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없이 다니던 저였지만, 로터스 게스트하우스와의 인연은 정말

  저에겐 행운이었고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존 리와의

  술자리에서 무심하게 꺼낸 한마디....'사장님, 입구에 코끼리 얼굴만 크게

  두개 만들어서 기둥에 붙이면 어떨까요?' '만들수 있겠어?' '(술먹은 나)

  그럼요!'  그 뒤로 흙과 석고를 구하러 대학교와 공장을 뛰어다니고, 마침

  태국을 여행중이던 같은 조소과 친구를 불러 온갖 설득끝에 작업에 끌어들여,

  그리고 11년만에 로터스에서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동창의 동생과 처음

  로터스에 체크인할 때 식중독에 걸려 내가 업고 들어온 독일 청년 크리스와

  섬세한 미국인 그렉 등등, 여러 가지 국적과 전공을 가진 사람들이 총동원

  하여 길이 1미터 50cm짜리 거대한 코끼리 얼굴 두개를 4일만에 흙작업부터

  석고 수정, 그리고 설치까지 끝내고 왔습니다. 준비기간까지 12일이 걸린

  작업이었기에 말그대로 감동이었죠. 매일 새벽 5시에 자야하는 강행군

  이었지만 여러 친구들과 존 리, 그리고 그의 태국인 가이드들과 함께 했던

  즐거웠던 날들을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혹시 치앙라이에 가시게 되는

  분들은 코끼리를 확인해 주세요. 아직까지 잘 걸려 있는지 불안하네요.

  그리고 사장님. 술 좀 적당히 드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겨울에 다시

  뵙겠습니다. 행여 코끼리 부셔졌다면 석고 사다가 땜빵하시구요.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보고싶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