낌인데, 여행자로서는 볼게 많아져서 좋긴합니다.
저는 유럽의 성과 박물관 문화를 체험해보지 못해서 이곳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상당히 거대하게 느껴졌었는데, 다른 문화권에서 그러한 체험을 많이 해보신 여행자라면 또 다를 수도 있으려나요.
어쨌든 현존하는 왕실의 보석과 공예품을 보는 건 참 좋긴하더군요.
여기 중국인 관광단에는 그 수가 못 미치지만 한국인 단체 관광단도 소규모로 오시더라고요. 가이드를 따라서 열심히 설명을 듣는데 가이드가 한국어를 하는 태국인들입니다.
그래서 말투가 꼭 에프엑스의 빅토리아 같아요. 나름 귀엽습니다.
수많은 왕실관련 프로젝트중에는 커피농장 사업도 있는데요, 그 브랜드가 바로 도이뚱 입니다. 그래서 그런가 이 궁의 뒷편에는 도이뚱 커피숍도 있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뭔가 커피숍외관이 콜러니얼 분위기도 나면서 고급스러워 보이던데 저희는 커피문화를 잘 몰라서 직접 마셔보진 못했어요.
커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어차피 커피숍 한번쯤 갈 거, 이곳에서 즐겨보면 뭔가 왕족이 된 듯한 느낌이 들면서 더 로맨틱한 느낌이 들것도 같습니다.
그냥 슥 둘러보면서 든 생각인데...
사실 여기 전시된 아이템들은 왕실이 가지고 있는 것 중의 일부중의 일부이지 않겠어요.
정말이지 왕실 패밀리들은 이렇게나 화려하고 예쁘고 반짝이는 것들을 맘껏 누리고 살다가
나중에 생이 다할 때 아깝고 원통해서 어떻게 눈을 감으시려나 모르겠어요.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속물적인 생각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