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에서 메쌀롱 가기(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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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에서 메쌀롱 가기(1부)

필리핀 7 2910

안녕하세요...

지난 8월 26일부터 9월 19일까지

태국 북부 위주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이번 여행에서의 주 목적지는 메쌀롱과 치앙라이였는데요...

곁가지로 치앙마이와 빠이도 함께 다녀왔어요...

일단 방콕에서 치앙마이로는

밤기차 침대칸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그 이후의 루트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제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보니

치앙마이-치앙라이-메쌀롱-빠이-치앙마이 보다는

치앙마이-빠이-메쌀롱-치앙라이-치앙마이...

이 루트가 좋을 것 같아서 태사랑을 검색해보았는데

빠이-메쌀롱 이동에 관한 정보가 별로 없더라구요...

그래서 약간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일정을 빡빡하게 잡지 않고 여유를 가지고 시도해본 결과,

이 루트로 오기를 잘했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이동했던 경로를 간략하게 소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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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대략적인 루트를 소개하면,

치앙마이-빠이 구간은 워낙 많은 정보가 태사랑에 올라와 있으므로 생략하구요...

빠이-메쌀롱 구간은 단숨에 이동할 수 없고 차를 두어 번 갈아타야 하는데

먼저 빠이에서 차를 타고 메말라이로 가야 하고요,

메말라이에서 차를 갈아타고 팡이나 타똔으로 간 다음,

그곳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메쌀롱으로 가는 차를 타야 해요...

(저는 타똔에서 1박 했는데 이 또한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빠이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면 저녁 늦게 메쌀롱에 도착할 수도 있다는데...

그렇게 하면 너무 무리한 이동이 될 것 같고,

도중에 낯선 마을에서 1박 정도 쉬어가면 좋을 것 같아서

저는 여유를 가지고 느릿느릿 움직였어요...

(윗 사진은 빠이-메말라이 구간에 탑승했던 로컬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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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에서 메쌀롱을 가기 위해서는 먼저 메말라이까지 가야 하는데요...

빠이에서 메말라이까지 가는 방법은 2가지에요...

빠이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는 치앙마이 행 롯뚜(미니밴)을 타고 가는 방법과

역시 빠이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는 치앙마이 행 로컬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에요...

(반대로 가는 메홍손 행을 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


롯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 시간마다 1대씩 있으며 요금은 150밧이에요...

로컬버스는 낮 12시에 딱 한번 있으며 요금은 70밧이에요...

저는 로컬버스를 이용했는데요, 그 이유는 예매를 하지 않고 갔더니

그날 출발하는 롯뚜가 11시 차밖에 없다고 해서

로컬버스랑 출발시간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데 요금은 2배나 비싸서

에라이~ 하는 마음에 로컬버스를 탔는데, 이게 이 구간 이동의 유일한 실수였어요... ㅠㅠ

왜냐하면 12시에 출발한다던 로컬버스는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출발했고

메말라이까지의 이동시간 5시간 30분이나 걸려서(롯뚜는 약 3시간 걸림ㅠㅠ)

타똔까지 가는 버스를 너무 늦게 타는 바람에 타똔에 도착하니 한밤중이더라구요... ㅠㅠ


다음 번에 같은 루트로 이동한다면, 빠이에서 오전 9~10시쯤 출발하는 롯뚜를 타서

타똔에 저녁 먹기 전에 도착하면 딱 좋을 것 같아요...

(윗 사진은 빠이 버스정류장 매표소에요. 롯뚜는 저기서 예매를 하고

로컬버스는 예매가 필요없고 버스에 타서 요금을 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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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아야 서비스에서 운행하는 롯뚜를 타면,

메말라이에 가지 않는다는 거에요...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는 롯뚜와 아야 서비스 롯뚜는 가는 길이 약간 달라서

메말라이로 가려는 사람은 반드시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는 롯뚜를 타야 해요...

그리고 롯뚜를 타려는 사람은 적어도 하루 전에는 예약을 해야

원하는 시간에 출발하는 표를 구입할 수 있어요... 

이건 비수기 기준이고 성수기에는 더 일찍 예약해야 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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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빠이 구간을 운행하는 로컬버스를 타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큰 버스는 아니고 중간 정도 크기의 버스가 운행해요...

버스가 작은 만큼 좌석도 좁고 불편해서

저처럼 하체가 긴 사람은 무척 힘든 여정이 될 수도 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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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활짝 열어놓고 다니기 때문에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건 장점이죠... ^^;;;

이날 제가 탄 버스는 초만원이었는데 여행자가 절반 정도였어요...

때문에 늦게 탄 현지인들은 좌석이 모자라서 바닥에 앉는 등 불편하게 가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고 조금 죄송했어요...

