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좋았었던 푸켓 공항 남쪽의 나이양 해변
공항 터미널 근처... 말만 들어도 왠지 삭막하고 부잡스럽고 이착륙 소음과 분주한 교통편으로 귀가 아플거 같고 그런 느낌이 자연스레 들게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푸켓을 종종 방문했을때도 공항 근처의 해변에서 묵어보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올해초에 공항 도착 다음날 카오락 갈일이 있어 바로 남쪽 해변인 나이양 해변에서 짧게나마 묵었는데요 그동안 제가 막연하게 품었던 생각보다는 나름 괜찮더라고요.
이 해변은 씨리낫 국립공원에 속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육중하고 키가 높은 나무들이 해변을 감싸고 있어요. 해변 북쪽에는 국립공원 사무소와 야영장도 있습니다.
좀 의아했던건 분명히 국립공원 입구 안내판에는 입장료 외국인 200밧이라고 되어있는데 막상 직원이 없었고요, 또 공원 남쪽구역은 직원이 있었는데도 여행자들이 사무실 바로 앞이 아니라 바로 옆의 해변사장을 통과해서 국립공원구역안으로 진입해도 아무런 제지가 없더라고요. 아주 유연한 정책이랄수도...^^
근데 공원안에 크게 뭔가 볼거리가 있다기보다는 수령이 오래된 거목들이 울창해서 자연스러움이 뿜뿜하는 가운데 피톤치드 가득한 수목원 느낌... 뭐 그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래사장 해변과 울창한 거목이 함께 어우러져 있으니, 자연의 분위기를 양면으로 흠뻑 느낄수 있달까... 그래서 좋았었어요.
이 해변에는 지역 시장인 나이양 시장이 주중 4일 화, 목, 토, 일요일 오후시간에 열리는데요, 장이 열리는 날에는 이 해변 근처에 사는 현지인과 외국인 여행자들이 많이들 몰려와서 먹거리나 과일들을 분주하게 사고팔아요. 먼지 풀풀 날리는 공터에 천막 펼치고 열리는 시장이라서 조리식품의 위생은 자세한 눈으로 보면 사실 좀 그렇긴 합니다만....^^ 과일이나 바짝 튀긴 치킨 이런 아이템들은 인기가 아주 많았어요.
장날이면 이 구역 외국인들 손에는 비닐봉지가 꽤 많이 들려있고 오토바이를 타고 온 현지인들도 많았습니다. 여기서 장기체류하는 외국인들도 좀 있는 느낌이였어요. 지역주민들과 외국인이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이런 점이 좀 정감이 가더라고요.
이른 아침 나절에 해변으로 산책을 가면 공항으로 착륙하는 비행기들이 아주 짧은 간격으로 계속 들어오는데 그걸 보는것도 잠시의 재미였어요.
제가 듣기에 공항 북쪽 방면의 마이카오 해변의 일부 리조트 객실에서는 비행기 소음이 들린다고 하던데 나이양에서는 그런건 못느꼈습니다. 아마 씨리낫 국립공원의 숲이 완충 지대 역할을 해서 그런것일수도 있겠네요.
이 나이양 해변의 길이는 꽤 긴편이고 모래사장의 폭도 북쪽구간은 좀 좁고 경사도 있는편인데
그외 구간은 그다지 좁지 않은편입니다.
오전에는 해변을 뛰는 부지런하고 건강한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바다의 상태가 시기별로 다르고 또 밀물과 썰물차이에 따라 하루중에도 다소 달라지는데 같은 날이여도 아침에 갔더니 물빛이 영 성에 안차더라고요. 그 때가 썰물이여서 그런가 드러난 모래사장도 좀 마땅치가 않고요, 뻘같은 느낌도 좀 들지뭐에요. 근데 낮에 갔더니만 물이 꽤 많이 들어와서 오전의 그 뻘 느낌도 사라지고, 물빛도 대략 이정도면 괜찮지... 할 정도로 훅~ 나아졌습니다. 이런 수질이라면 수영하는데 별 문제는 없는 것 같고, 보니까 수영하러 들어가는 여행자들도 꽤 되는 편이었답니다.
