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치면 100바트(300원정도)지만 그 노무 자존심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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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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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치면 100바트(300원정도)지만 그 노무 자존심땜에...

딱한번만 12 1117

진짜로 살아가는 이야기 이기에 여기에 올려 봅니다.

글맥의 진행상 약간의 과장과 하대를 양해바라며 태클이나 딴지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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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순쯤 차이나타운의 아왈랃근처 기계공구상가 에 나갔다.

이것저것, 특히 밀가루 반죽기를 사기 위해서인데....

참고로 태국말은 안부인사와 택시용어쯤.

일단, 기싸움에 밀리지 않기위해 첨부터 반죽기는 쳐다 보지도 물어 보지도

않았다.

"요근처에 손수레 파는데는 어디냐?.. 부속중에 요런건 어디서 구하느냐?.."

빙빙 돌려 물어보다가 돌아 나가는척 하면서 젤로 마지막 순간에~~

"요놈 참쓸모 있겠네...요건 얼마냐?.." 라면서 너스레를 떨고 간을 살짝 봤다.

주인 아저씨 왈 "만밧이야~~~~~".

한눈에 내가 쓰기에 안성맞춤으로 보였지만 더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았다.

"또 올께...."

몇군데를 더 둘러보며 단가나 배달등..요것조것 꼬치꼬치 물어보고는

여의치 않아 첨에 그 집으로 갔다.

대만계 화교로 보이는 주인아저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마치 "너가 갈때가 없을껄!...킥킥킥..." 라면서~~~


본격적인 흥정모드 돌입!.

"주소는 라차다 쏘이 00 인데 배달 해주는거지?"

"기럼...우리싸람, 그런거는 기본이다 해..."

"보증기간안에 고장나면 어케해줄껀데?.."

"우리 싸람..그런거 걱정없다 해...만약 고장나면 통째로 기냥 바꿔준다 해.."

"말로만 그러는건 아니지?..."

"여기 영수증만 가져오라 해~~기럼 우리가 가서 바꿔주고 가져온다 해~~"

"이거이 어디서 만든거야?.."

"이거이는 대만산이다 해!...우리싸람 이런거 많이 만든다 해...수출도 많이

한다 해...이거 보라 해..미국,프랑스 ,영국..인도 다 좋아한다 해...글고 까올

리사람 같은데 우리싸람 삼숭 좋아한다 해...삼숭 최고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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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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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솔직히 사고 싶은 맘은 쮜뿔도 없는데 쬐끔만 깎아 주라~~ㅎㅎㅎ"

손사래를 치면서 "나는 여지껏 깎아준거 없다 해~~만밧이다 이거!"

"에이, 아저씨...세상에 흥정없는 장사가 어딨어....쬠만 깎아주라..."

"우리 싸람, 깎는거 싫어한다 해~~~만밧이다 이거!"

"아저씨...택시값 이라도 빼주라...우리 직원들이 너무 고생해서 사줄라고

한다. 글고 만밧을 부르면 딱 만밧에 가져가는 법이 어딨어..쬐끔만 깎아줘.."

"우리싸람...안판다해!..."

"우쒸...!....안팔아?...그럼 팔지마...!@#$"


솔직히 돌아서면 잡을줄 알았다.

영수증과 배달 주소까지 써넣고 흥정하는데 한 천밧은 빼줘야 되는거 아냐?..

이러면서 잡을줄 알았다.

근디....이 아자씨....안 잡는다...............

갈까?...

살까?...

말까?...

한번만 더 졸라볼까?..

우겨 볼까?...

비굴모드로 바짝 엎드릴까?...

돌아서서가게턱을 나올때까지 2초란 시간에 오만가지 시츄에이션이 머리를

흔든다.

더더욱 열 받는건 오늘따라 날씨까지 푹푹 찐다.

결국은 가던 발길 멈추고 자존심 엄청 죽이고....비굴하게 히죽거리면서

가게문을 돌아섰다.

"에이 아저씨...형....삼촌...나 진짜로 콘쫀(가난뱅이)이다. 스땅(돈) 메이

미(없다)여...폼(나) 찡찡(진짜) 나쏭싼(불쌍하다)..."

