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태국에서 살아야 하는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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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태국에서 살아야 하는데......2

자다부시시 7 2029
아마 다음 글부터는 제목을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도 태국에서 살아야 하는데'가 아니라 '나도 태국에서 사는데'로...

4개월이 지났습니다.
제가 오기전 한달에 2명씩 퇴사하던 상황에서 지난 3월말까지 이직율 0을 기록하고 있고, 그나마 그만 두려던 친구들도 몇번의 대화끝에 이직을 포기하고 계속 근무를 약속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마지막 술자리에서 계속 다니기로 한 이유가 뭐냐라고 묻자, 니가 공장장이니까 난 계속 다니기로 했다라고 말 할 때는 무언가 뭉클한 것이 느껴지기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12월 말을 기점으로 8명이 동시에 사직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더군요. 그런데 이전 공장장이 퇴출(?)되고 제가 오면서 다들 마음을 바꾸고 계속 일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합니다.
(제 자랑 같지만....간지럽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4개월을 쭉 살피며 보다보니 이제 사람들 행동 하나하나가 보이기 시작하고 구성원 중 누가 한량인지, 누가 열심히 하는지, 또 '계륵'은 누구인지 알수 있더군요.

회사에 세 계륵이 있습니다. 하나는 게을러 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친구이고, 두번째는 자신의 위치도 모르고 업무를 깊게 알 생각도 안하고 모든 책임을 아래 직원들에게 돌리는 부장 (월급이 120,000 밧입니다.), 세번째는 실력은 있는 친구인데 결단력이 떨어지는...

태국 노동법은 까다롭고 상당히 노동자 편에서 보호를 한다고 합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동안 이 세 계륵을 솎아 내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고민을 해 왔고, 그리고 절차를 지키며, 구두상으로 경고를 주고, 앞으로 세번의 구두 경고 후 변화가 없으면 Letter를 발행하고, 그래도 변화가 없으면 권고사직을 시키겠다라고 절차를 설명하고 Processing을 하였었습니다.

결론이요?

세번째 친구는 스스로 자기의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날마다 저하고 협의하고 상담하고, 그리고 괄목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친구는...
마치 스토커처럼 자신은 아닌데 다른 사람들 때문에 자신이 그런 결과를 낸다며 자신과 업무 관련있는 사람들에게 집요하게 자신과 관련한 사항들을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이야기하고 협의하였는지 하나하나 적어가며 녹음하며 저에게 항의하더군요.

전 공장장의 입장에서 회사의 유/무형 자산을 보호할 책임이 있고 나머지 80명의 직원과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저여 한다는 논리로 맞서 협의하였고 (중간에 Manager가 하나 있는데 그 Manager가 바로 위 두번째 계륵입니다.) 중간 Communication하는 manager의 이간(?)질로 상당히 험악한 상황까지 전개되다가, 마지막에는 그 친구가 사직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더군요. 한국으로 치면 노동청에 신고를 한거 같고 (무당한 처사로 그만두었다) 급기야 지난 목요일 촌부리 노동청 관계자하고 면담도 있었습니다.
물론 일은 잘 마무리되었고, 그 친구가 한 말들이 대부분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밝혀졌고 제가 취한 절차가 적법하다고 판정이 났지만...
(그 친구 이미 옮겨갈 직장을 준비해 놓고 그 회사에서 확답이 올때까지 시간을 끌었던 것이더군요. 사직서 내고 2일뒤 옆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두번째 계륵입니다.

구두 경고 두차례, 그리고 태국에는 없는 방법이지만, 역량 평가 결과를 보여주며 보직변경을 하여 너를 키워주겠다라고 하며 보직 변경도 해보고...

결론은 스스로 떠나겠다고 하더군요. 뭐 이유는 집이 너무 멀어서 출퇴근이 어렵다는 것이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회사근처에 방을 구하면 회사에서 그 비용을 지원해 주는데....이미 그렇게 하는 친구들도 있고...

