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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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

아디재서 12 919

안녕하세요.

 

오늘은 태국에 대해 조사하던 중 알게된 또 다른 이야기, 즉 여행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잘못된 정보에 대해 말해볼까 합니다.

 

많은 여행자들이 태국에 다녀와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하죠 : 

 

- 태국은 트렌스젠더 천국이다.

- 태국엔 게이들과 트랜스젠더가 많아 실제 제대로 된 남녀 성비는 여3 : 남 1 수준이다.

- 태국은 모계 사회로 여자들이 주로 일을 하고 남자들은 그냥 놀고 먹는 바람둥이가 많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통계를 잡는 국가 기관이나 국제 기구, 그리고 그런 자료들과 여러 문헌, 직접 조사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쓰여진 논문과 보고서 중에 이와 같은 이야기를 뒷받침할만한 문헌은 좀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실제로 태국은 남성의 취업률이 좀 더 높은 편으로 여성 취업률은 지난 수십년에 걸쳐 조금씩 상승해 와서 이제 조금 비슷한 비율에 와있다고 보고되고 있죠. 게다가 여성들은 주로 식품과 서비스, 판매직 등에 집중되어 있고 남성들은 건설, 제조 등에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이 분포되어 있어 임금 격차도 유의미하게 나고 있습니다. 남성들의 평균 임금이 더 높다는 의미이죠. 

 

인구 비율로 보면 연령대별로 차이가 좀 있고 대략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더 높긴 하나 그 차이는 실제로 0.5% 이내에 머물고 있습니다. 젊은층에선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구요. 

 

또한 상당히 많은 보고서에서 태국 내 트렌스젠더와 게이, 톰보이 등 제3의 성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을 당하고 있는지 나와 있구요. 

 

다만 sex 산업과 관련하여, 도시가 아닌 시골 가난한 지역에선 그 가족의 딸이 도시로 나가 돈을 벌어와 가족 모두를 먹여 살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는 꽤 나와 있는 편입니다. 

 

 

 

글쎄, 요즘 드는 생각인데, 어쩌면 태국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퍼진 이야기들은, 사실은 밤문화에서 만난 여성들로부터 전해진 이야기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태국은 앞서 이야기했듯 계급 사회이고, 사회 계층간 커뮤니케이션이 별로 안되는 사회임과 동시에 개인주의가 강한 나라라서 한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다른 그룹이나 국가 전체적인 평균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어떤 상태인지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우리나라야 단일 문화 민족에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고 아무리 그룹이 다른 사람들 간에도 거의 모든 정보가 유통되어 있어 한국 사람 몇 명에게만 물어봐도 한국 전체의 대략적인 이야기를 비교적 정확하게 들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태국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국에 대한 왜곡된 이야기는 아무래도 태국의 sex 산업에서부터 흘러온 이야기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12 Comments
사립학교 2017.02.14 21:07  
저런 얘기 들으면서 항상 의아했는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쿤츠아라이 2017.02.16 14:15  
여행객이 유흥업소나 가야 여자를 만날수있으니.. 뭐.. 그런얘기가 나올수밖에요. ㅋ
10년넘게 살아보면서 여행객이 하는소리 들으면.. 장님이 코끼리다리붙들고 있는걸로 보이죠.
Kolian 2017.02.20 21:06  
몰랐던걸 알게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샤르베 2017.02.21 20:43  
좀더 자세한 내용은 없나요~~`
cartin 2017.03.07 21:41  
태국 내 트렌스젠더와 게이, 톰보이 등 제3의 성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을 당하는지...실제로 가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게이프랜들리라도... 차별 하더군요..
토쿄타워 2017.03.16 19:50  
실제 인구비에는 제 3의 성도 포함됩니다. 실제 남녀비는 얼마 차이 나지 않으니 남자 중에서 진짜 남자가 아닌 사람들이 많으니 체감상 성비가 굉장히 비대칭적으로 느껴지더군요.
푸른인간 2017.03.20 14:44  
편견은 나조차도 모르게 내게  깊이 각인되는것같네요.
powpow 2017.03.21 11:05  
한국에서 듣게되는 태국 이야기들 중 많은 포션을 트렌스젠더가 차지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우리에겐 아직 친숙치 않은 문화여서가 아닐까 싶어요.
근데 태국에는 어쩌다 트랜스젠더가 많아진거에요??
TinaPark 2017.03.27 15:03  
여행가기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ELLINSY 2017.03.31 20:20  
트랜스젠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공심채 2017.04.02 15:30  
1. CIA Factbook에 의하면  태국의 경우 25세 이전까지는 남성 비율이 높으나 25세 이후부터 여성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하여 전체적으로 성비는 2016년 추정치로 0.97:1입니다. 3%의 격차가 있는데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마주치게 되는 25세 이상 연령층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니 비율 이상으로 여성이 많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고 보여지네요. 또한, 자료를 더 찾아보면 나오겠지만, 추정컨데 방콕 같은 대도시의 남녀 성비 격차는 좀더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2. 트랜스젠더의 경우는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지역으로 인한 착시라고 보여집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트랜스젠더의 숫자가 엄청나다기보다는 그들이 생계를 위해 방콕, 파타야 같은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이 있다보니 그런 오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태국도 시골이나 지방들은 보수적이어서 제3의 성에 대한 차별은 방콕같은 도시보다 더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3. 태국이 형식적으로나마 모계사회라고 불릴만한 시기는 수코타이 왕조 정도였다고 합니다. 여성을 남편 또는 아버지의 부속물로 여기는 인도문화의 영향을 받은 아유타야 왕조로부터 근대까지 태국은 철저하게 가부장적이었고 여성의 지위는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남성보다 낮았습니다.

