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인생 실전이라 느낍니다.
저는 3년전 이 무렵에 처음 방콕에 입성한 후로
스쿰빗에서 약 30개월 가까이를 지내다
한국으로 돌아온지 근 1년이 다 된 사람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코끝타고 내려오는 이 냉기가 차가와
후덥지근한 방콕의 밤공기도 그립고
지나간 그 때가 아쉬웁고 유난히 애가 타는 구석이 있는 듯합니다.
기실 방콕에서의 지난 3년은
저의 이십대 중반을 관통한 찬란했던 시절이었기에
어느덧 이십대 끝자락에 머물러 있는 지금,
한편으로 녹록치 않은 현실에 벗어나기 위해 느끼는
어리석은 감정은 아닌지도 생각듭니다.
그래서인지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과는 별개로
한 치 앞에 마주한 이십대의 끝자락에는
세월은 이미 등을 돌려 인생은 실전이라고
넌시지 일러주고 있는 듯합니다.
돌이킬 수는 없으나 그 때가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해가 질 무렵까지 이곳저곳을 배회하고
건물 사이로 쏟아지는 저녁 불빛을 마주보며
친구들과 미래를 꿈꾸며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설령 그 때가 현재가 될 수는 없다 하여도
제 나이 아직 청춘인 줄로 알고
치열하게 살아갈 의지가 있습니다.
현지에 정착하신 원로분들과 교민분들께
나이 어린 사람의 볼멘소리가
썩 유쾌하게 들리지는 않으리라 생각들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무엇이 됐든.
그 곳에 정착하여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손과 발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도움을 받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