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섬에서 더 작은섬으로~ 피피섬에서 리뻬섬으로 건너가 먹고 잔 이야기
영화 같은 해변 풍경과 젊음의 에너지 가득한 흥겨운 파티아일랜드 꼬피피에서 며칠을 보낸 후 다음 목적지는 꼬리뻬였습니다. 피피도 면적으로 보면 작은편에 속하는데요, 리뻬는 이보다 훨씬 더 작은 면적이에요.
피피와 리뻬를 연결하는 몇 개의 회사중 우리가 선택한건 타이거라인이에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그 당시에 온라인으로 약간의 할인 프로모션을 하기에 골랐습니다. 1인당 요금이 대략 1,950밧이니까 저렴하지는 않죠. ^^ 일찍 예매한다고 더 싸게 해주는 것도 없는 고정가격 시스템이죠.
피피부터 꼬리뻬까지 연결편이 오전9시, 오후12시 이렇게 하루 두차례 있는데요, 꼬란따가서 배를 갈아타고 꼬란따에서 꼬리뻬까지 다른 섬 들르지 않고 바로 갑니다. 만약 푸껫이나 끄라비 출발이라면 1시간 반 일찍 출발해서 피피로 먼저 가서 합류하는 방식이에요.
타이거라인 홈페이지
https://www.tigerlinetravel.com/
예약과 결제를 마치면 얼마후 메일이 옵니다. 결제완료 메일 말고, 168ferry@gmail.com에서 보낸 ‘Tigerline Ferry Booking Confirmation (Ticket Number: 000000000)’라는 제목의 메일이 중요합니다. 미팅포인트에서 저 티켓번호를 확인합니다. 티켓번호는 메일의 제목, 본문, 그리고 첨부된 PDF파일에 있습니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셋 중 아무거나 보여주시면 됩니다.피피의 타이거라인 미팅포인트는 똔싸이 선착장 바로 입구에 있습니다. 타이거라인에서 보내준 메일의 Ticket Number를 직원에게 보여 주면 스티커를 붙여줍니다.(태국 남부 섬이동 하신 분들은 익숙한 그 스티커)
오전 8시반까지 가서 체크인 후 그 길바닥에서 사람과 짐들로 뒤섞인 상태로 대기 타다가 9시반에야 배를 타고 45분만에 란따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모두 내린 다음 다른 스피드 보트로 갈아타고 2시간 50분을 달려가면 드디어 리뻬섬에 도착이에요.
예전에는 큰 배를 타고 간적이 있는데 이제는 이 두 구간 모두 스피드보트로 운행하네요. 당연히 에어컨 객실은 없고요 파도에 퉁퉁 튑니다. 저는 탈것만 타면 비몽사몽 쿨쿨 자는 체질이라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어요. ^^
꼬피피 똔싸이 선착장에 있는 타이거라인 미팅포인트
https://goo.gl/maps/PDPCJehj97r6rXjn9
똔싸이 선착장
꼬란따 선착장
꼬란따와 꼬리뻬를 연결하는 대형 스피드포트
팟타야 해변에서 내려 우리의 숙소, 워킹스트릿에 있는 에이플러스까지 트렁크 끌고 갑니다. 배낭 지고는 아주 가뿐한 거리이고요 트렁크는 모래사장을 통과할 때가 살짝 좀 힘들었어요. 근데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해도 되니 짐이 많으면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에이플러스는 성수기 기준으로 이 숙소는 미리 예약하면 에어컨 더블룸에 1,450밧 정도인데 현장결제하면 조금 더 비싸요. 대략 1,600밧을 부르더군요. 피피에서 묵었던 아이보리와 비슷한 가격인데 시설이 좀더 좋아요. 객실면적도 비교적 널널한 편이고 에어컨 성능도 빵빵하고 냉장고도 있고 와이파이도 안정적이었어요. 리뻬에는 멋있는 해변가 숙소들이 많이 있는데 저는 그냥 이 정도로도 대략 만족입니다. 이 시기 근처의 대략 비슷한 수준의 숙소에 가격을 물어보니 1,500~2,000밧 이어서 수긍이 가는 요금이었어요. 게다가 좋았던 점이 에이플러스는 부속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주는데 이게 꽤 먹을만했어요. 샌드위치, 바게트 샌드위치, 튼실한 ABF, 뮤즐리, 팬케익 중에서 골라먹는 시스템. 그리고 직접 내려주는 카페라떼도 고소했었는데 제가 커피맛은 좀 미맹이라서 뭐 크게 말할거리는 없고요, 그냥 향도 좋고 부드럽달까... 뭐 그렇습니다.
