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뻬] 3월의 꼬 리뻬-들고 난 이야기와 우기의 분위기
원래 3월의 꼬 리뻬는 청명한 날씨를 자랑하는 시기인데요, 이번에는 폭우가 쳐서 3월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비수기 무드를 아주 그냥 듬뿍~ 느끼고 돌아왔어요. 아~ 4월 말부터 시작되는 비수기에 리뻬가 이런 모양새로 변하겠구나 하는 걸 3월에 미리 체험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쩝...-_-;;
원래 리뻬의 이야기에는 스노클링 후기가 빠져서는 안 되는데요, 이번에는 스노클링을 못했다지 뭡니까. 그래서 섬으로 들어가고 나오고 먹고 자고 한 것 밖에는 달리 없어요. -_-;; 올해 성수기에 리뻬섬에서 스노클링 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바닷 속 환경이 어떻든가요? 대신 좀 들려주세요.
일단 들어가기~
리뻬 섬은 매우 작은 섬이고 육지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때그때 기후의 영향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곳이에요. 그래서 선라이즈 해변 북쪽의 모래톱 지형이 바뀌기도 하고요 물색도 파타야 쪽(남쪽 해변)이 좋았다가 선라이즈 쪽(동쪽 해변)이 좋았다가 뭐 이런 식으로 변덕이 좀 심합니다.
뜨랑에서 리뻬행 조인트 티켓을 650밧에 주고 들어갔습니다. 뜨랑에서는 9시에 출발했어요.
빡바라 항구에 가보니 핫 프로모션 이라면서 리뻬 섬에 접안하는 긴꼬리 보트 요금을 포함해 스피드 보트가 400밧이라고 적어놓은 가판대를 발견했는데요. 항구에 거의 접해서 바다를 향해서 섰을 때, 오른쪽에 있더라구요. 그래도 일단은 미리 사놓는 게 안전하긴하죠. 프로모션이야 언제 내려갈지 모르니까요.
이번에 빡바라 항에서 오전 11시 30분 출발 분다야 스피드보트를 타고 들어갔는데요. 와우~ 리뻬 섬 상륙 30분 전부터 파도와 비가 우르릉 쾅쾅~하는 거에요. 원래는 파타야 해변에 배가 정박하고 있으면 긴 꼬리 보트(50밧)로 섬에 다다르잖아요. 이번에는 선라이즈 해변에 직접 배를 갖다 댑니다. 도저히 긴 꼬리가 오고갈 상황이 아니에요. 그야말로 쏟아지는 비속에서 토하는 사람, 우는 아기, 배낭과 캐리어를 이고 지고 상륙작전 했습니다.
게다가 우리 바로 옆자리 아저씨는 뭐에 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플라스틱 통에 살아서 꾸물거리는 노란 애벌레를 잔뜩 넣고서는 그 통을 애지중지 하더라구요. 숨구멍 열어놓느라고 뚜껑도 안 닫구요. 그 애벌레 통까지 뒤집어 엎어졌으면 정말 배안에서 뭔 사단이 났을지도...
하여튼 이거 뭐 군복만 안 입었지 그냥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첫 장면 그 자체인데요. 바로 앞의 따루따오 카바나 방갈로에서 배에서 내린 모두가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가 비가 어느 정도 그치기를 기다려 숙소 이동했어요. 웬만하면 따루따오 카바나 방갈로에 묵으려고도 했는데 500밧짜리 모던 스타일의 롱하우스가 너무 칙칙한 느낌이라서 패스~ 했어요. 그래도 절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기도 하고 여기는 높게 자란 카주아리나(호주 소나무) 덕분에 더위도 덜하니까 혹시 묵으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듯해요.
우리 배에는 파타야 해변에 숙소를 예약한 중국인 커플이 있었는데, - 여기다 내려다 주면 우리는 어떻게 거기까지 가요?!!! - 라며 투덜거리더라구요. 어떻게 가긴... 비 그치면 오토바이 택시 타고 가야지.... 하여튼 난리 북새통이었습니다.
