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 데쟈뷰스러운 산속마을 텅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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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비엥 데쟈뷰스러운 산속마을 텅파품

고구마 9 2461

 

(사실 현지 발음은 왕위앙인데, 이게 방비엥으로 잘못 알려져서 고정된덕에 여행자들끼리는 방비엥이라고 부를게 나을듯 해서 그렇게 쓰긴했습니다. -_-;;)

 

요즘에야(혹은 훨 이전부터...?) 태국이란 나라가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휴양지로서의 역할개념이 강해진지라, 그냥 리조트에서 릴렉스하면서 수영장 가장자리에서 볕 쬐고 대형쇼핑몰에서 쇼핑도 한껏 하고, 이른바 맛집이라고 알려진 식당을 미션수행하 듯 순례하는 스타일이 상당한 여행주류로 부상한거 같습니다.

그래서 방콕에서 서쪽으로 두시간 정도 달리면 이르는 깐짜나부리를, 실제로 와서 묵기보다는 일일투어로 산뜻하게 체험하고는 마무리하는 여행자가 아주 많아졌죠. 물론 깐짜나부리 일일투어는 예전부터 늘 잘 팔리는 스테디셀러이긴했지만....

 

그런데 예전에는 이렇지만은 않았던거같아요.

그때는 우리나라 여행의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배낭여행이었고, 여행은 어쨌거나 많이 돌아다니면서 체험을 해봐야 남는 장사이며 의미있는 그 무엇이라 느껴져서 역시나 미션수행하듯, 깐짜나부리까지 버스타고 와서 지내면서 샅샅이 훑는 여행자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요즘은 일단은 숙소는 방콕에 체제하면서 일일투어하는 방문자가 많아져서 그런가...

깐짜나부리에 체류하는 여행자의 수가 비율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줄어든거 같이 체감되네요. 근데 이건뭐 사실적인 데이타는 아니고요, 그냥 느낌상으로요...

 

하여튼 사설이 길어졌는데요, 깐짜나부리까지 자력으로 온 배낭여행자라면...

그리고 깐짜나부리에서 다시금 도시로 돌아나가기보다는 여행자문화에서 벗어나 좀더 고립되고 현지인들의 일상을 체험해보고 싶은 여행자라면 계속 서진하다보면 만나게 여행지가 몇 있는데 그중 한 곳이 텅파품입니다.

 

 


게시판에서 검색해보니 요왕은 5년전에 여길 머물렀네요. 전 이곳이 처음인데요... 일단 가는 방법은 깐짜나부리 버스터미널 간판을 마주보고 섰을때 왼쪽에 나있는 골목길로 조금 들어가다보면 걷는방향 왼쪽에 그쪽 방면(텅파품-쌍클라부리)으로 가는 롯뚜 사무실이 있습니다.

요금은 인당 115밧, 시간은 2시간이 좀더 넘게 걸리더군요.

 

롯뚜는 깐짜나부리 시내를 빠져나와 싸이욕 너이 폭포 앞을 지나고 힌닷 온천 표지판을 지나서 좀 더 달려서는 이곳에 사람들을 떨궈냅니다. 롯뚜뿐만 아니라 일반버스도 운행하는데 아무래도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는 평이 있어서 그냥 이런 근교 이동은 롯뚜로 가게되네요.

 

일단 이곳의 지형지물이 좀 이쁜 편이에요. 산이 둘러싸고 있는데 태국 남부에서 잘 보이는 카르스트지형... 그러니까 계림의 풍수를 닮은 동글동글한 모양새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강이 하나 흐르고 그 강에는 목조다리가 걸쳐져있고 그 다리를 건너가면 사원이 나오고 여기서 좀더 올라가면 높은 벼랑위에 있는 탑에 오를수가 있는... 사실 이것 외에는 뭐 크게 볼것도 할것도 없는 마을입니다. 와찌라롱껀 댐으로 갈수도 있다던데, 계속 강을 보고 왔던터라 여기에서 댐 봐서 뭐하겠나 싶어 그건 보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이곳을 흐르는 강이 제게 꽤 인상적이었던것은...

원래 태국의 강이라하면 기본적으론 똥물색인게 기본인거거든요. 뭔가 항상 누렇고 산뜻하지않은 색감에다가 뭔가 둥둥 떠 있고... 뭐 지역불문하고 크게 예외가 없었어요. 치앙마이의 강이나 람빵이나 끄라비나 쑤랏타니나 암파와나...

그런데 이곳은 지금이 우기여서 강의 수량이 풍부한건 그렇다치고, 강물 자체가 상당히 맑더라고요. 태국강인걸 감안하면 상당히 의외라고 느껴질만큼이요.

그리고 강이 완만하게 깊어지는게 아니라 언저리에서부터 훅 들어가는 스타일이라서 강중앙은 수심도 꽤 되보이던데 이정도 지형지물이라면 강에서 할수 있는 액티비티도 가능하겠다 싶더군요. 강속이 좀 빠른편이라 오히려 좀 위험할라나요. 하여튼 강 자체는 꽤 좋았습니다. 아마도 댐에서 가까워서 그런 듯합니다.

