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용문신 죠 (3) - 지미 죠에게 한 수 배우다.
저는 지금 이동 중인 차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자료 조사를 해야 하는
CP 관련 글은 이렇게 이동 중에
쓸 수 없으므로 죠에 관한
세 번째 글을 적습니다.
(건강관련 글도 약간의 자료조사 및
확인절차가 필요합니당... 헤헤... 죄송)
죠는 "창" (기술자) 입니다.
창은 창인데
이 녀석은 뭐든지 다 잘 하는
"팔방미인 창" 입니다.
지미가 태국에서 하는 사업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공통점이 없는 사업들이지만
태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는 점은
동일합니다.
우선 매일 현금이 들어 오는
가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씨방,
플레이 스테이션 게임방,
노래방,
만화방,
노천 맥주바.....
적어 놓고 나니 무슨 재벌같군요.... 흠.... 쩝
하지만 돈 되는 건 별로 없슴당.... 흑흑....
(진~짜~루... 버는 액수를 아시면 놀라실 거에염....
한국과 비교하면 너무 형편이 없어서리...
헤헤... 치앙마이는 특히 피씨방 경쟁이 심합니다.
태국의 다른 도시들 경우 시간당 25밧(750원)에서
10밧(300원) 사이인데 제 가게는 7~8밧 정도입니다.
으~악... 세상에서 제일 싼 피씨방입니다...
PS2 게임방은 한때 홍보차원에서 시간당 5밧(150원)
이었슴당.... 흠... 콘바(미친넘)
하지만 이름은 거창한 'Future Net"... ㅋㅋㅋ
서양애들이 가게 이름 들으면.... 흠....
좋아라 합니다... *^^*)
그리고 이 모든 방들은
전부 한 건물에 있슴당.
(Future Group의 Future Building 입니당... 헤헤
Future 라는 이름은 죠가 고른 것입니다.
일식당 분위기가 나는 Future Net 로고도
죠가 만든 것입니다. 못하는 게 없는 넘... 이뻐 죽겠어리...
사진에 보이는 Future Net 간판도
죠가 스스로 기둥을 세우고
철제틀을 용접해서 만든 것입니다....
지미가 로고 견본 약 7,000 개를 다운로드 받아서
참고하라고 주었는데 지가 스스로 만들더군요... 쩝...
미리 말했으면 밤새 다운도 안 받았을 거 아냐... 바부탱이...)
지미는 이 자질구레한 방들을 통해
태국인 특히 치앙마이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사업이 이들에게 먹힐까?
과연 움직이기 싫어하는 태국사람들이
4층까지 걸어서 올라 갈까?
등등....
지미가 자나깨나 생각하는 일입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태국인들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 자질구레 방들은
일단 단 돈 몇 푼이라도 매일
지미 손에 현금을 쥐어줍니다.
그래서 지미로 하여금
두 번째 사업을 가능케 합니다.
두 번째 사업은 일종의
"뜬구름 잡기" 이므로
첫 번째 사업에서 번 돈을
끊임없이 재투자해야 합니다.
커미션이 수입인 일종의
에이전트 일입니다.
특정한 사업에 한정되지 않는
프리랜서 커미션 에이전트로
(국어로 쓰면 구전 거간꾼인가여~~~ 헤헤)
이권을 챙길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사업에 한 다리씩 걸쳐 놓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사업들은
당장 돈이 되지 않습니다.
일이 성사되기까지
몇 년씩 걸리는 것들도 많고
과연 성사될 지도 의문인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이 성사될 경우
첫 번째 자질구레 방 사업과는
비교가 안되는 수입이
생기는 일들입니다.
두 번째 사업의 경우
죠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에이전트 사업은
서양인들과 관련된 일들이
많습니다.
태국내의 서양인들과 태국인,
또는 서양인과 서양인들, 아니면
태국인과 태국인들 사이의
거래에 지미가 끼어드는 것이지요.