리뻬에서 묵은 숙소 이야기는 이미 요왕이 게스트 하우스 게시판에 올렸으니 그걸 참고해주세요.
리뻬 있는 4일 내내 비오고 흐린날씨였다
날씨가 이렇다는 걸 미리 예감한 현지 주민들은, 임시 휴업을 하고 벌써 육지로 튀었더라구요. 우리 같은 물정 모르는 여행자들만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버렸지요. 그래서 문 닫은 숙소와 식당도 많았어요.
이번에 리뻬섬에서 저의기 실망을 한 것이... 여행자들이 이렇게 많이 와서 돈을 쓰면 그 돈의 일부라도 좀 섬 청소에 써야 될 텐데, 도무지 관청에서 그런 면에는 전혀 신경을 안 쓰는지 해변과 길 사이마다 쓰레기가 아주 그냥 널렸어요. 물론 전부 섬에서 버렸다기 보다는 바다에서 떠밀려 들어온 것들도 있긴할테지만, 노느니 염불한다고 지역 주민들이 새마을 운동이라도 해야 될 텐데... 하긴 태국 국민성에 너무 많은걸 바라는 건가요. -_-;;
그러고 보니 피피섬에 들어갈 때 ‘환경보호비’ 명목으로 일인당 20밧씩 받잖아요. 정말 그 돈으로 피피섬은 쓰레기 없이 말끔해 졌나요? 만약 개별적으로 걷는 그 많은 돈들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 표가 안 난다면 정말 태국 자체에 실망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게다가 올해 리뻬섬에는 개들이 왜 그다지도 많은지 자기들끼리 아주 러브 아일랜드를 만들어가지고 큰 개들의 숫자도 많이 늘었고 강아지들도 아주 많더라구요. 강아지야 지금 보면 아주 이쁘지만 6개월만 지나면 그냥 주둥이 삐죽 나온 똥개가 되어서 컹컹 짖고 다니겠죠.
서양인들은 개를 전혀 안 무서워 하는 줄 알았는데, 두 명의 서양 여성들이 자기들 앞에서 미친듯이 컹컹 짖어대는 개들을 보고는 무서워서 길을 못 가더라구요. “에브리웨어 독...”이러면서 난감한 표정 짓고는 다른 남자 여행자들 도움 받아 길 가던데요. 아~ 이 상콤한 동질감이라니.... 해변에 개도 어느 정도 뛰놀아야 운치가 있고 목가적이지, 이건 뭐 개판에다가 아무데서나 똥을 누고 오줌을 싸니 아주 밉상꾸러기입니다.
재작년에는 스노클링 투어가 루트에 따라서 450/550밧 했었는데요, 이제는 각각 100밧 더 올라서 550/650이더라구요. 하긴 가솔린 값이 치솟으니 어쩔 수 없지요.
에어아시아가 KL-서울 구간을 취항 하면서 리뻬섬에서 말레이시아의 랑카위로 가거나 랑카위에서 리뻬로 오는 여행자분들 계실테지요. 리뻬섬에서 랑카위 가는 스피트 보트는 여행사에 따라서 1,150~1,200밧 정도이구요. 타이거라인에서 운항하는 그냥 익스프레스 보트는 750~850밧 정도를 불러요. 그런데 타이거라인은 오후 시간대에 출발하는 거라 영 타기가 좀... 랑카위 도착하면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있을테니까요. 이건 각자의 여정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있겠군요.
하여튼 이 운항 시간대는 시기와 여행자의 수에 따라 상당히 가변성이 있으니까 그냥 참고로만 해주세요. 바다 상태가 안 좋으면 전날 예약 받아놓고 배가 취소 되기도 합니다. 저도 그 광경을 봤는데요, 랑카위 갈 여행자들이 짐은 다 싸들고 배 타러 해변으로 나왔는데 바로 현장에서 운항이 취소 됐다는 통보를 받고 아주 와글와글 난장판이더라구요.