 

동글한 산과 강의 조화...하면 왕위앙이 연상되는데, 물론 그곳의 거대함에는 전혀 못미치지만 왠지 데자뷰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습니다.

강변에는 아주아주 작은 시민공원도 하나 있어서 조깅하는 사람도 있고, 강변 근처의 공터에서는 저녁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에어로빅도 하고 그래요. 그야말로 로컬 그 자체의 풍경이였지요.

 

구글맵으로 보니 이 강은 쾌 노이 강의 상류지역으로, 이 강이 흘러흘러 깐짜나부리까지 이어지는데, 깐짜나부리에서는 왜그리 똥물색깔로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상당히 맑았어요.

 


석회암 산지들이 둘러 싸고 있는 텅파품



 강변 공원



 태국 전역 어디서나 볼수 있는 해질녘의 에어로빅 시간

 


 산꼭대기 탑이 '왓 타 카눈' 가는 길



 강이 깨끗하고 깊다



 왓 타 카눈 지상쪽 사원의 탑



 산 꼭대기에서 바라다본 풍경



 산꼭대기 탑







 텅파품 전경








 

요술왕자의 텅파품 지도에서 보듯이 세븐일레븐이 있고요, ptt 주유소 옆에는 cj 슈퍼가 있고, 여기서 조금만 더 댐 방향으로 걷다보면 걷는 방향 왼쪽에 정말 기막히게 맛있고 저렴하고 양많은 돼지고기/쇠고기바베큐(무양과 느어양)을 파는 식당이 있습니다.

5년전에 요왕이 왔을때는 시내 쪽 크룽타이 은행 옆에 있었는데, 지금은 확장이전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태국에서 먹어본 무양 중에 제일 맛이 좋고 양이 푸짐해서, 뭐 이런 산골짝에서 요래 기특한 식당을 만나게되나 했어요. 양이 일반적인 집의 두 배 내지는 세 배 가량되더라고요. 사실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태국음식 양이 얼마나 찌질하게 나옵니까.

좋은기분에 이날 너무 과식을 해가지고 요왕은 자다가 위경련이 발생해서 끙끙거리며 일어나 식은땀을 쏟았습니다. 얼굴이 하얗게 되더군요.

이 집 음식이 상하거나 잘못된게 아니라 그냥 폭식이 문제였던거에요. 저야 뭐 말짱했습니다.

둘이서 무양을 두접시에 느어양을 한접시 쏨땀은 1인 1 쏨땀 여기에다 맥주를 큰거 두병에다가 꼬들꼬들한 찰밥까지 남김없이 먹고 400밧 나왔어요.

 

롯뚜 정류장에서 시장 방면으로 걷다보면 걷는방향 왼쪽에 바나나-고구마 튀김을 파는 노점이 있는데 여기서 먹어본 고구마 튀김은 지금까지 태국에서 먹어본것중 제일 잘 튀기고 맛있어서..(기름에 떡지도록 튀긴게 아니라 얇은 튀김옷에 속은 포슬포슬 익은 고구마)

뭐지 이 작은 산골동네에서 맑은 강과 푸짐한 무양이랑 만텟텃까지... the best (이렇게 보잘것없는 부분의 베스트라니...) 를 세개나 만났잖아. 하면서 우리끼리 실없이 웃기도 했어요.

 

일단 어느 여행지나 숙소가 중요할텐데요, 이전에 요왕이 묵었던 써.분용은 많이 낡아져버린 외양이라 패스하고, 세븐일레븐 바로 북쪽 뒤편에 자리잡고 있는 텅파품 플레이스로 갑니다.

근데 이곳은 주인이 아무래도 나무랑 사랑에 빠진거 같아요.

내부의 모든것이 다 나무입니다. 심지어 온수샤워기통도 나무를 짜서 덮어놨어요.

에어컨, 와이파이, 온수샤워, 티비와 화장대 탁자가 있고, 싸구려 합판이 아니라 전부 질 좋은 원목제품입니다. 하루 숙박비는 600밧이어서 시골치고는 저렴하지않았어요.

 

이 동네를 걷다보니 세븐일레븐 남쪽으로 강과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나있는 두 갈래의 길에도 숙소가 있는데 제눈에 대충 잡히는것만 4군데가 넘더군요. 그중에는 강변도로에 아주 현대적으로 지어놓은 하얀색 홈스테이도 있던데 이런 숙소는 얼마나 받을지 말입니다.

 

이곳은 그냥 고립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에게 좋을거 같아요. 사실 산세도 꽤 괜찮아서 아침 무렵의 느낌은 괜찮기도 했고 깐짜나부리에서 쌍클라부리로 가는 김에 좀 쉬었다 가기에 괜찮은 마을같기도 하고요. 이 마을 남쪽으로 약 15-20킬로미터 지점에 힌닷 노천온천이 있는데 예전에 요왕은 이 곳에 가봤었다고 합니다.

