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보았던 태국 영화 7편
여행은 가보셨어도 영화를 보신 분은 어쩌면 별로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제가 그랬거든요.)
몇 개 안되지만 재밌게 봤던 영화들 소개해볼까 해요.
전 재밌게 본게 많아서 지인들에게 추천해주었더니, 다들 편견인지 별로 보려고들 하지 않았는데-_- 태국을 사랑하는 여러분은 좀 관심있게 보시지 않을까 하네요. :D
1. กวน มึน โฮ (Kuan Muen Ho) / Hello stranger / 헬로스트레인저
이 영화를 본 건 치앙마이에 갔을 때 들렀던 깟쑤언깨우의 영화관이었습니다. 물론 방콕처럼 삐까뻔쩍한 영화관은 아니었지만, 그냥 가보고 싶었어요.
영어 자막이 있는 영화 중에서 어떤 영화가 제일 인기있냐고 물어서, 마침 곧바로 시작하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근데 하필 그 영화가 무려 한.국.올.로.케.라니?ㅋㅋㅋ 깜짝 놀라고 신기했어요.
태국 영화사 GTC와 KTCC(한태교류센터)가 공동 제작한 영화라 그런지 여기저기 관광지를 많이 보여주는 한편, 한국사람이 봤다면 말도 안되는 장면들(포장마차에서 개고기를 판다던지, 한옥집에서 친구를 초대해서 짜장면을 만들어준다던지.ㅋㅋ)이 간혹 있긴 했지만 꽤 재밌었어요.
우연히 만나 싸우다 정드는 로맨틱코미디의 전형이긴 하지만, 어쩌면 좀 유치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저의 선입견을 무색하게 했던 재밌는 영화였네요.
여자주인공 '능티다 소폰'도 발랄하고 귀여웠어요. 이 영화 찍을 때 고등학생이었고 한 인터뷰에서 쭐라롱컨 가고 싶어했다는 얘길 봤던 것 같은데(공부를 잘한다고 했던 걸로 기억) 찾아보니 탐마삿에 들어갔네요.
2. ห่วยขั้นเทพ (Huay Khan Thep) / Suckseed / 썩시드
네이버 줄거리 : 초등학교 시절, 평벙한 공부벌레 페드에게 같은 반 친구 언은 그녀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털어놓고, 페드는 그녀를 짝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방콕으로 전학가게 되고, 페드는 그녀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채 시간이 흘러간다. 어느날 고등학교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둘. 그러나 언은 기타를 연주하는 퀸카이고 페드는 여전히 평범한 공부벌레이다. 모든 십대 소년의 꿈이라 할 수 있는 퀸카를 차지하기 위해 페드와 친구들은 밴드를 결성하는데...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 + 밴드의 조합이라면 재미없기도 쉽지 않을거예요.ㅋㅋ
재밌고 정말 귀여운 영화예요. 애니매이션 같은 효과들도 많이 활용해서 발랄하게 만들었네요. 아참, 배경이 치앙마이라 풍경도 왠지 반갑고 그렇더라고요.
남자주인공인 지라유(펫 분)가 만든 가사로 만든 노래를 여자 주인공이 부르는데 그 노래가 참 좋아서 한동안 많이 들었어요. (글에 삽입하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링크로 ;; http://www.youtube.com/watch?v=DGVFyWaZ0nY)
한 때 개봉 이야기까지 나왔었다고 하던데, 아직 우리나라에서 태국 영화를 극장에서 보기란 쉽지가 않을 것 같네요.
3. รถไฟฟ้า มาหานะเธอ (Rot Fai Fa Ma Ha Na Thoe) / Bangkok traffic love story / 방콕 트래픽 러브스토리
BTS 개통 1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영화로(신선하군요 ㅋㅋ) BTS는 영화의 주 배경이 됩니다.
남자 주인공의 직업도 BTS 엔지니어.
음주운전으로 엉망진창 사고를 낸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한 눈에 반한 주인공이 짝사랑으로 시작해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여자주인공이 '시린하왕'인데 정말 그 역할 그대로인 느낌이라고 할까, 적역이었습니다. 남자주인공은 태국에서 굉장히 인기있는 사람이라고 하던데 좀 진하게 생겼다고 해야되나 제 눈엔 쪼..금 느끼한 스타일;;
영화는 방콕의 이곳저곳을 많이 보여줍니다. 사판탁신역 부근도 나오고, 아만다사마콤궁전(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못가본 곳이라)의 멋진 야경도 나오고, 송크란 축제 모습도 보여주고요.
특히 남자 주인공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 게스트하우스가 정말 멋져서 폭풍검색을 했었더랬죠. 오래된 목조건물로 강가에 바로 위치한 곳인데.. 짜오프라야강물이 방 바로 앞에서 찰랑거리는 풍경이 눈에 확 들어왔지요. 한 번 묵어보고 싶었는데 강가에 있는 그 방은 좀 비싸기도 했고 위치도 불편해서 포기했었어요. 언젠가 한 번은 꼭 가보고 싶네요.
