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터미널21 -사진찍기 좋은 흥겨운 쇼핑몰
아속역에 새로운 쇼핑몰이 오픈했다는 소식은 들었었는데, 저는 쇼핑에는 워낙 관심이 없다보니 올 초에 방콕에 잠시 있을 때도 카오산에서 아쏙까지 가기가 급 귀찮아져 버려서 그냥 빈둥빈둥 거리고 있었어요. 하긴 전 쇼핑뿐만 아니라 맛사지도 불편하기 그지없어서 피하고 액티비티에도 영 굼떠서 태국 여행할 때 돈이 그다지 안 든다는... 이런 생활은 정말로 바람직한 게 아닌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숙소가 BTS역 근처인지라, 심심하기도 하고 BTS 타고 슈숭~ 가봤는데, 와우~ 여기 재미있는 쇼핑몰이네요. 쇼핑몰의 층별 구성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이 게시판에서 닉네임 돌아감님이 이미 상세히 써주셔서 그 게시물을 참고로 하시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층별로 세계 유명도시의 이름을 붙여놓고, 그 도시에 걸 맞는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 꾸며놨어요. 쇼핑몰 내부의 직원들 복장도 층별 도시 분위기에 맞게 입었던데, 이런 점 때문에 약간 놀이동산 분위기도 나는 듯...
도쿄라고 이름 붙여진 층에 가보면, 일본의 사원 앞에 꼭 세워져 있는 붉은색 도리이가 줄지어 서있고 이스탄불이라는 층에 가보면 중동 분위기 나게 꾸며놓고 뭐 이런 식인데요.
원래 대부분의 큰 쇼핑센타들이 내부 사진 촬영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잖아요.(근데 이거 왜 그렇게 하는 건가요? 관계자 계시면 설명 좀... 그냥 궁금해서요.)
여기는 분위기가 완전 뭐랄까... 좀 과장되게 말하자면 테마파크 같아서 층별로 차별된 특색이 물씬하게 흐르고, 이국적으로 꾸며놓은 전시물 앞에서 흥겹게 포즈잡고 사진 찍기에도 아주 좋아요. 물론 대놓고 일반 매장을 막 찍고 그러는 거는 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쁘게 전시해 놓은 포인트 앞에서 사진 찍어야 될 것 같긴해요. 태국인들도 사진 찍는 거 좋아해서 참 많이들 찍더라구요.
언제까지 전시될지는 모르겠는데, 우리식으로 봤을 때 이 건물 일층에는 (M층인지 G층인지 좀 헷갈리긴 하는데...) 지금 현재 피규어 전시 행사를 하고 있더라구요, 거의 키가 4미터에는 이를만한 로봇이 전시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그옆에서 사진 찍으면서 엄청 즐거워하던데 그 로봇 꽤 유명한가봐요. 저야 뭐 로봇 태권브이 밖에 모르지만요. 일본 로봇 같던데, 제가 보기에 마징가는 아닌 것 같고...
하여튼 그 덕분에 건물 전반적으로다가 좀 즐겁고 흥겨운 분위기가 납니다.
마음이 방실방실~ 뜬다고 해야 하나... 쇼핑+여행+테마파크(좀 과장되게 말해서 -_-;;) 분위기가 섞여 있으니 다른 쇼핑몰에 비해 흥겹고 캐주얼한 느낌이에요.
엘리베이터 중에서는 거의 3개층인지 4개층 정도를 한 번에 연결하는 매우 긴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그것도 한번 타봤어요. 아~ 왜 이렇게 촌스러운 티를 자꾸 낼까요. 저는 쇼핑에 관해서는 거의 금치산자에 가까운지라... 여기에 입점해있는 수많은 상점들의 수준이나 가격적인 면에서는 뭐라 이야기할 주제가 안돼요. 그냥 보기만 해도 즐겁더라... 이런 느낌이었구요...
여타 다른 쇼핑몰들처럼 영화관도 맨 위층에 있습니다. 영화관이 있는 층에는, 약간 비율이 안 맞긴 해도 온통 금칠을 한 커다란 오스카 모형물도 있어요.
식당들도 굉장히 많이 입점해있어서 홈페이지에 공식적으로 나와있는 식당, 카페들의 갯수만해도 거의 70개에 이르네요. 레벨 5층에는 수라간이라는 한국 식당도 있던데 찌개류는 약 200밧 선이었어요. 한국 전통 분위기가 물씬 나게 공들여 꾸며 놓았던데, 정말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일식 식당은 그야말로 셀 수도 없게 많이 있고 손님들도 많이 있더라구요. 저 손님들 다 한국식당으로 와야 되는데...
저희는 쇼핑몰을 둘러보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인타운, 그러니까 쑤쿰윗 12에서 식사를 할까하다가 푸드코트 보고나서는 급선회해서 여기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가격이 무척 저렴합니다. 식사 하나당 25~30밧정도 하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저희는 어묵국수, 남 프릭 밥 +생선, 닭다리 얹은 카우목(비리야니) 이렇게 3개 먹었는데 85밧 나왔어요.
여기도 다른 쇼핑몰 푸드센터처럼 충전 카드 방식이거든요. 그러니까 일행이 있으시다면 각자 한 장씩 카드를 충전해서 따로 마구 돌아다니는 게 주문에 좋아요. 어차피 나중에 다 환불되니까요. 저희는 한 장에 금액을 다 충전했더니, 음식 코너 별로 계속 같이 다녀야해서 좀 불편하더라는...
이 정도 급의 다른 쇼핑몰에 딸린 푸드코트라면 한끼에 50~70밧 정도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곳은 길거리 노점 수준의 가격이라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게 한시적인 것인지 계속 이럴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식기나 포크들도 아주 질이 좋구요, 그리고 푸드코트의 창가 가장자리에 앉으시면 약간 스카이라운지(?) 같은 느낌도 소박하게나마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가시기 전에 여기에서 식사하실 분들은 터미널 21 홈페이지에서 식당 검색 한번 해보시고 가는것도 좋아요. 쇼핑몰이 워낙 넓어서 미리 층수를 알고 가면 좋겠지요.
홈페이지도 잘되어 있네요. www.terminal21.co.th
제가 서울에서는 그다지 쇼핑몰 다닐 일이 없었고(주로 재래시장이나 근처 슈퍼정도...) 또 한동안 치앙마이에서 쥐 죽은 듯이 게으름뱅이처럼 살다가, 대도시 방콕 와서 이런 쇼핑몰 봐서 그런가, 저한테는 꽤 의리의리해보였어요. 그래서 다른 취향의 여행자분들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워낙 교통이 좋으니까요, BTS(아쏙역) 뿐만 아니라 MRT(쑤쿰윗역) 역도 있으니까 한번쯤 가벼운 마음으로 와보시면 괜찮을 것 같아요.
꼭대기 푸드코트에서 먹은 '카우목 까이'와...
남프릭 쁠라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