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잊혀졌던 옛 수도, 위앙 꿈 깜
2015년 7월에 치앙마이에서 스쿠터를 빌려 치앙마이-람푼-프래-파야오-푸치파-치앙라이-치앙마이 코스를 돌고 온 적이 있는데, 람푼으로 가기 전에 잠시 들렸던 '위앙 꿈 깜'에 대한 정보를 간략히 정리해 볼 까 합니다. 프래나 파야오 지역도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라 잊어버리기 전에 올려야 할텐데, 이런저런 일로 바쁘다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어 정보와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올리는게 예전같지가 않네요..^^;
'위앙 꿈 깜'은 타패 기준으로 남쪽으로 7km 정도 거리에 있는 옛날 도시 유적입니다. 스쿠터나 자전거로 다녀올 수도 있고, 택시/뚝뚝을 타거나 썽태우를 대절해서 다녀와도 됩니다. 저는 스쿠터로 간 지라 택시/뚝뚝/썽태우 요금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검색을 해 보니 대략 편도 100~150밧 정도 나오는 것 같네요.
[1] '위앙 꿈 깜'(Wiang Kum Kam) 개요
태국이나 북부에 대해 관심이 조금 있으신 분들도 흔히들 란나 왕국의 첫 수도는 '치앙라이'이고 나중에 새로 건설하여 수도로 삼은 곳이 '치앙마이'라서 이름이 치앙=City, 마이=New가 되었다고만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현재의 치앙마이가 수도가 되기 이전에 그 남쪽에 또 다른 수도인 '위앙 꿈 깜'이 있었다고 한다.
1286년 란나왕국의 맹라이 왕이 람푼 지역의 몬족 왕국인 하리푼차이를 복속시킨 후 건설한 도시인데, 약 20여년 간 수도로 삼았던 치앙라이로부터 이곳으로 천도하여 이후 약 10여년 정도 수도로 활용했으나 삥강의 잦은 홍수로 인해 1296년 현재의 치앙마이로 천도한 것이라고..
기록에 의하면 이 도시는 치앙마이로 천도한 이후에도 16세기까지는 번창하였으나 1558년 버마에 의해 치앙마이가 점령된 후 역사에서 갑자기 사려져 버렸는데 이시기에 대홍수가 있어 버려 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로부터 약 200년 후 흙과 모래로 뒤 덮혀 사라져 버린 옛 도시 위에 사람들이 다시 살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은 Chang Kham이라고 불리게 되었는데, 불과 30여전 전까지만해도 사람들은 그 밑에 옛 수도 유적이 있다는 걸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가 1984년 대홍수로 인해 지면이 낮아지면서 현재의 Wat Chang Kham 근처에서 우연히 유적이 발견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발굴 작업이 시작되었는데.. 현재까지 발굴된 유적지는 약 20여곳.. 그런데,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보니 대부분의 유적지가 아유타야처럼 폐허가 된 수준이고, 또한 대부분이 사람들이 살고 있는 주택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총 27개 사원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어느 정도 복원이 되어 있는 곳은 10여개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 현재에도 사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은 'Wat Chedi Liem'과 'Wat Chang Kam'뿐..
지난 여행에서는 시간이 넉넉치 않아 이 두 사원을 중심으로 잠깐 둘러 봤었는데, 나머지 주요한 몇 곳에 대한 위치와 정보 역시 아래 구글맵에는 표시해 두었으니 참조 하시길...
위앙꿈깜 구글맵 : 클릭
참고로 '위앙 꿈 깜'에서 '위앙'은 'Walled City'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 도시는 가로 650m, 세로 850m의 성벽으로 둘러 쌓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태사랑에서도 위앙꿈깜에 대한 정보를 얼핏 본 듯한 기억이 있어 찾아보니 2012년에 kenny님이 올린 글이 있다... 위앙꿈깜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이 글도 참조 하시길...
Kenny님의 위앙꿈깜 정보 : 클릭
- 위앙꿈깜의 거리 모습.. 저런 길을 따라 마을을 돌다보면 곳곳에 유적이 흩어져 있다..
[2] '위앙 꿈 깜' 인포메이션 센터
자가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온 경우가 아니라면 위앙꿈깜 여행은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곳에서 주요 유적지를 둘러 보기 위한 3가지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 스쿠터로 이동한 지라 직접 이용해보지 않아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으나 찾아본 정보에 의하면 자전거는 50밧, 마차는 90분에 300밧, 트램은 이용하는 사람수에 따라 인당 250~500밧 정도라고 한다.
이 중 가장 특이한 교통수단은 마차... 흔히들 태국에서 '마차'하면 떠 올리는 지역은 '람빵'.. '롯마(마차)'의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마차를 이용한 시내나 '왓 프라탓 람빵 루앙' 인근 투어가 유명하다.. 그래서, 마차를 이용한 투어는 최소한 태국에서는 람빵 밖에 없는 줄 알았었는데, 의외로 위앙꿈깜에도 있더라는..
인포메이션 센터 내에는 위앙꿈깜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일부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도 있는데, 큰 볼거리는 없다고 한다.