2023년 2월 즈음에는 러시아 가족여행자들의 비율이 아주 높았었고요 그래서 특유의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해변의 분위기도 괜찮았어요.
나이양 비치의 해변도로는 사실 좀 적적한 무드이긴 한데... 그래도 해변도로 따라서 걷다보니 대략 해변 남단의 ‘나이양비치 리조트’ 근처에 몇몇 식당들과 업장들이 좀 있었습니다.
이 구역에서 아침 나절에 먹기 적당한 가격의 맛있는 소고기국수집이 있어서 저렴하고 편안하게 밥먹기에 적합하더군요. 전날 술 마셔서 아침에 국물 있는 고기국수가 술술 넘어간답니다. 푸켓 식당 후기는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는 의미에서 나중에 하나의 글에 끄적여보려고요.
푸켓은 무슬림들의 비율이 꽤 높은편인데 우리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메이저 해변들은 그런티가 거의 나지 않는 편인데요, 이곳 나이양은 현지 지역의 분위기를 크게 잃지 않았다는 느낌도 듭니다. 어느 정도냐면... 우리 숙소 근처의 세븐일레븐은 술을 아예 팔지를 않았을 정도에요. 그래서 조금 더 멀리 있는 빅씨 슈퍼에 가서 맥주를 사왔답니다.
그리고 나이양 해변은 해변가의 큰 나무들이 우뚝 서있는 구역에서 진정한? 비치프론트형 노상 식당들이 성업중이더라고요. 이 식당 구역 역시 해변 남단 그러니까 나이양 비치 리조트 근방에 다수 있었습니다. 근데 노상식당이라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고 그렇치는 않았어요. 어차피 해변 바로 맞닿은 조망권이 있는곳이고 손님들중의 상당수가 외국인 여행자니까요. 하긴 세상 어느 해변가 식당이 가격이 저렴하겠어요. 비록 노점이라 할지라도요. ^^
하지만 해변가 모래사장위에서 테이블에 앉아 편하게 밥을 먹을수 있다는건 장점 중의 하나라고 보여졌고요. 모래사장에서 일광욕하다가 바로 몇 발자국 걸어나와서 모래 툴툴 털어내고는 식사하는게 아주 바캉스 그 자체인 무드... 여유롭게 자유로워 보였어요.
나이양 해변도로를 산책하다보니 바로 한 블록 뒤의 도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 한번 가봤어요. 예컨대 빠똥해변의 경우 해변도로 바로 다음 블록 도로인 썽러이삐 거리를 보자면 크고 작은 숙소에 리조트 여기에 정실론과 센트럴을 비롯한 쇼핑몰이 두군데에다가 그 외 맛사지등등 각종 업장들로 아주 촘촘하고 바글바글하잖아요.
거기랑 비교할 처지는 전혀 안되겠지만 그냥 이곳의 세컨로드는 어떠할까 궁금해서 걸어봤는데 그냥 허허벌판같은 곳에 집들이 드문드문 있는 초원지대 같더라고요. 정말 시골의 풍경이요.
올해초는 그동안 억제되었던 여행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도 해서 원래는 한적한 편이였던 이 나이양 해변도 평소보다는 활기가 꽤 흘렀는데요 혹시나 그 이전에 또는 올해초에 나이양에 묵어보신 여행자분들 계신가요.
아무래도 푸켓 공항에 도착해서는 좀 더 멋들어진 해변을 향해 재빨리 이동하거나 또는 비행기를 타고 푸켓을 떠나기전에 대기를 타는 일정으로 근처에 일박 정도를 머물거나 해서 많지는 않을거 같지만요. ^^
나중에 푸켓 방문할 때 렌트카를 빌려서 이동이 자유롭다면 이 해변에서 다시 한번 묵어보고 싶었어요.
나이양 해변에서 푸켓의 다른 방면으로 가는 교통편의 요금이 길거리 가판대에 있던데 공항에서 바로 오실 여행자들은 그냥 요금산정에 참고로만 해보세요. 아래에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일단 공항까지는 200밧이라고 되어있네요. 가판대의 가격이니까 흥정의 여지는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