이 숙소에서 같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에서는 망고도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있어서 과일도 잘 사먹고 여러모로 가격대비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주인장 아저씨도 사람이 사근사근하니 친절해서 스노클링 투어나 다른 이동편도 그냥 숙소에서 사게되었어요. 보증금이 500밧 있으니 체크아웃할 때 잘 받아서 나오면 된답니다.
우리가 묵은 에이플러스
숙소의 아침식사
제가 리뻬에 맨처음 방문했던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이였고 마지막 방문이 대략 십년도 더 넘은지라 그동안의 변화를 듣긴 했었지만 이번에 방문해서 직면해보니 뭔가 천지개벽한 느낌이 들지않겠어요. 어떤 사물이든 일이든 사람이든간에 첫인상이 중요하게 각인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걸까요... 맨 처음 이곳을 방문했던 20년전의 그때와 비교가 되버립니다. 그러니까 온통 먼지 풀풀 황토색 오솔길을 힘겹게 걷고, 작살로 물고기 잡아서 불 피워서 점심으로 먹었던 스노클링 투어에서의 전경 등이 오버랩되니 지금 현재 세븐일레븐이 두 개나 생기고 멋지고 힙한 숙소들이 줄지어 서있는데다가 뚝뚝도 다니고 무인빨래방도 있는 현재의 모습이 진짜 상전벽해 같이 다가왔습니다.
근데 오랜만에 방문한 저나 이렇지 요근래 리뻬를 활발히 방문하신 여행자들은 이 모든 것들이 무척 자연스러울거에요.
2004년의 리뻬 잠깐 감상해 보세요~
팟타야 해변
팟타야 해변과 선라이즈 해변을 잇는 길. 지금의 워킹스트릿 자리
푸우 바. 그때부터 지금까지 존재하는 몇 안되는 업소죠. 물론 지금은 다른 모습이지만요.
스노클링 투어때 점심식사는 통발에서 고기를 꺼내 바로 구워 줬어요.
오늘날의 꼬리뻬 풍경입니다.
숙소에서 주는 든든한 식사를 느즈막히 먹고나면 배가 빨리 꺼지질 않아서, 하루에 저녁 한끼만 사먹게 되었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식당이나 살짝 끄적여봅니다. 좋아서 2번 갔던 곳도 있었고 약간 이해가 안되는 곳도 있었어요.
엄 쁠라파오 Aom Pla Phao
https://goo.gl/maps/xGFZg1DNC8Zn3zfS9
리뻬섬에서 워킹스트릿 선라이즈 해변 쪽 세븐 삼거리에서 우회전해서 걷다보면 나오는 식당입니다. 친절한 무슬림 아주머니들이 운영하는 곳이였어요. 가게 이름은 엄 쁠라파오(엄 생선구이). 그날 잡은 생선을 바비큐해주는 작은 매대가 있는데, 도미같이 생긴게 150밧, 커다란 전갱이가 100밧이었습니다. 여기에 각종 덮밥식사가 80밧에 볶음요리가 100밧, 쏨땀이 60밧 정도였나 했는데 볶음요리는 좀 실망되는 맛과 가격이였지만 다른건 좋았어요.
덮밥도 아주 튼실했고 맥주를 시키면 다른 상점에서 사와서 테이블로 가져다주는데 한병에 70밧을 받더라고요. 이 가격은 세븐일레븐보다 저렴하고 다른가게에서 사온 가격에서 한푼도 더 붙이지를 않았어요. 오오~
그래서 이 식당은 두번 방문하게 되었어요. 두 번째 갔을 때는 작은 생선들도 포함해서 총 3마리를 시켰는데 작은건 단돈 50밧정도 했던듯해요. 집에서 생선 구우면 냄새가 너무 나서 이렇게 여행 나와서는 바비큐를 왕창 먹어둬야합니다. 다만 생선에 따라 맛이 좀 달라요. 이날 시킨 것 중 작은건 감칠맛 있고 맛있었는데 큰 놈은 살만 많고 아무 맛도 안나더라고요.
아무튼 생선 세 마리에 각자 덮밥과 쏨땀, 맥주까지 빠방하게 먹었는데도 600밧이 좀 안되게 나왔네요.
