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nny & David의 사는 이야기 - 번외('교민'에 대한 짧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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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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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 David의 사는 이야기 - 번외('교민'에 대한 짧은 생각)

지지베베 4 1065
태사랑에 어딘가에 (대화명을 밝혀도 되겠지요) 청년간호사님께서 '교민의 정의' 가 뭘까요라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그냥 무심히 보아 넘겼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올린 글에 '락푸켓'이란 분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는데(감사합니다^^) 저도 감사의 댓글을 올렸더랬습니다. "감사합니다....근데 뉘실까요.....제가 아는분일까요.." 라고....

그리고 하루 정도 지나서, 문득, 청년간호사님의 글과 제가 올린 댓글이 오버랩되면서 갑자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답니다. '교민' 이건 '교포'건, 그 말의 정확한 사전적의미야 어떠하던, 제가 스스로 창피했기 때문이죠.

태국산지 10년 그중의 6년을 푸켓에서 살았습니다. 방콕살때야 워낙 넓은 도시이고 저희가 살던곳이 외진곳이었던 관계로 한국분들과의 교류가 그닥 많지 않았습니다. 기껏 가끔 시내의 한인타운가서 식사할때 만나게되는 알지 못하는 한국분들이 전부였더랬죠. 그 당시에는 한국인 커뮤니티가 어떤지에 대한 관심도 없었을 뿐더러 그닥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푸켓을 내려와 살다 보니 워낙 좁은 곳인지라 어디를 가던지 부딪히게 마련이더군요. 수퍼마켓을가도 식당을 가도 백화점을 가도....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뭘까?  단지 나이가 들어(?) 새로운 인간관계가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의도적으로 한국인 사회를 외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다고 태국사람과 문화에 전적으로 동화되어 사는 것도 아니더군요. 어느 커뮤니티에도 속하지 못한채 떠돌고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정식으로 Work Permit을 받고 일을하건, 아니면 3개월 관광비자로 가이드일을 하건, 아니면 단지 장기체류를 하고있건....그것이 중요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외국에 사는 한국사람으로서 최소한 창피한 일은 하지 말아야겠죠. 국수주의적인 애국심이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가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것이고 그러면서 동시에 현지문화에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현지 사회에도 도움이 될 수있도록 노력하는것이....그러한 사람들을 교민이라 물러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창피합니다.

몇년전 집사람 아는 태국사람들이 탐분을 간다 해서 따라 나섰던 적이 있습니다. 아..탐분이라는 말은 절에가서 공양하는것도 탐분이고, 어려운 일을 당한 이웃을 돕는것도 탐분이고...다양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 때 아오포 근처의 특수학교를 간적있습니다. 주중에는 학교에서 생활하고 주말에는 각자 집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저희가 갔던 날이 일요일이었음에도 아직 많은 학생들이 남아있었습니다. 아마도 집에 갈 수 없는 아이들 이거나 집에서 반쯤 버려진 아이들 이었겠죠. 유난히 다운 증후군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분이나 치약, 치솔, 쌀등 생필품을 사들고 갔었더랍니다. 딱히 가서 한것은 없습니다. 그냥 전달만 해주고 오는거였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Jenny가 울고있더군요.  모두들 아실겁니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이들의 표정요...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도네요. 그 표정만 보고 있었음에도 Jenny는 한없이 울더군요.  선생님들께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습니다. KFC닭튀김이라고 하더군요... 그게 그렇게 먹고싶었었나 봅니다. 저희 한테는 걍 마땅히 먹을거 없을때 먹는 그 닭튀김 한조각이... 그 아이들에게는 간절히 먹어보고 싶은...그런 것이었나 봅니다. 다음에 닭튀김 많이 사서 다시 오자 했습니다. 그리고는...두 번 다시 가지 못했네요.

청년간호사님이 올린 글로 다시 한번 이것 저것 생각하게 되었네요. 주말에 만나 한국식당에서 소주한잔 마시면...몇천바트더군요. 좋죠...술자리...그래도 가끔, 일년에 한번이라도 작은 모임을 만들어 현지사회에 작은 도움을 줄 수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그러면...푸켓 교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혹시 이글을 읽는 푸켓에 거주하는 한국분들이 계시다면...함 추진해 보겠습니다.(아마도 그런 작은 모임들이 제가 알지 못하는 어떤 곳에 있지 싶습니다. 그렇다면 저에게도 기회를 주시구요)

아..락푸켓님...푸켓살면서 어디선가 한번쯤은 마주쳤을텐데...^^ 인터넷상에서 먼저 알게되었으니...나중에 정말로 직접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역시나 제글은...주저리 주저리....주제가 없네요...^^ 제가 이런생각을 하게끔 빌미(?)를 주신 청년간호사님과 락푸켓님께...감사드리며... 저와 Jenny의 사는 이야기..번외로 올려보았습니다.


4 Comments
락푸켓 2011.12.12 22:12  
음.........
갑자기 제가 작아지는군요
지지베베 2011.12.13 11:09  
안녕하세요...작아지다니...무슨 말씀을...저도 만만치 않답니다...함 뵈요..나중에 기회되면.. 좋은 하루 되시구요..항상 제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르사마 2011.12.19 01:27  
지지베베 2011.12.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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