올해 이 섬에서 한 액티비티는 숙소 앞마당 쓸고 닦기, 비 잠깐 안 올때 해변 나갔다가 금세 내리는 비 맞고 숙소로 뛰어오기가 전부였어요.
인터넷은 대부분 1분에 3밧인데요 잘 찾아보면 2밧인 곳이 있습니다. 위치는 워킹 스트리트를 타고 섬 안쪽으로 계속 가다가 와린 리조트 가기전의 FINO 피자 식당이 있는 사거리에서 획~ 우회전하시면 걷는 방향 왼쪽에 평면 모니터를 놓은 인터넷방이 있어요.
빨래는 1킬로에 50밧으로 적당한 가격이네요. 아이스크림도 한 스쿱에 20밧 정도고, 도넛도 개당 15밧 정도여서 자금자금한 주전부리 가격은 저렴한 편이에요.
먹는 건 먹는 이야기 게시판에 따로 올렸으니 한번 보세요~
너무 많아진 개들
해변의 쓰레기들
어쨌든 내내 빈둥거리다가, 쓰린 마음을 하고는 리뻬에서의 3일째 밤을 마지막으로 하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나가는 날!!! 오~ 어쩜 이렇게도 운빨이 우리를 비웃어 주실까요. 나가는 날은 아주 볕이 짱짱합니다그려. 나갈 때 비 안 맞고 가는 걸 다행이라 생각해야될까요. 그날에는 스노클링 투어 하러 나가는 긴 꼬리 배도 당당하게 바다로 나가는군요. 아주 그냥 속이 상하기도하고 동시에 부러움의 레이져가 눈에서 발사되어져, 산뜻하게 출발하는 그 긴 꼬리 보트를 태워먹을 기세입니다. 죄 없는 긴 꼬리 보트에게 왠 심술이람...
그날 나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사나흘 전에 들어온 사람들이라 표정이 아주 만감이 교차하더라구요. 다른 태국인 아줌마도 - 우후~ 섬에서 내내 방에만 있었다구.... - 뭐 이러구요.
리뻬에서 우리는 핫야이로 가게 됩니다.
리뻬-핫야이 시내 구간은 스피드보트+미니밴으로 1인당 550밧을 받네요. 예전보다 좀 내린건가...? 핫야이 공항은 핫야이 시내보다 더 짧고 그래서 시내에서보다 먼저 내려줌에도 불구하고 약 100~200밧정도 더 비싸더라구요. 헐~ 어차피 가는 길에 내려다 주는 건데 말입니다.
리뻬에서 빡바라로 나가는 배가 오전 9시 출발, 10시 출발 이렇게 있던데 어차피 빡바라 항에서 핫야이 가는 미니밴은 11시 반이 넘어서야 출발하니까 굳이 리뻬에서 9시 출발을 탈 필요는 없겠어요.
이 부분은 예약 할 때 여행사에 한번 물어보세요. 빡바라 항에서 미니밴이 몇 시에 출발하는지요.
빡바라 항에서 핫야이까지 거의 2시간 반이 넘게 걸렸습니다. 빠르게 오면 2시간 만에도 오는 길인데 차에 적정 인원보다 많이 태우고 짐도 너무 많아서 속력을 많이 내질 못했습니다. 세 사람 앉는 자리에 네 명이 타고 왔어요. 흑흑... 우리를 스몰피플이라고 하면서 체구가 작은 다른 백인 둘이랑 억지로 3좌석에 4인 앉기 만행으로 구겨넣지 뭡니까. 췟!! 하여튼 이것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복불복이라고 봐야 할테지요. 그러니 혹여 비행기 타실 분들은 시간에 충분한 여유를 두셔야 할듯해요.
이렇게 비루한 리뻬 후기를 끄적이는 이유는, 올해 날이 좋았을 시절에 머물렀던 여러분들의 바닷속 이야기가 궁금해서입니다. 내년에도 갈만할지 아닐지 심히 궁금해져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