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8일 준비물, 캐리어vs배낭
현지에서도 매일 자료들로 공부하면서, 더이상 필요없는 문서들을 버리기 시작했다.
여행공부는 출발 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서도 계속 되고, 돌아와서 여행을 정리하는 순간까지 이어져야 하는 것 같다. 물론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현지여행사에서의 적극적인 정보 수집도 중요하다.
태국여행 일주일, 캐리어냐 배낭이냐?
우선, 배낭을 메고 갈 것인가, 캐리어를 끌고 갈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번잡한 카오산로드에서 캐리어는 부적절하다~ 배낭이 편하다~ 라는 의견이 대세라 배낭을 메고가려했는데, 배낭을 못 구해서 ^^ 할 수 없이 캐리어를 끌고 갔다.
그런데, 내가 원체 짐도 많이 스탈이고 (이번 여행에서는 옷의 양을 대폭 줄여 짐을 줄이긴 했지만)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짐이 더 늘어서 캐리어를 선택하기 잘 했던 거 같다.
숙소이동이 많지 않고, 게다가 무거운 짐을 짊어 메고 다니기 힘든 여성이라면 캐리어가 훨씬 나은 듯 하다.
준비물 - 8일 여행 짐꾸리기
선글라스, 손톱깍기, 우산, 알람시계, 대일밴드, 마데카솔, 정로환, mp3, mp3충전기, 책1권, 옷걸이(상의1,하의1), 복대, 머리고무줄, 물티슈, 세제, 손수건, 바르는모기약, 렌즈케이스, 렌즈세척제, 렌즈보관액, 렌즈용받침고무, 지퍼백, 감기약, 여성용품, 전자수첩건전지, 비누, USB, 전자식모기향, 눈물(여분), 전자수첩, 드라이기
줄을 그은 것들은 필요없었던 것들이다. 나머지는 모두 유용하게 사용했거나, 이번 여행에서 쓰진 않았지만 다음에도 가져갈 용의가 있음.
펜은 가방에서 쉽게 잡힐 수 있도록 3개를 가져갔는데, 잘 했던 거 같다. ^^ 펜을 찾느라 오래 뒤적거리지 않아도 되서 편했다. 삼각대는 혼자 여행하니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을 거 같아 가져갔는데, 셀카보다는 여행풍경 찍는데 더 중독이 되어 삼각대는 만져보지도 않았다. 다음번 여행에서는 빼도 될 듯 하다. 디카배터리는 추가분을 하나 챙겨가고 충전기도 가져갔는데, 디카충전기를 가져가기 잘했던 거 같다. MP3에 음악도 많이 담아가고, MP3 충전기도 가져갔는데 이것들이 없었으면 여행의 재미가 한결 줄었을 듯 하다. ^^ 전자수첩은 저녁에 하루 지출 내역을 계산할 때 유용하게 썼다. 워낙 셈에 약해서...
태사랑에 올려진 여행일기장을 인쇄한 후, 다른 문서를 철해 놓았던 투명파일로 커버를 만들어 제본했다. 나중에 꾸깃꾸깃하고 찢어질까봐 나름 신경을 쓴 거였다. ^^ 여행기간 내내 가방에서 막 굴려다녀도 때도 안 타고 손상되지 않아서 흡족했다. 다음에 여행을 떠날 때에도 이 일기장을 이용하면 좋겠다.
혼자 하는 여행이기 때문에 땀띠가 좀 나더라도 복대는 꼭 하기로 했다. '태사랑'에 시중 복대보다 더 좋은 복대 직접 만드는 법, 지퍼팬티, 현지에 가면 복대가 훨씬 싸니 태국에서 구입하라는 조언도 많이 있었는데... 고심한 결과 옥션에서 트레블게릴라(?) 복대를 배송비 포함 만원에 구입했다. 허리에 닿는 부분이 매쉬소재라서 시원할 것 같아 선택했는데, 여행지에서 아무리 땀을 많이 흘리고, 비를 맞고, 목에 땀띠가 나도, 허리는 멀쩡했던 것을 보면 꽤 괜찮은 제품인 것 같다.