일단 죠는 영어를
전혀 못 할 뿐만 아니라
로우쏘 (로우 쏘사이어티, 하층계급)
출신이기 때문에
하이쏘 (하이 쏘사이어티, 상류계급)
인맥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두 번째 사업은 철저하게
지미 혼자 뛰어야 합니다.
(우~쒸... 무지 힘듭니다... 헤헤... 앗싸~~)
여행도 많이 다녀야 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야 하며
하루에 이메일 처리를
수십통씩 해야 합니다.
지미가 이렇게 두 번째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죠는 자질구레 방 사업을
관장합니다.
죠는 정말 이런 자질구레한
사업에는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죠가 창 (기술자)이라고 소개드렸는데요....
이 녀석은 지미의 보물입니다.
일단 모든 창들은 자기만의
전문 분야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타일 바르기,
블록 쌓기,
전기 배선 공사,
페이트,
콘크리트 치기,
목수,
전기 용접... 등등...
노가다 분야에서도
이렇게 각각의 전문 분야가 따로 있습니다.
죠는
이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할 수 있습니다.
좀 과장을 한다면
혼자서 집을 한 채 지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사운드 엔지니어이고
요리사이며
지미의 전용 운전기사 이자
정비기사 이기도 합니다.
오지로 출장을 갈 때
죠를 데리고 가면
경우에 따라서 전용 요리사나
운전 기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죠는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까지
전부 정비가 가능합니다.
물론 훌륭한 보디가드 이기도 하구요... 용문신... ㅋㅋㅋ
또한 가게 지배인(매니저)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고용, 관리도
전부 책임지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아프면
직접 현장에서 뛰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번 일을 시작하면
쉬지를 않습니다.
몸을 사리지 않는 "불독" 입니다.
챵마이 지미처럼 일 중독자랄까요...
(지미는 치앙마이에서 주말에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흑흑...
매일 잠도 3~4 시간 정도 잘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왜 돈을 못 벌까요~~~
10대 불가사리 중의 하나입니다... 쩝
아니.... "불가사의" 던가여? 헤헤)
이러니 지미가 이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어를 못한다는 단점이 한가지 있지만
오히려 이 점은 지미의 태국어가 능숙해질 수록
장점으로 변해갑니다.
영어를 잘 하는 태국인들은
임금도 높을 뿐더러
이직률도 높습니다.
(뭐 어디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쩝)
태국어를 못 하는 외국인들이
태국에서 사업을 할 경우
영어를 할 수 있는 인력만을 고르다 보면
고용할 수 있는 인력의 폭이
굉장히 좁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고용한
태국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알 수도 없구요....
(자기들끼리 태국말로 막 떠들면
고용주인 외국인은 엄청 소외감을 느끼겠죠.... 흑흑)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죠같은 "창"(기술자) 중에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태국인들은
별로 없습니다.
이런 죠와 지미는
사실 처음에 가게를 열 때
둘이서 1층부터 4층까지
시멘트를 개서 타일을 바르고
(타일, 시멘트, 모래, 철봉, 합판들을
4층까지 지고 올라 가느라
근육운동깨나 했슴당.....)
전기 배선을 하고
조명을 달고
절봉을 자르고
용접을 하고
벽을 세워서
방을 만들고
문짝과 창문을 다는 가 하면
페인트 칠까지 같이 했습니다.
당연히 책상과 벽장도 같이 만들었습니다.
오직 둘이서.....
오직 둘이서.....
오직 둘이서.....
흑흑.... 늙은 지미 죽는 줄 알았슴당....
(태국 건물들은 처음 빌릴 때
이전에 세든 적이 없는 건물일 경우
마감처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바닥도 전부 맨 시멘트 바닥일 경우가 많고
일 층의 경우 현관문도 달려 있지 않습니다.
접이식 차고 철문 정도 달려 있지요....
그리고 비와 햇빛을 막아 주는 차양도
없습니다. 차양은 우기에 비가 들이치지
않게 꼭 필요합니다.)