4. รักแห่งสยาม (Rak Haeng Sayam) / Love of siam / 시암의 사랑
네이버 줄거리 :
어린 시절 단짝 친구였던 뮤와 통. 어느 날 휴가를 떠난 통의 누나 탕이 실종되고 통의 가족이 이사를 가면서 둘은 헤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두 사람. 단짝친구를 찾은 반가움도 잠깐, 뮤와 통은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서로에게 느끼는데...풋풋한 사랑과 우정, 그리고 달콤한 팝 사운드가 마냥 사랑스러운 영화.
아마 이 영화는 꽤 많이들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누가 붙인 표현인지는 모르나 태국의 원빈이라는 (둘 다 잘생겼지만 비슷하진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마리오마우러, 어거스트 밴드의 일명 '피치'라 불리는 윗위싯 히라니야웅클이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흔히 퀴어영화로 알려져있긴 하지만 내용상 퀴어영화라기보단 두 소년의 성장영화로 보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네요. 풋풋하고 귀엽기도 하고, 한편 안쓰럽기도 한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대사가 유명해요. 폭풍 눈물 T_T
통(마리오 마우러 분)의 아역이 요즘 꽤 잘나가는 것 같은 지라유 라옹마니네요. 작년 구글에서 분석한 2012 zeitgeist(*)에서 태국 5위를 했다는 걸 보면 말이죠.
(*) 구글에서 매일 입력되는 수백만 건의 검색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정보로 사용자의 관심사 및 중요 이슈와 트렌드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의미
5. สิ่งเล็กเล็ก ที่เรียกว่า...รัก (Sing lek lek thi riak wa... rak) / First love / 첫사랑
까무잡잡한 피부에 안경, 교정기까지 낀 촌스러운 외모의 '남', 남은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는 인기남 '숀'을 좋아합니다. 항상 몰려다니는 세 명의 단짝 친구들은 그런 남과 함께 숀의 마음에 들기 위한 방법들을 해나가지만, 번번히 어설프기만 하죠. 끊임없는 노력으로 남은 점점 예뻐지고 숀과도 가까워지게 되지만, 단짝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지게 되고 숀과의 관계도 엇갈리게 되는데..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 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우정을 잘 보여줍니다.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그런 영화예요. (전 여학교만 나와서 그런 풋풋한 광경 따위.. -_-) 점점 예뻐지는 여주인공의 외모도 감상 포인트.ㅋㅋ
6. รัก 7 ปี ดี 7 หน (Rak Jed Pee Dee Jed Hon) / Seven something / 세븐썸씽
네이버 줄거리 :
태국의 유명 영화사인 GTH에서 창립 7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 명의 감독이 각각 1편씩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이다. 영화는 인간의 삶이 7년을 주기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는 전제로 14세 청소년의 사랑(<14>), 21세 28세 성인의 사랑(<21/28>), 42세 여성의 사랑(<42.195>)을 각각 그리고 있다. 한국의 아이돌그룹 2PM 닉쿤의 데뷔영화로도 알려져 있고 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수쿠안 불라쿤, 시린 호앙과 청춘스타 서니 수완메타논트, 지라유 라-옹마니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영화이다. 영화사 창립기념으로 만든 그저 그런 기획영화라고만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칠 정도로 영화는 수준 이상의 만듦새와 구성을 자랑한다. '좋아요'와 '싫어요', '전체공개'와 '나만 공개' 클릭 한 번의 차이가 크나큰 삶의 변화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페이스북 시대의 감수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14>, 촬영장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7년 뒤 철천지원수가 되어버린 두 남녀가 관계를 회복해 가는 감성 충만 로맨틱코미디 <21/28>, 어느 날 눈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연하남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해 가는 42세 여성의 감동적인 이야기 <42.195> 등 즐거움으로 가득한 영화이다. (제 17회 부산국제영화제)
인터넷에 의외로 리뷰가 많은 영화예요. 그 이유는 바로 2PM의 '닉쿤'이 출연하기 때문! ㅋㅋ
태국말을 몰라서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 판단이 어려운 부분도 있겠지만, 나름 연기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영화사 GTC 창립 7주년 기념으로 만든 옴니버스 영화로,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런닝타임이 꽤 긴데도 불구하고 지루함 없이 볼 수 있는 괜찮은 영화였어요. 태국의 유명배우들도 까메오로 많이 나오는 것 같고요.
7. ATM (Er Rak error) / ATM error
헬로스트레인저의 주인공이었던 '찬타빗 다나세비'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입니다. (이 사람은 아무래도 코믹한 이미지로 많이 나오나봐요. 제가 그런 영화만 봐서 그런가..)
사내연애가 금지된 은행에 다니는 사내커플. 발각되면 둘 중 하나는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마침 은행에서는 촌부리의 한 ATM 고장으로 인해 두 배씩 예금이 인출되는 사고가 일어나고, 둘은 그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남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퇴사를 하기로 내기를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꽤 재밌게 보았는데 태국에서도 흥행을 했는지, 작년 10월에 방콕에 갔을 때 두 남녀주인공이 같이 출연한 광고도 많이 보았네요. (세븐일레븐 광고였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영화들 찾아본다고 봤는데도 그다지 많진 않네요.
공포영화들도 꽤나 많던데 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본 것들이 거의 청춘물, 로맨틱코미디에 치우쳐있긴 합니다만.. 나름 다 재밌게 보았던 것들이예요. 좀 알려진 검증된 영화들만 봐서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관심 있으신 분들 한 번 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