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 가면 뭐보나?(1) 남쪽의 ‘랜드스플릿’과 ‘팸복 폭포’ 지나 ‘분코쿠소 뱀부브릿지’
빠이를 다녀 와 본 여행자라면 다들 알겠지만 마을 자체에서는 볼거리나 할거리가 변변치는 않다. 산골의 쪼매난 시골마을 안에 뭔 볼거리가 많겠나...
오후시장에 구경 가 보거나 저녁의 워킹스트릿(야시장)을 걷는 것 뭐 그 정도이고, 대부분의 경치 좋은 곳, 신기한 곳은 마을에서 좀 떨어진 근교에 있다.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가기도 하지만 마을에 산재해 있는 여행사에서 근교 볼거리를 묶어 돌아보는 패키지투어를 팔고 있어서 굳이 자력이 아니더라도 가는 건 하나도 어렵지 않다.
하루 종일 10개정도의 포인트를 바삐 도는 프로그램도 있고, 황혼에 빠이 캐년만 가는 것, 또는 이른 아침에 윤라이 전망대 가서 해돋이 보는 아침인간형 프로그램도 있고 그렇다.
투어가격은 비싸지 않다. 평소에는 500밧 정도 하는데 이번에 와보니 비수기라 그런가 300 붙여놓은 곳들도 많다. 조금 거리가 먼 싸이응암 온천이 끼워져 있으면 종일투어 500밧, 없으면 반나절 300밧 선. 입장료에 종일투어의 경우 점심식사도 포함이므로 가성비는 괜찮다.
근교 투어 말고 좀 더 거리감이 있는 장소로는 쏩뽕 방면의 ‘끼여우 롬 뷰포인트’와 여기에서 한참 더 가서 나오는 ‘탐럿 동굴’이 있고 더 멀리 매홍쏜 쪽을 돌아보는 투어에다가 래프팅과 트레킹 프로그램도 있으니 투어만으로도 며칠 보낼 수 있을 정도.
빠이 근교 볼거리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차고 넘치도록 끄적이긴 했는데, 그냥 최근의 방문을 일기처럼 기록이나 하자 싶어서 몇 자 써봄...^^
빠이근교 구글지도 https://goo.gl/fjVYnE
빠이읍내 PDF https://thailove.net/map/16
빠이근교 PDF https://thailove.net/map/6
언제인가부터 태국에서는 논 위에 대나무 다리 걷는 게 유행처럼 간간히 보이고 있는데 우리는 매홍쏜, 빠이, 깐짜나부리 이렇게 세 군데를 가봤다.
빠이 읍내에서 ‘분코쿠소 대나무 다리’ 이르는 길도 사실 그렇게 쉽지는 않는데(좀 멀고 길 상태가 그닥 좋지 않음), 가는 도중에 있는 ‘랜드 스플릿’과 정글틱한 느낌 뿜뿜 나는 ‘팸복폭포’가 있으니 연계해서 가면 가볼만하다.
태국말로 ‘팬딘얙’이라고 부르는 ‘랜드 스플릿Land Split’은 사실 큰 볼거리는 아닌데, 그냥 작고 척박한 언덕배기 땅이 쩍쩍 갈라진 거다. 빠르게 둘러보면 십 분 정도 걸리려나...
여기는 따로 입장료는 없지만 이 땅 주인 아저씨가 방문객들에게 무료로 로젤라 쥬스를 주고 자연스럽게 도네이션을 유도하는데... 사람들도 친절하고 남의 사유지를 공짜로 볼것도 아니니 도네이션은 대략 할 만한 것이다. 1인당 20밧 정도면 되겠다.
우리는 이곳에서 지난번에 만지작 거리고 안 샀던 쨈을 하나 사기로 했는데 로젤라로 만든 수제 쨈이다. 작은 거 한 병에 50밧이고 일반적인 마트에서 잘 볼 수 없는 아이템이라 대략 만족이다.
이곳을 지나 한참을 들어가면 나오는 분코쿠소 대나무 다리도 예전에는 도네이션 박스에 자발적으로 돈을 내었는데 이번에 와 봤더니 입장료 받는 곳이 생겼다. 1인당 30밧.
세 번째 오는 건데 첫 번째 왔을 때는 다리 맨 끝 사원 입구까지 갔었고(사원은 닫혀있었음) 두 번째는 사원까지 좀 멀어서 중간까지만 갔다. 이번엔 돈도 낸 김에 끝까지 걸어보기로 하고 대나무 다리의 종착점인 작은 사원까지 가봤다.
이 사원은 개방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문이 열려 있다.
큰 절은 아니고 작은 명상 사원 분위기인데 뭐 큰 볼거리는 없다. 그래도 다리를 완주 했다는 느낌이니까... ^^
날이 촉촉하고 논에 푸르른 벼가 넘실거리면 기분이 말랑해질 것 같은데. 우리가 갔을 때는 모내기를 직전의 논을 갈아엎는 시기여서 그닥 예쁘지는 않았다. 첫 번째 왔을 때는 추수 후, 두 번째 왔을 때는 모내기 직후였는데 한 10~11월쯤 오면 새파란 논 위의 예쁜 다리를 걸을 수 있을 듯
그리고 이번에 방문은 안했지만 이 두 곳 사이에 있는 팸복 폭포. 이 폭포는 좁고 축축한 계곡 안쪽에 있다. 폭포까지 멀지는 않지만 비탈길 양 옆으로는 큰 기암괴석이 둘러쳐있고 그 사이로 열대지방의 정글 느낌을 내뿜는 나무들이 촘촘하여 뭔가 비밀의 장소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더럽기 짝이 없어 보이는 물에 들어가 있는 서양인 젊은 여행자들을 늘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동양인들은 사진을 찍고 빈약한 물발을 잠시 바라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고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