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따오에 오는 이유 중 하나 ‘스노클링 투어’ (feat.옥시즌)
예전에 꼬따오에서 우연히 한국인여행자 분들이랑 동석을 하게 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머물고 있는 장소가 섬이다보니 자연스레 자신들이 방문한 여러 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잠시 머물렀던 제주도도 참 경치 좋고 식재료 신선하고 좋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때 한 아저씨 왈
“내가 제주도를 못 가봐서 그런데, 거 제주도도 이 꼬 따오만 한가요?”
“네? 제주도랑 꼬 따오요? 제주도는 서울의 3배나 되고, 그에 비하면 따오는 점이라고요!”
아마도 그분은 젊을 때부터 동남아시아 여행에 꽂혀서 인생의 상당부분을 외지에서 떠돌며 지내시느라,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매우 순수하셨던 것 같아요.
따오는 면적은 제주도의 1%가 좀 넘는 수준의 아주 작은 섬입니다요.
이렇게 작은 섬이여서 꼬따오 스노클링 투어는 섬을 360도로 한 바퀴 빙~ 도는 루트로 꾸려집니다. 어느 여행사에서 투어를 하든 방문하는 포인트는 거의 동일합니다. 뭘 빼고 말고 할게 없는 섬 한 바퀴 돌기에요.
일정표를 보니 투어회사에 따라 시계 또는 반시계 뭐 이 정도의 차이는 있더군요.
2019년 봄 기준으로 스노클링 투어(큰 배)는 일률적으로 850밧이네요. 아마 스노클링 투어사들끼리 담합을 한 것 같은데, 파는 곳에 따라서는 몇 십 밧 깎아 줄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그냥 표시된 가격으로 샀어요. 꽤 많은 회사들이 이 스노클링 투어를 운영하는데 그 중 눈에 띄는 곳이 오렌지 컬러의 ‘옥시즌’이더라고요.
옥시즌 투어 Oxygen Tour https://oxygenkohtao.com/
음... 외국인들에게 평이 좋고 포스터 디자인이 뭔가 좀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어요.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에도 포스터가 제일 크게 붙어있기도 해서 여기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투어비는 850밧, 낭유안 입장료 100밧. 오리발은 빌려주지 않는데 이건 우리가 개인적으로 대여점을 찾아서 1인당 100에 빌렸습니다. (보증금이 1,000)
오리발 빌려주는 곳이 드문데 우리가 빌린 곳은 여기에요.
Tao Technology
https://goo.gl/maps/vZfDVTmmTFWYrDFGA
놉파돌투어 / 옥시즌 투어
모든 투어가 그렇듯 아침에 숙소 로비에 기다리고 있으면 차가 와서 손님들을 집어 올리죠. 우리도 썽태우에 실려 매핫의 옥시즌 사무실에 떨궈졌습니다. 사무실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어요. 따오에 머무르는 대부분의 서양인이 이 투어사를 이용하는 거 같네요.
인원이 많아서 그런가 대기를 하면서 조별로 인원을 나눕니다. 근데 이건 뭐 나중에 배에 타면 아무의미도 없어요. 그런 다음에 무슨 워터파크에서처럼 손에 인식표를 채워줘요. 인식표에 따라 장비를 체크해서 나눠주고 또 무슨 리스트에 이름 쓰라고 하고... 뭐가 이렇게 부잡스러워~
하여튼 그런 절차를 거친 후 씩씩한 여자 가이드를 따라 피리 부는 아저씨 따라가는 쥐들 처럼 웅성거리며 줄지어 선착장으로 갑니다.
옥시즌 배가 다른 회사 배에 비해서 조금 더 크고 시설이 말끔해 보이긴 하네요. 손님을 엄청 많이 태우고 출바알~ 다른 회사배는 손님을 적게 태우고 출발~
매핫에서 출발해서 시계방향으로 돕니다. 그래서 투어의 처음 포인트는 낭유안이 되겠어요.
낭유안 - 망고베이 – 힌웡 – 아오륵 – 티안억(샤크베이) 그리고 매핫으로 돌아와 투어 종료 이런 루트에요.
여행사 사장인지, 전문 다이버로 보이는 서양인 인스트럭터가 각 포인트 전에 간단한 설명을 해줘서 이게 서양인들한테는 꽤 어필을 하겠더라고요. 저희한테는 뭐 그럭저럭했습니다.
옥시즌 배 내부
낭유안에서는 오리발을 사용 할 수 없고요 라이프 자켓은 가져 갈 수 있습니다. 그 대신 잃어버리면 큰일 나겠죠.
여기서 2시간정도 자유 시간을 주는데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뷰포인트에 영차영차 올라가요. 정상으로 가는 길은 좁고 비탈진 산길인데 사람들은 많아서, 뷰포인트 정상에서는 병목현상이 장난 아니에요. 그리고 모기도 많아서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좀 물리기도 하네요.
