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두어 달 정도 되어가는데 태국은 한 달 방문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치앙마이에서 현지 폰가게 무난히 ais 3g 개통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방콕 라차프라롭 숙소 근처 대형 쇼핑센터에 들어갔죠. 

전에 쓰던 유심 들고 개통하러 갔습니다. 폰팔이 중 영어를 할 것 같은 양반을 찾아 물었습니다. 하루 50밧에 5일 개통하기로 하고 생각 없이 계산을 마쳤죠. 

숙소에 돌아와 한국 전화 좀 하니 태국어로 문자가 막 날아옵니다. 이어 인터넷이 먹통되네요. 뭔 일인가 싶어 다시 같은 샵을 방문했습니다. 지들끼리 뭐라더니 인터넷이 다시 된다며 폰을 건네줍니다. 숙소에 돌아와 혹시나 해서 태사랑과 구글링의 힘을 빌려 확인해보니 90밧 7일 300메가 인터넷 패키지를 깔아뒀더군요. 

다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싸우거나 논쟁을 벌일 생각이 없고, 왜 90밧 7일로 세팅을 했냐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7일 후 다시 오면 150밧 정도 요금제로 다시 등록을 해주겠답니다. 그래서 곧 이동할 생각이니 그건 귀찮고, 그냥 돈을 돌려달라니 알바 대신 사장이 말을 이어 받습니다. 250밧에 서로 합의했지 않느냐, 우리는 인터넷을 개통해줬고 넌 돈을 냈다. 150밧은 수수료다. 이런 식으로 설명하더군요... 

현지에 살았던 친구에게 연락해보니 경찰이 와도 뭘 할 수 있는 게 아닐 것 같답니다. 영수증도 없고, 요금제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던 제 잘못도 있다 싶었습니다. 150밧 우리 돈으로 5천원 정도니 그냥 바가지 썼다 생각하고 할 말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태국 한 달 여행하는 동안 현지 사람들은 친절했고, 누구도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 없었다. 난 알바를 믿었는데 너희는 이런 식으로 하냐. 

알바는 기 죽은 표정으로 고개만 푹 숙이고 있더군요. 그냥 더 기분 상하고 싶지 않은데다 괜히 현지인 많은 곳에서 목소리 높이다가 더 귀찮은 일 생기느니 돌아가자 싶었습니다. 

다음부터는 공항에서 유심 개통할 생각입니다. 폰팔이 사기꾼은 한국이나 이곳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싶습니다. 개통하시기 전에 다들 꼼꼼히 살펴보시고 요금제 설명 듣고 그 자리에서 문자 내역 확인해서, 내가 선택한 요금제가 맞는지 답을 받으시길 바랍니다.(치앙마이에서는 이렇게 한 후 계산을 완료했습니다.) 그 후에 돈을 주세요. 돈부터 줬더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다들 기분 상하는 일 없이 안전한 여행 하셔요! 하소연할 곳도 없고 해서 이곳에 털어놔 봅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