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창작 코믹 꽁트 - 케익하나에 담긴 진실 [두번째]
저요? 저는 뭐... 뭐랄까나... 먼 장래를 위해서 잠시 휴식기를 거치고 있다고나 할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아니! 아니! 후퇴랄것 까진 없고요.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준비자세로 앉았다고 봐 주세요.
절대로 똥쌀려고 쪼그린거 아니라까요.
그저께는요. 좀 재미난 일이 있어서요. 좀 슬프고도 애절한 가슴 아픈 사연이기도 해요. 모두들 눈물 닦으실 냅킨은 준비하시고 들어 주시렵미까?
뭐냐면..
제가 자주 가는 클럽이 있거든요. 꽤나 유명하던디... 조그마한 클럽이긴 한데, 매일 저녁마다 사람들로 붐벼요
이름은 세븐티인데... 아시는 분도 계실려나?
직장 생활 할 때에도 일하면서 스트레스 받으면 퇴근하고 바로 그리 가서 술한잔 하면서 스트레스 풀고 하는 데랍니다.
그란디...
요샌 뭐 특별히 하는일이 없잉게로 맨날 놀고 있는 처지라. 맨날 거기가서 죽때리지요. 테이블이 올망졸망 놓여 있지만 시끌 벅적한 스탠딩 펍 정도랄까요.
그저께는 근처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사묵고선 좀 일찍 갔드랬어요.
27살 된 웨이터 하나가 거기서 일하는디, 이름은 무랍니다. 무... 그라니께...흠,.... 돼지 라는 거죠.. 거참 태국 사람들 이름을 왜. 개, 돼지, 뚱땡이 뭐 이딴 식으로 짓나 몰라요? 이름이 니들 장난이야? 정녕 그란겨?
암튼 그 무가 그날 따라 좀 어깨가 쳐진 거 같았어요.
뭐 남일에 신경쓸거 있나요. 그려려니 했죠. 지야 뭐 어깨가 쳐지든 부랄이 떨어지는 내 상관 할 바 아니죠.
근데 뒤이어 들어오는 단골 손님들이 저 마다 한 마디
[생일 축하해]
어잉? 그날이 그 웨이터 생일이었던 거다 이겁니다.
그 순간, 오지랍 넓은 저는
생일인데, 우리집은 미소국에 도미구이를 먹곤 한답니다. 한국은 미역국 끼리 묵는 다면서요? 미역국은 끼리 묵었을 래나? 태국은 미역국 말고 생일날 뭘 먹을래나?
호기심이 발동이 걸리는 가 싶더니...
공연히 생일인데 오히려 시무룩한 웨이터가 맘에 걸리더라고요.
주머니에 지갑을 만지작 거리며.
[음... 9천밧 정도 들었으니 한 1천밧의 인심을 써봐?]
요따우 씨잘데기 없는 생각이 불현듯 들지 뭡니까?
참 오지랍도 넓지.
바로 쫏아 나와서 가까운 실롬 길거리로 나갔드랬죠.
로빈슨에서 거의 크리스챤 병원까지 갔을래나 .. 에고고.. 그것도 거의 세번을 왕래 했을래나 그래요.
왜냐고요?
케익은 생크림 케익이 나을래나 더운나라니 아이스크림 케익이 나을래나
혼자서 요리 갔다 조리 갔다. 물건 보고 가격물어 보고 들락 거리고 있었던 거죠.
맛나 보이고 제법 정성이 들어가 보이는 시크릿레서피 생크림 케익은 거의 2000밧이나... 철푸덕.. 날잡아 잡슈~~~ 아 글씨... 한 조각만 파는데도 150바트 랍니다. 여게가 일본이여 한국이여 머여?
아고... 무서라.... 무신 태국에서 케익이 2000밧이나.. 탑스마트 슈퍼 안에서 파는 케익은 300밧이면 되긴 하는데 완전 코딱지 만하고 게다가 애들 스럽게 유치하게 알록 달록하고...
쩝.. 케익 하나 사는데만 도 돈이 장난이 아니겠어요. 쩝쩝쩝
S&P에서 그나마 맘에 드는 아이스크림 케익이 몇개 있긴 한데, 가격이 650바트 라네요. 으미야.. 아무 상관없는 놈 생일 케익 하나 사줄래다가 옴팡 거지꼴 나게 생겨부렸네.