태사랑에 보니까, 짐을 줄여야 한다며 세안용품은 집에 있는 거 가져가지 말고 현지에서 사서 쓰라고 했는데, 집에 여행용이 있다면 가져가는 것이 나은 거 같다. 여행하다보니 생활편의용품 사러 다니는 것이 2순위로 밀리기도 한다. 폼클이나 클렌징로션은 여행중에 다 떨어져서 BIG-C에서 구입해서 썼는데, 로레알 제품이 태국에서 워낙 싸게 팔다보니 괜찮았다. 태국이 워낙 더운 나라라 땀띠파우더 등을 많이 팔더라. 휴대용 땀띠 파우더도 BIG-C에서 사서 써봤는데 팔다리에서 땀이 흘러내릴 때 유용했다. 비누는 <에라완>, <포선스하우스>에서 매일 두개씩 줬다. 거의 모든 게스트하우스에서 비누를 주는 듯 하니 안 챙겨가도 될 듯. 두루마리휴지도 하나 사가려다가 현지에서 사려고 그냥 두었는데, 이것도 숙소에서 매일 잘 교체해 준다.
수건은, 매일 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나는 베게에 깔 것으로 또 한장은 여유분으로 가져갔는데, 캐리어 내에서 짐을 덮는 용도로 잘 썼다. 참고로 싱글룸에서는 수건을 하루에 한장밖에 안준다.
세제와 옷걸이는 참 유용하게 썼다. 물론 게스트하우스에도 옷걸이가 몇 개 구비되어 있긴 했는데, 내가 가져간 상의 옷걸이 하나가 커서 게스트하우스에서 지급된 큰 수건을 걸어놓기 좋았고, 하의 옷걸이도 매우~ 유용하게 썼다. 참고로 나는 출장을 갈 때도 세탁소에서 주는 하얀철제 옷걸이는 꼭 가져가서 잘 쓰고 버리고 오곤 하는데, 짐은 좀 늘지만 참 좋다. 요즘은 대부분의 콘도, 모텔, 여관에 옷걸이가 있지만 여자들은 옷을 잘 보관하는 편이라 룸메이트가 생긴다면 옷걸이가 부족하다. 내가 쓸 옷걸이는 가져가고 현지에 있는 옷걸이는 양보하는 것이 나는 편하다.
의약품은 대일밴드랑 마데카솔을 비상용으로 사서 갔는데, 정말 다치게 되어 유용하게 썼다. 대일밴드는 최소량은 반드시 챙겨가고, 현지에서 정말 다치게 되면 그 때 추가분을 구입해서 쓰는 것이 좋겠다. 음식을 안가리고 많이 먹었는데, 다행이 설사병이 심하지 않아 정로환은 손도 안댔다. 바르는 모기약도 쓰지 않음. 낮이나 저녁 이동중에 모기에 많이 물린다고 꼭 뿌리라고 했는데, 나는 별로 물리지 않았다.
그리고 지갑 준비에 좀 더 신경을 썼다. 지갑을 들고 다니는 것이 현지 소매치기의 표적이 된다는 글을 읽고 지갑 대신에 화장품 파우치를 이용했다. 작은 파우치에는 바로 바로 쓸 약간의 돈을 넣고, 좀 더 큰 파우치에는 하루동안 쓸 큰 돈을 넣었으며, 여행 내내 쓸 돈과 여권, 현금카드는 복대에 보관해서 돈을 분리했다. 혹시라도 그 중 하나가 도난을 당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리고 큰 파우치에는 옷핀을 달아 가방 내부에 꼭 달아놓아서 한결 안심이 되었다.
분위기있는 카페에서 읽으려고 가져간 알렝드보통의 <여행의 기술>은 가이드북과 자료들을 독파하느라 볼 틈이 없었다. 다음에는 책은 안 가져갈 듯 싶다. ^^ 한시라도 더 거리의 풍경을 눈에 담으려 하다보니 가이드북도 아닌 다른 책의 활자들을 보고 있기는 좀 아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