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님께 드리는 글
뜨거운 청춘이 시름 시름 가슴앓이를 하던
그날을 무수히 지나고서...
벼랑끝 바위나무가지 위에 웅크린
위엄있는 어미 독수리 마냥
근엄한 졸음을 꾸박거리는 삶이여
가파른 절벽에서 수 없이 추락하고선 죽어가는 많은 형제들 사이로
겨우 살아나
슬픔을 울어낼 시간조차 없이
눈물을 흩뿌리며
아픈 날개짓을 힘겹게 퍼덕이던 지난날
새로운 황무지로 비상하던 그날의
한 마리 새끼 독수리의 살벌한 삶을 나는 보았습니다....
버려져
홀로서
바람이 자장가를 불러주고
대지가 안아주며
죽은 고목에 벗삼으며 키워져야 만 했던
고독한 영웅의 거대한 아픔도 나는 보았습니다.
당신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지 않는 그날에야...
비로소
날마다
여리고 약하고 무지한 자를 먹이 삼고서
위대한 용기는 보상을 받고...
또 다시 무수한 새끼를 절벽위에 낳고선...
삶의 용기와 뜨겁게 요동치는 심장을 연단하기 위해
어느새 당신도?
벼랑 위에서 새끼독수리 떼를 떠밀어 추락시키는
매정한 어미 독수리를 나는 또 보았습니다.
가슴 한켠에 뜨거운 연민을 이기지 못해...
추락하는 새끼 독수리들의 주검에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던
삶을 나는 보았습니다.
이제
평온하고 아늑한 푸른 초장에서
시름없고 고달프지 않은 한 마리 새로
사랑주고 사랑 받으며 행복하소서
여리고 약한 자를 먹이삼기보다
그들을 보살피며 먹여주는 인자함으로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