- 트램이라고 해서 뭔가 거창한 것은 아니고.. 요런 모습.. 인포메이션 센터를 출발하여 9개 정도의 주요 유적을 돌아보게 되는데, 인포메이션 센터 외에 왓 창캄에서도 표를 끊고 탑승하는 게 가능하다고...
[3] Wat Chedi Liem
1286년 맹라이 왕이 왕비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쩨디 리암이 남아 있는 사원으로 현재 위앙 꿈깜에서 가장 잘 보존/복원되어진 유적이다..
Chedi Liem은 하리푼차이식 5층 탑인데, 60개의 벽감 안에 모셔진 60개 불상의 얼굴이 모두 다른 게 특징.. 왓 프라탓 하리푼차이의 탑을 본 따서 만든 것이라고..
원래 이름인 ‘왓 쿠캄’은 ‘황금쩨디의 사원’이란 뜻.. 현재 이름인 ‘왓 쩨디 리암’은 ‘각진 쩨디의 사원’이란 뜻.. 황금 쩨디는 현재 남아 있지 않은데 그래서 부르는 이름이 바뀐 것일 수도...
1992년에 추가로 재건되어 현재도 사용 중이며, 주말에는 여기서 시장이 열리기도 한다고..
- 사원은 생각보다 큰 편이라 Chedi Liem 외에 다수의 불당들이 있다..
- 출입이 가능한 불당 중 한 곳에 들어 가 봤으나... 별다른 특별한 점은 없는 듯..
- 이곳의 가장 큰 볼 거리인 Chedi Liem...
- 60개의 벽감에 안에 모셔진 불상들의 얼굴이 모두 다르다고 하더니.. 의복이나 장신구의 형태도 제각각인 듯...,
- 미얀마의 영향으로 불상들의 가사는 모두 노란색인데 딱 1개만 흰색이라고 하여 찾아보니.. 정면 좌중간 쯤에서 흰색 가사 불상 발견...
- 왓 프라탓 하리푼차이의 쩨디를 본 따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쩨디를 말하는 듯... 전체적인 형태가 매우 유사해 보인다.. 다만, 보존상태는 오히려 Chedi Liem이 나은 듯...
[4] Wat That Khao
1985년에 발굴된 사원인데, 지금도 남아 있는 쩨디가 예전에는 흰색으로 회칠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왓 탓 카오'(흰 탑 사원)라는 이름이 유래했다고..
- 현재 사원은 터만 남아 있고, 쩨디도 많이 손상된 상태...
- 불상 한 기만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더니.. 이 불상은 발굴 당시의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 지역 주민들이 만든 것이라고..
[5] Wat Chang Kham
1290년에 세워진 사원인데 1984년에 이 곳이 발견되면서 위앙꿈깜 유적의 발굴이 시작되었다.. 원래 이름은 Wat Kan Thom인데, 사원 내에 있는 종 모양 쩨디의 기단부에 엎드린 모양의 코끼리 조각이 있어 현지인들은 이 절을 Kan Thom 대신 Chang Kham(elephant carrying)이라고 부른다고.. 이 쩨디는 15세기~1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원 내에는 그보다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쩨디 및 불당이 터만 남아 있다..
다른 건물들이 세워져 현재도 사원으로 쓰이고 있고, 경 내에 란나 전통 가옥 및 민속 박물관도 있다..
- 사원 입구 맞은편 쪽 터에 있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신성시 되는 것인지 기도의 흔적이 남아있다..
- 사원 입구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이런 모습... 복원 후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곳이라 전반적으로 잘 관리가 되어 있다..
- 길 좌우에 세워진 조형물에 새겨진 것은 12지신.. 중국의 영향인 듯....
- Wat Chang Kham이란 이름의 유래가 된 쩨디... 중간 기단부에 보면 엎드린 코끼리 조각이 있다...
- Chedi 뒷 편에 있는.. 지금은 터만 남은 불당의 모습....
- 그 옆에는 새로 세워져 현재 사용되고 있는 불당도 있고..,
- 한 켠에는 종루도 있다...
- 다양한 조각들이 곳곳에 있는데.. 태국 사원 답게 사원에 있기에는 좀 생뚱맞아 보이는 것들도 있다..
- 이 불상들은 반짝이며 돌아가는 전구 장식 때문에 왠지 미얀마스러운 느낌이 들고..
- 입구 쪽 한 켠에 있는 이건... 뭘까... 오래된 잡지 같은 것들인데 왜 저렇게 전시를 해 놓은 것인지... 불교와 관계 없는 패션 잡지 같아 보이는 것도 섞여 있고..
- 올려서 지은 가옥의 밑에는 물레와 베틀 같은 것들이 전시되어 있고..
- 가옥 내부는 다른 지역에서 본 전통 가옥들과 비슷한 모습...
- 전통 가옥에서 내다 본 사원 입구 언저리의 풍경..
- 한가지 의외였던 것은... 가옥 입구 계단 앞에 세워져 있던 안내문... 태국어, 영어, 일본어, 한자 외에 한글로도 쓰여져 있다.. 여기까지 오는 한국인이 있기는 한 건가????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