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예술문화 센타- 해자 안 중앙에 있으니 한번 들러보세요
치앙마이는 다녀보면 정말 사원의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골목 여기저기, 길 이쪽저쪽에 사원이 정말로 많아요. 뜨거운 볕 아래서 끝없이 이어지는 사원 순례가 끝나셨나요? 그럼 삼왕상 근처의 치앙마이 예술&문화센타에 들어오셔서 에어컨 바람 쐬며 치앙마이 역사에 대한 관람 한번 해보세요.
삼왕상, 그러니까 3명의 왕의 동상이 있는 곳에 있는 바로 그 건물입니다. 랏차담넌 길을 따라 해자 중앙 방향(왓 프라씽 쪽이며 서쪽)으로 한참을 쭈욱 걸어오다가 진행 방향 우측에 허브 상점이 보이면 우회전하세요. 우회전해서 올라타는 길 이름은 프라뽁끌라오Phra Pok Klao네요. 음... 좀 이름이 어렵도다. -_-;; 이 길을 타고 계속 전진하시면 진행 방향 왼쪽에 삼왕상이 있는 게 보이시죠? 바로 거기에요. 위치 설명이 좀 괴발개발한데 지도 보시면 감각적으로 딱 알게 되실거에요.
지도 http://bit.ly/dKeExd
참고로 삼왕상의 세 왕은... 가운데는 란나의 멩라이 왕이고 나머지 두 명은 쑤코타이의 람캄행 왕, 파야오의 응암므엉 왕입니다. 친구 사이인 세 왕이 의논하여 란나의 새 수도를 치앙마이로 결정했다지요... 동상을 보면 왕들이 아주 젊고 건장하게 잘~ 생겼습니다. 실제는 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왕들 일수도 있는데 암튼...
일단 건물의 외관 자체가 상당히 고풍스럽네요. 원래 90여년 된 치앙마이 정부 청사 건물이랍니다. 입장료는 1인당 90밧이에요. 전시관은 1층과 2층, 이렇게 2개 층으로 되어 있는데요, 맨 처음에는 일단 직원의 안내에 따라 프로젝터로 나오는 영상을 봅니다. 하지만 정직하게 말하자면... 뭐라고 말하는지도 잘 알 수가 없네요. 치앙마이의 대략적인 역사를 알려주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 고구려, 신라, 조선왕조 역사도 지금 가물가물한데... 태국 북부 역사 들어본들, 뭐~ 아 글쿠먼~ 하는 정도지 우리한테 깊은 감흥을 주지는 못해요.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이 신라 역사에 대한 이야기 듣는다 한들 그 감흥이 제대로 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아니!! 그런 거라면 뭐 하러 여기 오라고 하는거야? 라고 하실텐데... 1층은 약간 지루한(제가 보기에는) 전시물과 사진들로 꾸며졌습니다만 2층은 볼만합니다. 1층에 있는 전시물들은 주로 태국 북부의 오래전 역사와 지형 그리고 발굴픔 등등... 일반적인 박물관의 분위기랑 크게 다르지 않네요.
2층에는 근세 시대의 생활상을 구현해 놓은 생활관이 전시되어져 있는데요, 일단 마네킹이 백화점에 전시되어 있는 그 패션 모델 마네킹이 아니에요. 그 점이 좋군요. 그 짙은 눈썹 오똑한 코 분홍 입술의 미남 마네킹이, 예스런 고산족 부족 옷 입고는 가늘고 긴 손가락을 뻗대고 있는 포즈 보면 얼마나 언발란스해 보이고 감흥이 훅~ 떨어지는지 말입니다. 하여튼 여기는 사람 형상을 좀 더 실제에 가깝게 재현해 놨는데, 그 의도는 좋은데 기술이 모자란건지 컨셉이 그런 건지... 그 형상이 약간 좀비 같습니다. 얼굴이 관에 들어갔다가 한 반 년쯤 후에 꺼낸 모양이어서 어린 아이들 중에 겁이 많은 애들이라면 약간 뒷걸음질 칠 수 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꽤 잘해놨어요. 볼만 하네요. 생활관 후미진 구석에 한참 숨어 있다가 넋 놓고 구경하며 걸어오는 요왕에게 ‘왁~’ 하고 겁을 줬는데 진짜 놀래더라구요. 내 남편 심장마비 일으킬 뻔 했습니다.뭐 어쨌든... ^^ 그랬다구요.
그 외 2층의 이 방, 저 방을 둘러보시면 베틀 짜는 분도 만날 수 있구요, 그 분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수공예 직조품과 그 외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관람객은 그다지 많지 않아서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관람을 마칠 수 있었는데 이건 시기에 따라 좀 다를 수 있겠네요. 어린이 동반 여행자라면 한번쯤은 꼭 가보세요. 계속 비슷한 모양의 왓(사원)을 보는 것과는 달리 이곳은 또 다른 교육적인 감흥이 있습니다. 찾아가기도 쉽고 입장료도 저렴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