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싸타힙] 싸이깨우비치
싸이깨우 비치라 하면 모두 코사멧만 나와서 2016년 7월에 방문했던 싸타힙의 싸이깨우 비치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구글에서 싸이깨우 비치를 검색하면 (sai kaew beach sattahip) 위치가 나옵니다.
(사진이 뜨는데 esc키를 누르면 지도로 전환됩니다. 사진상의 위치는 스쿰윗 로드에서 군부대로 들어가는 초입입니다.)
북파타야의 제이호텔 파타야에서 1시간 걸렸습니다. 약간 헤맨 탓에 길을 알고 가면 40~50분 정도면 갈듯 합니다.
이곳은 태국 해군 군부대 내에 위치해 있어서 해변 상태는 양호한 편입니다. 물빛은 그냥저냥이구요.
투명하다 말할순 없고 놀기에는 괜찮은 물빛이었네요.
렌트카로 구글 지도에 의지해서 가면 편합니다. 대중 교통으로 오기는 불가능할듯 싶구요.
파야야에서 쭉 남쪽으로 이어지는 스쿰윗 로드를 타고 가다보면 구글지도에서 우회전을 하라고 나옵니다.
우회전을 해서 들어가면 거기서부터 군부대 입구가 시작됩니다.
우리나라 군부대 생각하면 위병소에서부터 삼엄한 분위기가 조성되지만 여기는 다르더군요. 군인이 지키고 있을뿐 싸이깨우 비치? 라고 물으니 위병소에서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서 좌측에서 등록을 하라고 합니다.
물론 말로 해준건 아니고 그냥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어서 눈치껏 알수 있었습니다.
그곳으로 가니 군인이 그냥 허름한 비표하나 주면서 차량 운전석 앞에 올려놓으라 합니다.
비표하나 운전석 앞에 놓고 구글 지도만 따라 갑니다.
그런데 구글 지도도 최적화가 안된 탓인지 넓은 길 두고 좁은 길로 안내합니다. 군인 가족 집인지 아니면 원래 살고 있던 민간인 집인지 구분 안되는 건물들이 드문드문 있는 길로 안내하더니 마침내 도로 아닌 잔디밭으로 차량을 몰고들어가게 합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다시 포장도로로 나가니 바닷가가 보입니다. 바닷가를 따라 쭉 가다보니 산으로 막혀 더이상 갈수 없는 곳에 나무 그늘 아래 심드렁한 표정으로 앉이 있는 군인이 보입니다.
군인이 손을 흔들어 차량 정지를 명하길래 세웠더니 티켓을 달랍니다.
눈이 동그래져서 홧 티겟? 하고 물었더니 다시 뒤로가면 티켓파는데 있답니다.
그래서 다시 큰 길만 따라서 가다보니 티켓 파는 곳이 길가에서 약 5~1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더군요. 운전하면서 구글지도만 보다보면 모르고 지나치기 딱 좋습니다.
어른 100밧 어린이 50밧입니다. 태국인은 어른 50밧, 아이 10밧이구요.
여기서 다시 표를 사고서 가니 표 사오라던 군인이 표를 받아 조금 찢어서 줍니다.
그리고 왼편으로 산을 타고 가게끔 고갯길이 나있습니다.
다시 잘 살펴보니 아까 잔디밭으로 그대로 진격해서 가면 군인을 거치지 않고 고갯길로 갈수도 있겠더군요.
구글 지도는 공짜 도로 아닌 공짜 경로도 가르쳐 주나 봅니다. 그래봐야 그 군인에게 발각될 위치라 망신 당하기 딱 알맞지만 말이에요.
하여지간 대체 얼마나 가야 한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때쯤 고갯길 아래로 싸이깨우비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적당히 차를 세우고 해변가에 돗자리 깔고 앉았습니다.
태국인 뿐만이 아니고 외국인이 상당수 있던데, 이들도 다 렌트카로 온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일단 제눈에는 쏭테우 비스므리 한 것은 보이질 않았거든요.
다른 분의 글에서는 군부대 입구에서 내려 군에서 제공해준 쏭테우를 타고 갔다는 경험담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정책이 바뀐건지, 비수기라 쏭테우 운행 안해도 주차 공간이 충분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해변 왼쪽에 치우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해변 끝에 암석 근방으로 가면 군인이 가지 말라고 제지하더군요.
해변 오른쪽 끝쪽이 보입니다. 정확한 해변 길이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큰 느낌은 못받았습니다.
