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 마을의 남쪽 방향에 있는 곳들인데 일단 제일 가까운 왓 매옌.

주차장까지는 오토바이로 뷰웅~ 올라갔는데 하얀 큰 불상이 있는 데는 계단을 올라가야한다. 

대략 세어가면서 올라가봤는데 300개가 넘는 수준이다. 그래도 이 정도라면 오를만하다. 끄라비에 있는 호랑이 사원에 있는 계단은 1,200개가 넘는데 거긴 올라가다가 저 세상 올라갈 징조가 보이고 눈앞이 팽글팽글 도는 바람에 초입에서 돌아 나온 적이 있는데... 300정도는 뭐 가뿐하지. 

대불상을 좀 바라보다 계단참에 앉아 숨을 고르며 빠이 전경을 내려다보면 그래도 잘 올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따로 입장료도 없고 말이야...^^

예전에는 빠이 읍내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서 오기도 했는데 이제는 하라면 못할거 같아...

빠이 캐년은 성수기 시즌 황혼녁에 가보면 상당히 붐비는 곳이어서, 이러다가 사람들에 밀려 황토절벽 밑으로 추락 할 것만 같은 느낌마저도 드는데, 8월의 오후시간대에 갔더니 그냥 한산하다. 

이곳도 별도로 받는 입장료가 없고 주차장에서 계단을 좀 타박타박 올라가면 짜잔~ 하고 나오는 곳인데... 낮에 가면 살짝 평이한 감흥...

꺼져가는 태양이 하늘빛을 좀 오묘하게 만들어주는 일몰시간에는... 모든 여행자들이 미어캣마냥 한쪽만 응시하고 있다가 해가 지평선 너머로 넘어가자마자 영화상영이 끝난 극장을 빠져나오듯이 우르르 후다닥~ 막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내려오기도 한다. 

그리고 2차 대전 다리는 나름 일본이랑 좀 엮인 스토리가 있는 곳인데... 일본은 2차 대전시 동맹국인 태국에서 버마 전선으로 가는 길을 뚫었는데 그중 한 루트가 이곳 빠이를 지난다. 그때 깐짜나부리의 콰이강의 다리처럼 빠이강 위에 다리를 놓았다. 지금 2차대전 기념 다리라고 보존하고 있는 철교는 사실 전쟁 당시의 그 다리가 아니라 한참 뒤에 새로 놓은 다리다.

그래도 뭐 기념으로 와서 사진 찍고 다리를 한번 걸어보는 것은 괜찮다.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뭔가 좀 근사하게 나오므로 이곳에는 늘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있는데 막 크게 볼거리는 아니다. 하긴... 길바닥의 바위라도 스토리가 있으면 사람들이 몰려오는 곳이니까, 다리는 그보다는 더 무게감이 있겠지...

언젠가부터 일본군 군복을 입고 돈 받고 같이 사진 찍어 주는 사람도 생겼다.

이 밖에도 이 근방에는 타빠이 온천이라고 외국인에게 입장료를 300이나 받아먹는 온천이 하나 있는데 300씩이나 내고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없고(예전에는 몇 십 밧 수준이여서 그때는 가봤었다.) 마지막으로 들렀을 때 온천에 빨간 실지렁이가 꾸물거리는걸 보고 정나미가 떨어져서... -_-

그리고 빠이에서 매홍손가는 방향으로 좀 달리다가 우측 숲길로 한참 들어가면 나오는 싸이응암온천

일명 외국인들에게는 시크릿 온천이라 알려진 이 장소도 예전에는 입장료랑 통행세를 각각 20밧 정도만 받더니 작년 후기를 보니 이것도 인당 200으로 올렸다. 헐~

그 당시에도 가보니 크게 맑지도 많은 수질의 미지근한 온천인데다가 무슨 3단 목욕탕 같은데서 고개만 내밀고 옹기종기하게 모여있는 폼이 아주 귀엽게 웃겼는데 여길 200밧?

다시 갈일이 없는 진짜 내게는 시크릿 플레이스다. 

사실 여기가 뜨게 된 이유도 핫스프링이 300이나 받으니 그 대안으로 부상된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불과 2년전까지만해도 그냥 20밧 정도였으니까...) 이젠 그 대안으로서의 소임도 사라진것같은 느낌...

근데 한번도 안가본 여행자라면, 세상의 모든 곳들이 그러하듯 한번은 가볼만할지도... 뭐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말이다. 

싸이응암 온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