더 재미있는 건 위 두 친구의 사직에 대해서 대부분의 직원이 찬성하고 왜 이제서야 사직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그것이 제 앞이라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하고 싶지 않는데, 많은 분들이 조언하시더군요. 태국 문화에 대해서...)

항상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난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표현을 직설적으로 한다. 업무에 관해서는 명확히 하겠다. 하지만 그것은 업무상 일이지 그것을 사생활과 개인적인 문제로까지 이어가지는 않는다. 나도 태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여러분들도 한국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 TV에서 보는 한국 문화가 한국문화의 전부는 아니니 나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TV속 한국은 잊어달라. 여러분들도 건의사항이나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지 직절석으로 이야기해달라."

아직까지는 년간계획대비 실적이 좋게 나와 본사에서도 특별히 간섭하고나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요즘 태국분위기가 좀 걱정입니다. 경기가 죽으면 당연히 매출과 이익도 줄거고...그러면 분명히 직원들 줄이라고 할텐데...(영국 회사이기 때문에 직원수 줄이고 늘리는 것을 아주 우습게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몸담고 있는 자동차 경기는 정세와 물가동향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주저리 주저리 적어 보았습니다. 한글 까먹을 까봐....

르개도 아직은 정이 많이 가는 나라입니다. 아쉬운 것은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능동적이 되면 아주 성장할 내역들이 많은데 왜 안그러는지...

다음에 3편 적으면서 더 재미있는, 한국 사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하지만 태국에 사시는 분들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적어드리겠습니다.

내일 밤 비행기로 한국에 갑니다. 쏭크란을 한국에서....출장겸...



7 Comments
옌과제리 2010.04.10 22:19  
몸건강히 한국으로 들어오세요..
전 가족이있는 그리운 므엉타이로 가려고 합니다..
스테파노 2010.04.11 01:35  
흔히들 많은 사람들이 태국인과 일을 할때 답답하다 일을 잘못한다 하지만 그건 순전히 태국인들만의 잘못은 아닌거 같아요... 서로 마음을열고 진심으로 대하다보면 언젠가는 고쳐져 나가지더라구요.. 태국에서 여러부류의 직원들 다루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시네요.. 열심히 사시는것같아 부럽습니다.. 이번송크람기간중에 한국에 가시는군요.. 전 송크람 기간중 방콕으로 들어가는데... 오래간만에 갖는 휴가이실텐데 편안히 쉬다오시길 바래요....
포맨 2010.04.11 20:19  
글쎄요...
외국에서 매니저는 안해봤지만 매니저나 고용주입장의 친구들의 얘기들은 님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들 나름대로 그나라의 '룰'에 적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생산성과 효율면에서는 길고양이든 집고양이든 좋은쪽으로 끌고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의 결과는 수치상 객관적이니까 좋은실적이면  글로벌 표준이 될수있지요 더구나 서구인들은 감정없는 그래프로 평가를 하니 더욱 그래야겠지요.
초년병시절에 완성차업계 구매품질에 있어봐서 분위기를 조금은 압니다.
'라인이 서면 우린죽는겨...^^'
azizu 2010.04.12 17:45  
좋은 글 감사합니다..덕분에 많이 배우고 가네요^^
Naresuan 2010.04.19 22:54  
글을 읽어 보니, 자다부시시님 대단하십니다~
자다부시시 2010.04.24 14:27  
포맨님....'라인이 서면 우린죽는겨...' 뼈저리게 느낍니다.
2012년에 인도에 공장을 세웁니다. 태국에서 년 30만대의 생산량이 인도로 옯겨가지요.
45만대에서 30만대 빠지면....다들 걱정하네요...급여 줄이고 인원 줄이는거 아니냐고...
어제 Nissan에서 2012년부터 12만대 추가 Order확보했고, 다른 미쓰비시에서 12만대 짜리 견적 요청받아서 견적 준비중이다 하였더니 조금은 화색이 도네요....산다는 것이....'라인이서면 우린죽는겨~~~~~'
날자보더™ 2010.04.27 00:07  
중간 관리자로서의 스탠다드이십니다.
진정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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