'여자들이 주로 일하고 남자들은 놀고먹는 바람둥이가 많다'는 것은 아유타야 시대로부터 이어온 전통으로 볼 때 맞는 말입니다. 한국태국학회에서 편찬한 '태국의 이해'라는 책에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태국의 남성은 부역의 의무를 가장의 의무로 인식하고 가족의 생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않으나 여성은 가사업무와 가정 밖의 업무에도 책임을 져야하는 이중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즉, 남자들은 6개월간의 부역을 마치면 거의 아무일도 하지 않고 그냥 먹고 즐기며 담배를 피우고 앉아 있었다. 반면에 아내는 보통 아침 7시경에 일어나서 음식을 준비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12시경에 점심을 먹은 후 저녁시간까지 논농사를 짓거나 농산물을 팔러 나갔다. 또한, 여성은 남편과 자식과 함께 식사할 권리도 없었다'

아유타야 초기에 제정된 일종의 가족법에 의하면 '남편은 아내가 잘못을 했을 경우 아내를 구타하고 학대할 권리가 있었다' '남자는 양친의 승낙 하에 맞이 한 본처(미야끌랑 므엉)외에 정식으로 구혼한 첩(미야끌랑 넉), 돈으로 사들인 처(미야끌랑 타)를 둘 수 있었다'고 하며 심지어 남편은 아내를 선물로 제공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법적으로나마 여성에게 남편에 의한 선물 또는 매매를 거절할 권리가 생긴게 1870년(라마5세)이고 일부일처제가 규정된 건 1935년이라고...

위 2가지 사실을 가지고 살펴보면 근대에 이르기까지도 태국의 전통에서는 여자들이 주로 일하고 남자들은 놀고먹는 바람둥이가 많을 수 밖에 없었겠죠. 그건 태국이 모계사회 전통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오히려 태국이 철저하게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재도 태국의 주요 요직은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고, 여성의 임금은 남성보다 낮다고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 이후 인터넷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젊은 층부터 시작해서 문화나 의식에 변화 속도가 빨라 진 것 같더군요.. 태국을 여행하다보면 뭔가 예전같지 않다는 느낌을 종종 받고는 합니다..
Himadans 2017.05.25 23:14  
댓글까지 잘보고 갑니다. 글의 수준을 보니 다들 태국의 전문가시네요.
앞으로 많이 배워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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