요러면서 요기 갔다가 조기 갔다가 들락 거리느라 세바퀴나 돈거죠.
결국 그나마 저렴한 650바트에 결심을 하고 돌아갔더니..
아뿔사!! 뭡미까? 이건?
가게 문을 닫아 버렸어요.
입구엔 어느새 마술이라도 부리듯. 옷가게 떠억하니 자리를 잡고 있어요.
큰일났네. 저거 꼭 사야 되는디...
안을 들여다 보니, 다행히 사람들이 있어요. 정리하고 청소하고 그러면서.
야! 야! 장사 좀해라. 케익 하나 사겠다는데 좀 팔아봐.
윽박지르듯 표정을 지으며 문을 따려고 했는데, 안에 있던 이놈은 알았다는 건지 몰랐다는 건지 한번 쳐다보고 주방인가로 들어가더니 감감 무소식이네요.
케익 안 주면 드러 누울 태세로 유리벽에 바짝 붙어 안을 주시했어요.
사실은.. 처량하고 불쌍한 표정으로 제발 하나만 파시라고 애교도 떨면서 그랬죠 뭐.
이거 못 사면 천상, 2000밧 짜리 생크림 케익 사야 하는디... 그러기엔 내 온정이 그리 따사롭지만은 못한데다가 지갑이 여전히 부른 배를 뚜둥길 만큼 행복해 하질 않을 테니까요.
이봐요 미스타. 거기 문 닫았자네 알짱 거리지 마.
옷가게 아저씨가 막 야리내요.
됐네요. 아저씨. 당신일이나 신경쓰셔.
하고선 유리벽에 다시 붙어서 케익하나만 먹고 싶은 불쌍한 아이 표정을 하고 있자니..
한 오분인가 경과 되서 결국 문이 열리네요.
점원들은 완전 주디가 나왔어요.
지룰하네..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아야 주인도 좋아서 월급줄때 신나제 물건 팔아 주는 건데 대 놓고 저러는 건 뭔 심보여.
맘을 곱게 써라이~~
암튼 케익을 사들고 나오긴 했네요.
근데, 이젠 또 제 2라운드.
저렴하면서 맘에도 들만한 선물이 뭐가 있을래나요?
부츠에 가서 이것 저것 로션 같은 것을 봤는데.. 이게 또 돈이네요.
여기 들어갔다 저기 들어갔다. 갈팡 질팡 하느라 또 한세월 보내고서.
결국 350밧 정도의 로션하나 사서 포장했답니다.
결국 거의 두시간은 소요된거 같긴 해요.
이젠 어케 전해 줘야 좀더 찌릿하고 감동적일까? .. 근데 뭐 방도가 없겠어요. 많은 손님들 틈바구니에서 뭐 별달리...
풍선이나 폭죽이라도 살 수 있으면 손님들 한테 한개씩 주욱 돌려서 터트려 주고 케익이라도 불게 해줄낀데, 그런걸 살 데도 없고...
뭐 그냥 대충 주고 말자.. 하고 들고 들어갔죠.
어라!!
뭡미까? 이건...
이미 생일 축하 이벤트는 끝났어요.
아마 사장양반이 케익 하나 사와서 촛불 켜고 불게 했나 봐요. 거의 다 먹고 한 조각 정도만 남은 케익....
뭡미까? 뭡미까?
벌씨로 끝난겨? 그란겨:? 정녕 그란겨?
에이씨.. 난 뭐여...
이게 머냐고오...
밖에 비도 온단 말여. 비도 홀딱 맞고....
사장이나 혹은 손님들 몇이랑 상의를 하고 사왔어야 했었다는 생각이 들고.. ...나참!!
할 수 없이 일 마치고 집에 가져 가서 먹으라고 줬어요.
에이씨... 공연히 개고생하고..똥폼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었는디.. 폼도 못 잡아보고서리...
고맙다고는 하드라고요. 뭐. 어흑....
에이썅~... 탁신 무.....ㄹ.....러.....???????
앗! 아!! 아!! 아니요. 아니요!! 탁신 조오오온 사람!!! 또 졸라리 까일뻔 했네...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