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처리항공권 판매로 유명한 여행사 '땡처리닷컴'이 자사 도메인 주소를 경쟁업체에 내줄 처지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여행사 업투어가 땡처리닷컴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땡처리닷컴은 도메인 'www.072.com'을 등록이전하고, 손해배상금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땡처리닷컴은 마감시한이 임박한 항공권을 저가에 파는 땡처리항공권 판매를 통해 연간 2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저가 항공권을 이용하려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입소문난 곳이다.

하지만, 땡처리를 뜻하는 '072'를 먼저 낚아챈 곳은 업투어였다. 업투어는 지난 2007년 '072닷컴'을 서비스표로, '072air.com'을 도메인으로 각각 등록했다.

땡처리닷컴 서비스표(위가 예전 서비스표, 아래가 현재 서비스표)

반면, 땡처리닷컴이 도메인 '072.com'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무렵부터였다. 땡처리닷컴은 '072.com'이 들어간 서비스표도 2010년에 이르러서야 등록했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도메인 이름이 비슷한 두 여행사를 혼동하는 소비자들의 문의 글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결국 경쟁관계에 놓인 두 여행사의 도메인 쟁탈전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졌고, 승리를 거머쥔 곳은 업투어였다.

재판부는 "항공업을 뜻하는 'air'를 제외하면 숫자 부분이 완전히 동일해 원고에게 도메인 이름에 대한 정당한 권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땡처리닷컴은 더 간단한 도메인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땡처리항공권을 찾는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고, 원고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려는 사람들까지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땡처리닷컴이 숫자 072가 들어간 서비스표를 사용함으로써 원고의 서비스표권을 침해했다는 원고 측 주장도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땡처리닷컴은 "동종업계에서 주지성을 취득했고, 영업 규모도 원고에 비해 월등히 크기 때문에 후발주자에 불과한 원고가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손해배상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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