모래사장 폭입니다. 상당히 모래사장 폭이 넓고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모래사장 안쪽의 시설물입니다. 저 선베드는 유료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더 뒤로 보이는 지붕과 식탁으로 이루어진 곳도 유료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그냥 우리 가족도 저기서 주전부리를 먹었는데 딱히 누가 돈걷으러 오거나 제지하는 이가 없었습니다.
해변도 깨끗하고 부대시설도 좋습니다.
샤워장은 찍지 않았는데 샤워장도 있습니다. 입장료에 요금이 포함된 탓인지 무료입니다.
아이들이 잡은 게와 조개입니다. 딱히 많지는 않은데 그래도 애들은 수영보다는(수영은 호텔 수영장에서 하는 편입니다.) 자잘한 바다생물을 잡고 놀길 좋아하더군요.
정원 조경도 잘되어 있습니다. 사진을 올리진 않았는데 샤워실 앞에 꽃밭도 예쁘고 나비도 많아서 정말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마사지 가게는 군 영내라 해도 예외는 없습니다.
우리 가족은 바리바리 차안에 먹을걸 싸들고 와서 식당을 이용하진 않았습니다.
솔직한 이유로는 아직 태국에 적응하지 못했다고나 할까요?
싸이깨우 비치와 좀 떨어진, 역시 군부대 영내에 있는 낭람 비치를 갔을때 그곳에서 점심을 사먹었는데 파리와의 전쟁인지 식사인지 모를 일이 있은 이후 대충 싸가서 먹는게 버릇이 되었네요.
낭람비치 사진도 시간이 되면 안내해 드리죠.
하여지간 모든 태국인이 얌전하게 식사를 하는데 우리 가족만 양팔을 휘저으며 식사하려니 이것도 어지간히 무례한 행동으로 신경쓰여서 힘들더라구요.
파리와 함께 식사를 하는 경지가 되면 그게 진정한 '현지화' 아닌가 싶습니다.
싸타힙의 싸이깨우 비치는 코사멧의 싸이깨우 비치에 비하면 물이나 모래가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니 더 수준은 떨어지지요.
그러나 민간자본에 의한 난개발이 이루어진 코사멧보다는 군부대로 인해 적절히 조절된 자연환경과 조경, 각종 시설물은 싸타힙의 싸이깨우비치가 더 낫습니다.
한 가지 더 특이했던 것은 해변 안쪽으로는 방갈로 같은 시설물이 있는데 모든 외국인은 18:00까지 나가야 한다는 경고문이 특이하더군요.
뒤집어 말하면 태국인은 숙박도 가능하다는 말이겠지요.
마지막으로 태국군에 대한 인상입니다.
병역을 필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군은 딱딱하고 내부는 어떨지 몰라도 외부 민간인에 대해서는 뭔가 까칠한 태도를 보이는(되도않는 말로 '칼같은 군기'라고 합니다만)게 일반적인데...
해군이라 그런지, 아니면 반관광지 분위기 부대라 그런지 평일 대낮인데도 늘어지게 해먹에서 자는 군인 모습도 보이고,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 모습, 외부인 출입 관리소에서 지루한 나머지 졸다가 '익스큐즈 미' 소리에 멍하니 눈뜨는 모습(우리는 혹시 졸았을지라도 안졸은척 표정과 자세부터 잡을텐데 말이죠.)을 보면서 참 낯설었습니다.
그리고, 십여명의 군인(젊은 모습으로 보아 사병인듯)들 중 한명도 영어를 모르는 모습에서 '이 나라도 흑수저들만 군대 오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실상은 모르지만 제 눈에 비친 표면적인 모습으론 아주 꿀보직 부대 같은데 말입니다.
이상하게 얘기가 뒷길로 샜는데 꼭 뭘 비판하기 위해서라기보다 군을 거친 남자는 군을 바라보는 시선이 언제나 경직될 수 밖에 없는-트라우마- 심리가 있는 모양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스쿰윗 대로에서 경찰이 검색을 하더군요.
외국인들 오토바이가 무더기로 걸리고, 자가용은 다 보내더니만 우리 자가용은 잡습니다. 렌트카라 외국인이라 판단한 모양입니다.
안전벨트 맨걸 확인하더니, 면허증 확인까지 하더군요.
물론 털린 건 없었습니다.
그렇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해변에서 하루를 보냈네요.
총평 : 파타야의 도시적 편리함을 포기할 순 없고 그래도 한적한 경관도 즐기고 싶은 사람, 파타야에 와서 해수욕을 하고 싶으나 똥물에 몸을 담그긴 망설여 지는 사람은 올만 합니다.
어지간히 파타야는 다 돌아서 새로운 곳을 찾고 싶은 분도 갈만 합니다.
차량이 필요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습니다. 쏭테우 대절로 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