거긴 어땠오? 라고 물어보니 뭐 그다지 추천할 맘은 없다고 하던데요...

아마 일본이나 대만 여행하면서 노천 온천 즐겨본 여행자들에겐 큰 임팩트는 없나봅니다.

사진으로 보기엔 꽤나 유니크하고 근사하던데 말이에요.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우리를 떨궈줬던 그 롯뚜사무실 앞으로 갑니다.

 

내가 뭘 줏어먹겠다고 여기까지 왔나? 갑갑해죽겠다!!

갑갑증이 몰려와서 재빨리 도시로 향하고 싶어 근질거리는 여행자는 깐짜나부리행 미니밴을, 여기까지 왔는데 바로 목전의 쌍클라부리를 안보고 간다는건 넌센스다!! 라고 느끼는 여행자는 쌍클라부리행 미니밴을 (일인당 80밧) 을 타면 한시간 좀 넘게 달린후 비로소 목적지에 떨궈지게됩니다.

 

 

 시장 바로 옆에 있는 깨끗한 숙소인 '텅파품 플레이스'





 

 

 
 마을 북쪽에 있는 이싼식당 '크루아 롯쌥'



 무양 (돼지고기 구이)



 느어양 (소고기 구이)

 

 




 바나나튀김, 말린바나나튀김, 고구마튀김 등을 파는 곳






  

9 Comments
쏨땀이 2015.09.23 23:41  
텅파폼앞을 흐르는 강이 상당히 깨끗하더라구요.
와지라롱컨 댐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참 아름다웠었구요.
작년에 오랫만에 빠이를갔다가 급 실망해서 쌍클라부리 가다가 텅파폼에서
기분을 달랜일이 생각납니다.그리고 올해 두번이나 더갔다는.....
사진으로보니 정겹네요^^
고구마 2015.09.24 12:23  
반갑습니다. 쏨땀이님.
그런데 이 곳을 올해만 두번이나 가셨다고요? 오... 어떠셨나요? 꽤나 적적한 무드의 산골동네인데 굉장히 매력을 느끼셨나봅니다.
쏨땀이 2015.09.24 13:01  
그렇게요.상당히 적적한 동네인것만은 부정못하죠.
예전에 쌍클라부리를 가다가 고구마님 말씀처럼 라오스 방비엥의 봉긋한 봉우리들을 떠올리게하는
풍경이 눈에들어와서 작년에 첨으로 텅파폼에서 무작정 하차한게 인연이었나봅니다.
올해초에는 완성된 몬족 나무다리를 보러가다가 다시한번,4월달인가에 다시한번 해서 쌍클라부리 갈때면
텅파폼을 지나칠수 없게 되네요.창문밖으로 지나치는 풍경이 맘에끌려 한참이나 지나친후에 버스를세워
내려서 무작정 그 풍경을 보기위해 걷고있는 그때의 마음이라 할까요 ...텅파폼은.
필리핀 2015.09.24 15:11  
오호! 방비엥+빠이+끄라비스러운 동네네요!

담에 저기 가서 1주일 정도 있다 오고 싶은데...

숙소비가 넘 비싸네요... ㅠㅠ

그나저나 복통을 일으킬 정도라면 대체 얼마나... ^^;;;
고구마 2015.09.28 10:24  
급하게 많이 먹어가지고요.ㅠㅠ
저 식당 고기양이 많아서 다른집서 한 대여섯개 시킨거랑 맞먹을정도였어요.
워프 2015.10.08 01:13  
가깝고 조용하고 확땡기네요.....조만간 저도 다녀와봐야 봐야겠습니다.

이제 북부 어디쯤 계시겠네요....^^
고구마 2015.10.08 12:57  
혹시 쌍클라부리 가시게되면 가는길에 한번 들러보세용. ^^
허자비 2015.12.07 23:43  
텅파품, 의외로 멋진 곳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쌍카 가는 길에 밥만 먹고 지나간 곳인데, 지인이 요즘 자주 가는데, 깊숙이 들어갈 수록 멋진 곳이라고......더 깊은 곳에는 주로 미얀마에서 넘어 온 분들이 거주한다 더군요!

그나저나 요왕님과 고구마님은 안 가시는 곳이 없네요!
제롬 2016.05.16 22:40  
혹서기에 로컬 코스프레한다고 일반버스 타고 갔는데 너무 너무 고생스러웠어요..
버스에 에어컨은 커녕 앉을 자리도 없어 그 긴 시간을 입석으로~
돌아올 땐 무조건 롯뚜탔는데 훨씬 빠르고  10배는 쾌적하더라고요.

당시엔 연결짓지 못했는데 고구마님 사진보니 정말 방비엥 느낌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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