덥고 가팔라서 티셔츠도 입지 않은 서양인남자들이 땀을 얼마나 흘려대는지 진짜 샤워하는 수준으로다가... 옆에 있다가 그 후둑후둑 떨어지는 땀이 튈 거 같아서 흠칫했어요... 흠흠. -_-;;
하여튼 뷰포인트에서의 전경은 정말로 멋들어집니다. 엄청 멋있어요. 고생하며 올라온 값은 합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이 멋진 경치를 충분히 즐기는 유유자적함은 못 누리지만 그래도 전경을 눈에 담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었습니다. 낭유안은 세 섬이 한 해변을 공유하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뷰포인트에요.
뷰포인트를 보고 난 후 해변에서 스노클링하거나 몸 굽기를 하거나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음식을 파는 매점도 있어서 음료수를 사 먹을 수도 있고 매점 근처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테이블도 있어요.
낭유안에서의 스노클링은 뭐 그렇게 알록달록 신통한 게 보이진 않지만... 해변이 정말 이쁘잖아요. 아~ 그러고 보니 여기 해안에서 아주 작은 아기상어도 보긴했어요. 귀여운~ 뚜루루뚜루~
낭유안의 하얗고 반짝이는 모래는 정말 깨끗합니다. 섬 관리를 좀 신경 써서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섬 사이에 이렇게 모래톱이 이어져있으니 얼마나 아름답겠어요.
사진 아래에 가려진 현실은...
이 예쁜 섬에서 허락된 시간이 다 되어서 선착장으로 가니 우리의 옥시즌 배가 아직 안 왔네요. 배가 선착장에 대길 좀 더 기다리다가 우르르 몰려서 타는데 탈 때 팔목의 인식표를 체크하고 도시락을 줍니다. 밥 주는 게 뭐라고 명부에 딱딱 체크하면서 나눠줘요.
근데 도시락 수준이 뭐 이래...
저희는 접시에 밥이랑 몇 가지 반찬을 좀 자유롭게 얹어 먹는 걸 좋아하는데 여기는 딱 급식스타일이네요. 다른 투어사의 배를 보니까 한 켠에 밥과 여러 가지 반찬을 두고 자율배식으로 먹던데 그게 더 좋아보였어요. 하긴 배 위에서 먹는 태국음식에 별 흥미가 없다면 뭐 ... 이러나 저러나 일테지만요.
간식으로 수박과 파인애플이 나오고 배 한 켠에는 아무런 맛이 안 나는 비스켓과 인스턴트 커피가 준비되어있습니다.
뭐 대단한 거 준다고 인원체크를 이렇게 빡빡하게 해가면서 배급하나? 좀 투덜거리면서 야채라고는 하나도 들지 않은 닭고기 볶음 덮밥을 무감하게 먹다보면(심지어 옆에 있는 샐러드는 쉰내가...) 다음 포인트인 망고 베이에 도착합니다. 꼬 따오의 북쪽이죠.
망고베이에 첨벙~ 이 날은 파도가 없는 잔잔한 날이어서 오리발이 없어도 나아가는데 크게 무리는 없었어요. 하지만 파도가 좀 있으면 오리발이 없을 때 아주 불편하겠더라고요. 암만 발을 휘저어도 몸이 안 나가는 아찔한 경험 할 수 있습니다.
서양인들은 그 긴 다리로 잘도 다니던데 저는 오리발 없으면 바다위에 그냥 스티로폼처럼 둥둥 떠다녀요. -_-;;
망고베이를 떠나 힌웡에서는 커다란 바위들에 알록달록한 코사지 모양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어서 이게 참 예뻤어요. 그리고 섬을 한 바퀴 돌면서 온통 눈에 담겨지는 파란빛도 청량하고요. 배가 커서 그런지 멀미가 쏠린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각 포인트는 다 볼만은 합니다. 수중 환경이 막 다 원더풀하다 이런 건 아니지만요...
쑤린이나 리뻬 또는 다른나라의 멋진 스노클링 포인트에 가보신 분들은 여기 따오에서는 “에게~ 이게 뭐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섬 한 바퀴 돌면서 경치 구경한다고 생각하면 해 볼만 합니다. ^^
마지막 포인트인 티안억(샤크베이)에서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정말로 상어를 두 마리나 봤어요. 상어가 그렇게 큰놈은 아니었고 여기에 있는 상어는 사람을 해치는 게 아니라고는 들었지만 그 날렵하고 땐땐한 몸체만 봐도 마음이 움찔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좀 멀리서 보다가 오리발을 아주 가열차게 휘저어서 도망 나왔습니다.
낭유안 뷰포인트에서 그 멋진 뷰를 시작으로, 마지막은 뚜루루뚜루~ 상어보기로 끝냈으니 대략 괜찮은 시간이었어요.
각 포인트 별로 스노클링 시간은 대략 30분에서 40분 정도 줍니다. 태국은 뭔가 좀 후리하면서 설렁거리는 게 좋은데... ^^ 투어가 전반적으로 꽉 짜여진 느낌이랄까... 전 다음에 꼬따오에서 투어를 한다면 다른 회사의 투어를 이용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옥시즌의 배에 비해서 다른 투어사의 배가 좀 더 허접하고 좀 누추해보여도 말이에요.
옥시즌은 약간 서양인에게 맞춤형인거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물론 따오의 여행자 대부분이 서양인이어서 그렇게 하는 게 맞는 걸 수도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