뎅기열 발병기
뎅기열 Dengue Fever
뎅기열은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으로 동남아에서는 꽤 흔한 질병입니다.몸살과 비슷한 증상 때문에 이 병에 걸렸으면서도 모르고 그냥 낫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지난 5월 말 뎅기열에 걸려 이제 2주 남짓 지났습니다.저도 처음에는 뎅기열일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고 며칠 전에서야 피검사를 통해 비로소 알았습니다.여행자들이 뎅기열에 걸리고도 몸살 정도로만 생각하고 나중에 심각해지도록 방치해 둘 수도 있으므로 이글을 잘 읽어보시고 혹시라도 비슷한 경과가 있으면 꼭 병원에 가보세요.
감염 - 5월 25일
정확치는 않지만 대략 이날 저녁에 물린 모기로부터 감염된 듯 합니다. 쌍클라부리의 시장 노점입니다 ㅠㅠ
5일차
몸이 좀 이상하다고 처음 느낌이 오더군요. 발목, 목, 귀 뒷쪽 등의 임파선 부분에서 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어떤 정보에서는 잠복기가 2~4주 정도가 되기도 한다는 군요.
6~7일차
서서히 몸살 증세가 나타납니다. 근육통, 관절통, 그리고 약간의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8일차
잠들기 직전에 갑자기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오한이 무척 심하게 왔습니다.
9일차
극심한 오한은 없지만 보통의 몸살 수준으로 꾸준히 아픕니다. 낮보다는 밤에 심한 듯.온 몸이 간지럽습니다.(미세하게 가려운 증세)입맛을 완전히 상실합니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쓴맛만납니다.
10일차
등 부분과 허리가 아파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11일차
피부 아래에 모세혈관이 터진 것처럼 팔과 가슴팍에 붉은색 작은 점들이 생깁니다.몸살 기운(오한, 근육통, 관절통)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12일차
팔다리에 두드러기 같은 발진이 생겨 이때 처음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의사, 피검사 해보잡니다. 한 시간 뒤... 뎅기열이라고 통보 받습니다.
뎅기열은 혈액 검사 수치상에서 혈소판(platelet) 수로 확인합니다.140~400이 정상범위인데 제 것을 보니 60이더군요.뎅기열에 걸리면 왜 혈소판이 감소하는지는 모르겠네요.
병원에서 약 받고 이틀 뒤에 다시 검사하기로 했습니다.뎅기열은 치료약이 없습니다. 그냥 증상만 완화시키는 약을 받을 뿐입니다.치앙마이에서 가장 좋다는 병원에서 이 날 받은 약도 타이레놀과 비타민C가 전부.
13일차
몸살 기운은 거의 없어졌습니다만 팔다리에 발진은 여전합니다.입맛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14일차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다시 한번...혈소판 수치는 여전히 낮습니다.(53)
뎅기 바이러스 검출 테스트도 했습니다. Dengue IgM이 Positive로 나왔습니다.
발진 이외에 별다른 증세도 없고 몸도 많이 좋아져서 다른 곳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의사 선생님 허락 받았습니다. 다음 검사는 10일 후에...
16일차(오늘)
팔다리에 좀 힘이 없는 것, 그리고 자리 부분의 약간의 발진만 빼고는 몸도 마음도 정상입니다.고생한 것에 비해 체중은 그리 줄지 않았네요 (-1kg)
뎅기열은 우리에겐 생소한 병이지만 생각만큼 심각한 병은 아닙니다.
그냥 며칠 심하게 몸살 앓았다고 생각하면 될 정도로 별다른 증세도 없습니다.
두통약 잘 먹고, 며칠 잘 쉬면 자가 면역 체계로 저절로 낫는 병입니다.
다만 혈소판이 감소하므로 몸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혹 운이 나쁘면... 뎅기열이 뎅기 출혈열로 발전시에는 내장 출혈 등으로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하지만 이 경우에도 병원에서 링거 등을 맞으며 치료를 하면 사망률을 1~2%로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