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놀래(Ban Nor lae)
13년 여행기는 귀차니즘에 아직까지 못올렸는데 문득 여행사진들을 정리하다 기억에 남는곳을 올립니다.
작년 여름엔 빠이와 매홍손, 반락타이도 다시한번 들러 구경하고 도이앙캉(Doi Angkhang)을 비롯
북부지방 몇군데를 둘러보았는데 도이앙캉 자체도 멋지지만 1340, 1249번 국도로 가는 여정과
중간중간 들렀던 여러 고산족 마을들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태국 북부 깊은 산속 작은 마을들까지 국민당 후손들이 꽤나 광범위하게 자리잡고 살아가는 모습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반놀래(Ban Nor lae)마을은 도이앙캉에서 북쪽으로 계속 들어가 버마국경에 위치한 작은 마을입니다.
주민들은 주로 파롱족으로 구성되어 있고 도이앙캉지역의 여러 농작물 로열프로젝트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가는법은 도이앙캉지역에서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출퇴근 봉고차를 타고
갈 수 있지만 아무래도 차나 오토바이를 직접 이용하는게 시간적으로 유리합니다.
(앙캉스테이션을 중심으로 반놀래마을을 비롯 여러 고산족 마을들이 산속 곳곳에 있으며
그 중 상당수 주민들이 앙캉스테이션 지역으로 출퇴근을 하며 농작물을 재배합니다)
국경마을이다보니 버마와 태국 국경수비대 사이트가 곳곳에 있구요 버마군 진지와 병사들의 모습까지
잘 볼수있습니다.
기지를 따라 참호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군인들이 24시간 경계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희한하게도 군부대라 그런지 별로 이질적인 느낌이 없습니다. 마을모습은 참 다른데..
38선과 같은 이중철책은 아니지만 대나무로 만든 경계벽과 철조망이 국경을 따라 끝없이 이어집니다.
가장 가까운 버마군 기지가 불과 200~300미터정도 거리입니다.
우리나라 38선과 같은 긴장감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 국경이다보니 그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을 자체는 아주 조용하고 외국인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사진 왼쪽편으로 조금 걸어가면 학교도 있고 작은 사원도 있는데 올라가서 보는 고산지대의 경치가
아주 좋습니다.
아래는 마을 북쪽에 위치한 또다른 버마군 기지 옆으로 이어지는 도로인데 fang 지역으로
빨리 빠지기 위해선 저 도로를 건너가야 합니다.
동쪽의 Fang 지역으로 빠지는 길은 하나뿐이고 저기로 못나가면 다시 남쪽으로 도이앙캉을 지나
한참을 구불구불 빙 둘러내려가야 107번 국도를 만날수 있습니다.
(빠이가는 커브길은 그 시간과 피로도에서 비교가 안됩니다)
하지만 아침과 저녁 딱 하루 두번, 일정 시간에만 개방이 되며(07:00~10:00, 16:00~18:00)
그나마도 외국인은 반놀래검문소에서 통행을 막습니다.
사실상 철조망을 넘어서 가는 길이기에 국경밖 버마땅이고 저 길 옆으론 총을맨 버마군들이 계속
순찰을 돌고 있어 좀 무섭기도 하여 이땐 그냥 되돌아 나갔습니다.
(나중에 다시 따똔, 팡쪽에서 내려올땐 하루종일 헤메다 기어코 반대쪽 길을 찾아들어가 저 길을
넘어오고야 말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두근대는, 참 손에 땀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갈 엄두는 나지않는곳이지만 몇몇 고마운 인연들이 있었던 곳이라 특히 기억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