솔직히 여행자들은 그분들보다는 그래도 형편이 나은 사람들인데

돈 몇푼 아끼려고 여행자들이 로컬버스를 점령한 때문에

정작 그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현지인들은 불편하게 가야 하니까요... ㅠㅠ 

그래서 다음부터는 치앙마이-빠이 구간의 로컬버스는 이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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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에 휴게소에 한번 정차해요...

저는 아침을 거르고 출발했기 때문에 덮밥을 한 그릇(50밧) 먹었는데

서양인들은 담배만 줄기차게 피워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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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이에 도착하면 어느 시장통 앞에 내려주는데요...

당황하지 말고 조금만 걸어가면 삼거리가 나와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20~30미터쯤 가면 이렇게 버스정류장이 있답니다...

저는 로컬버스 타고 오느라 기진맥진해서 시원한 음료수라도 한잔 사먹으려고 두리번 거리는데

저만치 타똔행 버스가 오는 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음료수도 못 사시고 메마른 입술을 훔치며 허겁지겁 버스에 올라탔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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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이에서 타똔까지 타고 간 버스에요...

치앙마이-빠이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보다 크기만 조금 크지

생김새는 별반 다르지가 않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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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이에서 타똔까지는 3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도중에 치앙다오와 팡 등의 마을에서 잠깐씩 정차해요...

이 틈을 이용해서 화장실을 가거나 간단한 군것질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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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말라이에서 타똔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처음에 제가 뒷문으로 허겁지겁 버스에 올라타자 꽁지머리를 한 20대 청년 안내군이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쳐다보았어요...

그 표정에서 '어, 외국인이 왜 이런 버스를 탔지? 요금 받으려면 뭐라고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읽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타똔 타올라이 캅?"이라고 선방(?)을 날렸지요... ^^

그러자 그 안내군은 "75밧!"이라고 태국어로 말했어요...


버스 요금을 지불하고 한참이 지나서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저는 여전히 맨 뒷자리에 앉아서 창밖을 우두커니 내다보며

언제쯤 타똔에 도착하나...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는데,

버스 통로를 왔다갔다 하던 안내군이 저를 발견하더니

두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오잉!"이라고 하는 것이었어요...

(정말로 "오잉!"이라고 해서 주변에 있던 현지인 승객들이

모두 한바탕 깔깔거렸답니다... ^^;;;)


그러면서 하는 말이 "어쩌구 저쩌구 팡 어쩌구 저쩌구."였어요...

제가 알아들은 유일한 단어가 팡이었는데,

짐작컨데 "너 팡 간다고 그러지 않았어? 조금전에 팡 지났어!"

이러는 거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타똔! 타똔!"이라고 외치니까

그 안내군... 갑자기 살인미소를 제게 발산하더니 "씹밧!"이러더군요...

팡까지가 75밧이고 타똔까지 가려면 10밧 더 내라는 뜻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10밧은 더 줬더니, 갑자기 제 팔을 잡고 앞자리로 이끄는 것이었어요...

그리고는 운전사 대각선, 정면이 아주 잘 보이는 자리에 저를 앉게 하더니

"VIP!"라고 하면서 엄지를 척 세우는 것이었어요...

아... 낯선 길에서 방황하는 어리숙한 여행자를 한눈에 알아본 그 안내군의 배려에

주변의 다른 현지인들도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고 저도 코끝이 찡해 오더군요... ㅠㅠ

 

(잡소리가 많다보니 글이 터무니없이 길어졌네요... ㅠㅠ

한꺼번에 쓰려니 너무 힘들어서 2부로 나눌께요... ^^;;;)

7 Comments
울산울주 2015.09.30 19:49  
아우. 고단한 여정이네요

그런데 이런 여행이 진짜 태국을 볼 수 있겠죠
이제 노털은 힘들어서 도전하기가 그렇네요
필리핀 2015.10.01 15:26  
연세가 아직 칠십 전이라면

전혀 힘들 게 없는 여정입니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마음가짐이겠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 귀찮아지는 것,

그게 바로 늙는다는 것이더군요...
고구마 2015.09.30 22:23  
허걱...저 빠이에서 출발하는 로컬버스는 다리 짧은 저한테도 고통의 시간인데..
정말 고생하셨네요.
필리핀 2015.10.01 15:27  
아... 고구마님도 힘드셨군요... ㅠㅠ

하지만 제게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도 있잖아요... ^^;;;
후니니 2015.10.01 17:06  
여행기를 보니 과거

우본-총맥-콩지암-총맥-빡세를

갈아타고 갈아타고 간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나네요
필리핀 2015.10.01 19:23  
오호!

이싼의 끝자락과 라오스를 넘나드는 그 루트...

저도 가보고 싶어요... ^^
뭉게몰랑 2016.01.29 08:45  
감사히 담아갈께여..꾸벅(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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