여기서 키우는 고양이가 우리의 생선요리에 너무 눈독을 들여서 테이블에 자꾸 올라와서 조금 힘들었어요. 그래도 나중에는 두툼한 살을 나눠주었어요. 사실 우리 둘이서 다 못먹을 양이기도 했고요.
달걀 여주 볶음
해물 바질 볶음(팟 까파오 탈레) 덮밥
두가지 생선구이
쏨땀
탈레 팟 프릭(해물 고추 볶음) 덮밥
생선 세마리 구이
타이덤 Thaidurm
https://goo.gl/maps/26RQ5rxca58pNrzg7
이 식당은 세븐 삼거리에서 선라이즈해변로 가는 골목으로 들어가면 진행방향 오른쪽에 있는 곳이에요. 구글지도 평점이 괜찮아 간 곳이에요. 덮밥 2개와 해물커리볶음(탈레 팟 퐁까리), 그리고 생선튀김과 맥주를 시켰어요. 음식맛은 괜찮은 편이고 해물커리도 양도 꽤 많더라고요.
근데 좀 이상한게 덮밥의 경우 메뉴판에 명시되어있는 메뉴가격에서 20밧을 더 받습니다. 밥이 추가되어서 그렇다는데 이런 시스템은 태국에서 처음이에요. 보통 요리를 덮밥으로 시키면 더 싸거든요. 그리고 맥주가 한 병에 120밧이어서 엄에 비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식당들이 대략 100밧 받는것에 비해서도 좀 비싼편이였어요. 음식맛은 괜찮은 편입니다.
카나 무껍(튀긴삼겹살 중국 케일 볶음) 덮밥
탈레 팟 퐁까리(해물 커리 볶음)
쁠라 춥 뺑텃(생선살 튀김)
삼거리 세븐 앞 고기 구이-튀김집
https://goo.gl/maps/1EmFizyDxTvhJ6J2A
오후가 되면 이 고기구이집에서 연기 풀풀내면서 고기를 굽고 튀기는데 바로 맞은편에 세븐이 있어놔서 이 위치는 정말 나름 핫플이라고 볼 수도...^^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라고는 노상에 달랑 한 개뿐이라서 대부분은 각종 고기들을 테이크어웨이 해가는데 우리는 마침 자리가 나서 앉아서 먹게되었어요. 닭고기구이와 튀긴 돼지갈비인 씨콩무와 튀긴 돼지고기 이렇게 3종에 찰밥까지 2개해서 총 200정도밖에 안나왔어요. 음료수나 맥주는 사다가 먹어도 된답니다.
아저씨 혼자서 굽고 튀기고 자르고 무게달고 포장하고 손님응대까지 하느라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고 먹는 우리도 테이블 정리하고 수저 꺼내고 음료수 사오느라 부산스러웠지만 생각해보면 즐거웠던 식사였어요. 이런 노상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후리한 바이브가 있어요. ^^
섬에서 자고 먹고 해변라이프도 즐기고 스노클링도 하고나니... 이제는 이 작고 예쁜 섬을 떠나야할 시간입니다. 이 섬을 떠나 다른분들은 어디로 향하셨나요.
대부분은 빡바라 행일거 같긴한데... 여기서 말레이시아의 랑카위로 넘어가는 여행자분들도 많이 있으시겠죠. 우리처럼요.
2023년 성수기 기준으로 우리가 탄 랑카위의 쿠아 제티행 표는 오전 11:30분 출발 1인당 1200밧이에요.
파타야 해변에서 바다를 등지고있을 때 오른편의 이민국 출장소에서 출국 수속과 탑승 체크인을 합니다. 예상보다 제법 많은 여행자들이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군요.
지루한 기다림과 수속을 마치고 여권을 맡기면 우리는 각자의 번호가 호명되길 기다려 긴꼬리 배에 실려 바다 한가운데에 떠있는 여객선으로 옮겨타게 됩니다. 이 배는 에어컨이 나와서 덥지않게 이동할수 있었어요.
배에서 역시나 졸다 깨다 하다보면 승무원이 각자의 여권을 나눠주는데 여권 이름을 부르는게 아니고 나라이름을 부릅니다. 그 많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나라 이름만 듣고도 귀신같이 알고 착착 받아가요.
이렇게 리뻬섬을 떠나 말레이시아로 입국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