"메이다이(안된다..)"

"기분인데 100밧이라도 빼줘라..."

"만밧!!!!"



더러븐....XX놈....OO시키....

갑자기 오기가 생겼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인의 자긍심은 더더욱 아니다.

뭔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밀리면 "한국사람은 우기면 된다" 란 인식을

심어 줄수 있어서이다.

만약 나 혼자 였고, 내가 한국사람이 아니고 일본이나 말레이사람으로 봤으면

이렇게까지 싸우지도 않았을꺼 같다.

만약, 이대로 수긍하고 처음 부른 값 "만밧"을 주고 나오면 그 짜오꽁(사장)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게 배가 아팠다.

"한국사람한테 단 한푼도 안 깍아줬다!!!" 란 빌미를 주기 싫었다.

이런걸 뭐라고 해야 하나?....


암튼, 돈 쥔놈이 장땡인데 여기서 꼬리 내리고 엿장수 맘대로 할수는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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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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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어달 지나서 같은 가게에 찾아가서 첨부터 흥정을 다시하고 다시 깎아

봐야지~~~~하면서....

- 딱 한번만 -


bbs_smallvertical_mixer_16_inch.jpg



12 Comments
괴물인간 2007.12.24 18:39  
  very nice^^....
I.m waiting for you are story
now I stay in bkk
참새하루 2007.12.24 18:44  
  꼭 필요하면 안살수 없으니
다른 사람 시켜서 사면 되겠죠...

다시 가서 비굴모드로 전환하긴 그렇죠?
빈폴™ 2007.12.24 18:50  
  100밧이면 3,000원인데요..ㅋ
곰돌이 2007.12.24 18:55  
  [[으힛]][[으힛]][[으힛]]

님의 선구자적 정신을 높이 평가드립니다[[원츄]]
비아냥 거리는 댓글 아닙니다[[윙크]]

한 두달 뒤의 뒷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원츄]]
장금이 2007.12.24 19:24  
  요기 완전히 우리동네같은데 다음에 갈때 저좀 데리고 가주세요.
midi 2007.12.25 04:56  
  꼭 사셔야 하는데
영~ 억울하심 이러한 방법은 어떠한지요^^

5,000바트로 왕창 깍아달라고 일단 요구 하십시오^^
아마도 기절초풍을 그 중국분하실 텐데요^^

다만 깍아준다면 팁으로
5,000바트를 주마라고요^^

통큰 까올리도 되실것이고
원하시는 물건도 구입하시고요^^
브랜든_Talog 2007.12.25 10:15  
  ㅎㅎ 이미 그 장사꾼은 2번째 방문때 알고 있었습니다. 님이 그 물건을 꼭 필요로 한다는 것을 그리고 다른 가게 가서 간보고 왔다는 것을 ㅋㅋ... 그리고 얼마 후 또 와서 슬쩍 물어보고 갈 것이라는 것을... ㅎㅎ 무섭죠~ 저는 뭐든지 꼭 필요하면 옥션으로 산담에 DHL로 받던지 아는 분 들어올 때 통해서 받습니다.

일례로 알콜테스터기가 현장에 필요해서 태국에 알아보니 최저가 8천밧에서 4만밧 심지어 99만밧까지 있더군요 -0-;; 옥션에 알아보니 만원 부터 76만원까지 있었습니다.  X 30배를 해서 팔아묵다뉘 -0-;; 그래서 한국에서 구매해왔음 ...
시골길 2007.12.25 21:56  
  저거 한국에서 사셔서..인편으로 들여가시면 될것 같구먼요.. 사이즈가 대략 프린트기 보다 조금 큰것이죠..?
에곤실래 2007.12.26 04:26  
  혹시 자장면집 하는 울동네 사장님??
jbrother 2007.12.26 09:56  
  저의, 중국인 사업 경험으로는, 그기계 만 밧에 사세요.
자존심 걸고, 철저한 괴짜 상인들은 그렇구요,가격이 아주 싼듯합니다.
브랜든_Talog 2007.12.26 13:17  
  그래도 수타면이 맛있는데 [[원츄]]
료(Ryo) 2007.12.26 13:46  
  빵만들때 반죽치는 기계 사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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