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자 보험
휴가철 동반자 해외여행보험
출판사에 다니는 김모(33)씨는 지난해 여름 터키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스마트폰을 도둑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져갔던 DSLR 카메라도 고장 나버렸다. 김씨는 "터키가 치안이 불안하다고 해서 출국 전 공항 보험사 카운터에서 해외여행자보험을 가입했던 덕을 톡톡히 봤다"고 했다. 현지 경찰에 도난 신고했음을 증명하는 서류, 카메라 수리 영수증 등을 귀국 후 보험사에 제출하자 자기부담금을 빼고 38만원을 보상받은 것이다.
사진=오종찬 기자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연간 출국자 수가 2000만명에 육박하면서 해외여행자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여행자보험은 여행 기간 3개월 안에 발생하는 상해, 질병, 휴대품 도난·파손, 배상 책임 등을 보상하는 보험 상품이다. 최근에는 항목별 담보를 원하는 대로 넣거나 빼고, 액수까지 조정할 수 있게 바뀌는 등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손보험 있으면 해외 의료비 보장 특약에 가입해
해외여행자보험은 보통 여행 중 상해로 인한 사망·후유장애를 보장하는 주계약과 그 이외의 사고를 보장하는 특별계약(특약)으로 구성돼 있다. 특약 가입 여부에 따라 해외에서 입은 상해·질병으로 발생한 의료비,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치러야 하는 배상, 소지품 도난·파손으로 발생하는 손해 등을 보상받을 수 있다. 여권 재발급 비용, 여행 취소 비용 등 담보 종류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특히 의료비의 경우 질병으로 인한 해외 의료비, 상해로 인한 해외 의료비, 국내로 귀국한 이후의 입원비와 통원비(질병·상해 각각) 등으로 보장 내용이 세분화되어 있다. 소비자 필요에 맞게 특약을 선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질병으로 인한 해외 의료비 특약에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해외여행 보험 가입자들이 가장 보험금을 빈번히 받는 항목은 해외 의료비(질병)이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여행 중 질병으로 해외 의료 기관에서 쓴 의료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 1만건당 84.1건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해외에서 발생한 의료비를 지원하는 특약에 가입한 비율은 56%에 그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개인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 국내 발생 의료실비 특약은 추가로 가입할 필요가 없지만, 해외에서 발생한 치료비는 (해외여행자보험의) 특약을 가입해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등 의료비가 비싼 나라로 여행을 갈 경우 해당 특약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휴대품 손해는 개당 20만원까지 보장
최근에는 물품이 도난당하거나 파손됐을 경우 손해를 보상해주는 휴대품 손해 담보도 인기다. 도난당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휴대품 손해는 보험 가입 금액 한도 내에서 휴대품 1개당 20만원까지 보상한다. 단, 사고 증명서(도난 증명서, 현지 경찰 확인서 등), 손해 명세서(손상물 수리 견적서, 파손된 휴대품의 사진 등), 피해품의 구입 가격 및 구입처 등이 적힌 서류를 보험사에 제출해야 한다. 손해보험협회는 "현지 경찰서에 신고할 수 없는 상황인 경우엔 목격자를 확보하여 육하원칙에 따라 상황에 대한 진술서와 연락처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한화손해보험, 농협생명은 최대 100만원까지 휴대품 손해를 보장한다.
하지만 여행자의 실수로 인한 분실 등은 보상 대상이 아니다. 현금, 유가증권, 항공권, 원고, 설계서, 동식물, 의치, 콘택트렌즈 등도 보상 범위에서 제외된다.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보험료 절반쯤 절약
해외여행자보험은 보험설계사, 보험사 영업점·대리점을 통해 가입할 수 있지만,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직접 가입하는 게 가장 싸다. 보험다모아(www.e-insmar ket.or.kr) 사이트에 접속하면 회사별 해외여행자보험 가격을 대략 확인해볼 수 있다.
해외여행자보험은 보험사마다 보장 담보, 보상 금액이 다른 만큼 금액과 보장 범위를 따져보는 것이 좋다. 롯데손해보험·현대해상은 가족이 함께 가입하면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농협손해보험 상품은 담보 종류와 금액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정이 가능하다. 삼성화재는 4시간 이상 항공기 지연·결항으로 발생하는 비용, 수화물 손실 및 지연 등으로 인한 손해 보상 등 다양한 특약을 갖추고 있다. 현대해상 상품의 경우 비행기 탑승 전이면 공항에 도착해서도 모바일을 통해 가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의 경우 99세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MG손해보험은 가장 보험료가 저렴(보험다모아 기준)하다.
해외여행자보험은 여행 2~3일 전 미리 가입하여 가입 내역을 확인하고 서류를 챙기는 것이 좋다. 하지만 미리 가입하지 못한 경우 공항에 있는 보험사 창구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삼성화재와 에이스손해보험은 인천공항 창구를 운영한다. 단, 공항 창구에서 가입할 경우 인터넷 판매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손해보험협회는 "여행사에서 가입해주는 여행 보험은 보상 한도가 낮아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며 "보험 가입 내역을 살펴보고 부족하다면 추가로 여행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