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단지 새로운 이별을...
잦은 비가
축축한 어둠으로 조그만 섬 한개를 살그머니 부여잡고..
이곳 까페엔 즐거운 친구들의 재잘거림이 머그컵 커피잔에 한 술 떨어진다.
비내리는 거리를 보던 그 녀석은
까페의 흥겨운 이들을 아닌척 탐스레 훔쳐본다.
그제야 녀석이 잊어버린 것들을 후회하는 눈치다.
모든 것을 다 잃지 않고서는
살수 없는 이국 땅이라고 내 누차 일러 두었건만
고향의 사소한 것들 마져 그리워하며 눈물 짓다가
녀석은 날마다
더 멀리 더 멀리 여행을 떠나고야
아픔과 외로움을 달래고 있음이 분명하다.
바보 처럼 너는 어딘가를 찾아 떠나지만....
그것은 새로운 이별의 반복일 뿐이라고 가슴을 치며 말해 주었건만...
하지만 녀석은....
봄이면 봄마다 약속처럼 다시 찾아와
집집이 처마 끝에 집을 짓고 새 살림을 차린 제비들이
어느새 동네 사람 보다 열댓 배나 더 많은 새끼를 치고..
찬바람 부는 가을이 되면
낮은 전봇대 전선위로 촘촘히 내려 앉으며.
동네사람들 가까이 낮게 날며
일일이 떠난다 인사하던 새까만 제비들이
어느해 부터인지 아주 오지 않고 있다며
그리워만 할뿐 다신 볼수 없단다.
---- 2008년 4월 3일 페낭의 까페 세가프라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