지미는 죠을 벗겨 먹고 살던 중.....
일단 두 종류의 사업을 계획하고
현금을 벌 수 있는
자질구레 방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건물을 빌린 후
건물 바닥에
혼자서
타일을 바르고 있었습니다.
(이 때까지는 죠와 안면만 익히고
식사만 같이 하는 정도였습니다.)
뭐 노가다는 군대 시절 엄청 했으므로
혼자서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뭐 ... 20년 전 군대 생활이지만
챵마이 지미는 박력의 한민족입니당.... 헤헤...
(혹시 26사 불무리 부대를 아실랑가 모르겠네....
의정부 306 보충대 출신들이 많았답니다.
논산 출신은 별로 없었지여~~~ 흑흑)
지미는 사실 목수가 되고 싶었던 사람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고 있으면
온 세상이 정지하는 듯 한 느낌....
그런 느낌을 사랑했습니다.
잔머리 지미가 해 보았던
수 많은 직업 중에서
지미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구두 수선공 (Shoe maker) 이었습니다. 헤헤헤
(제 블로그에 가시면 지미의 약력이
짧은 일대기 (Short biography) 형식으로
개제되어 있습니다.
죄송하게도 허접한 영문 글입니다.... 흠.... 죄송..)
구두밑창을 뜯어낸 후
본드를 개서 바른 다음
새 밑창이나 굽을 달고
징을 박으며
미싱도 돌리고.... 헤헤
나중에 왁스칠까지 끝내면
헌 구두가 삐까뻔쩍한 새 구두로 변해 있습니다.
마치 지미의 손이
신의 손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답니다...
열쇠도 잘 깍았습니다... 흐흐흐.....
톨스토이 소설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으로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해 겨울엔 눈이 5개월 동안 내렸지요... 흠...)
본업은 컴퓨터 컨설턴트이지만
나이트클럽 웨이터부터
(아~~~ 팁이 장난이 아니었어여~~ )
칼럼니스트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챵마이 "잔머리" 지미입니다....
따라서 '타일 바르는 것 정도야... 헤헤'
라는 생각으로 혼자서 일을 벌였습니다.
낮에는 죠에게 점심을 얻어먹으며
안면을 익히면서
혼자서 타일과 씨름을 하고 있었는데... 흠....
약 5일 정도 걸려서 4층의 타일 공사를 혼자서
거의 마친 그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태국 사람들은 보통 가게를 1 층에만 냅니다.
1층 이상은 가정집으로 사용하는 게 보통인데요....
지미는 1층 부터 4층 까지
전부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건물세와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
(역쉬 잔머리죠.. 헤헤)
하지만 게으른 손님들이 4층 까지
걸어 올라갈지는 확신이 없는 상태....
'안올라가면 길을 들여서 올려 보내야쥐' 라는
멍청하고 야무진 생각을 하던
챵마이 '잔머리' 지미.... 쩝
귀찮은 거 싫어하는
태국인 손님들을
확실하게 교육시켜
기어코 4층 까지
올려 보낼
열의에 불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바부탱이..)
4 층 바닥 전체를 완벽하게
혼자서 타일을 바르는데
성공한 지미...
오랫 만에 맥주 한깡을
느긋하게 마시면서
다음 목표인 계단 타일 바르기에
도전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계단은 쉽지 않더군요.
계단 크기에 맞게
타일이 잘 잘라지지 않았습니다.
(태국 건물 계단은
크기가 전부 같지 않습니다.
대충 시멘트로 발라서 삐뚤빼뚤 합니다.... 흑흑....
따라서 타일을 매 번 잘라야 합니다.
기계로 자르면 쉽겠지만
기계를 사기는 싫었고
(아~~ 싫다... 이 챵마이 "짠돌이" 지미 녀석...)
빌리기도 여의치 않아
계속 절단칼로 자르고 있었는데
거의 실패율이 50% 였습니다.
아~~ 타일 아까워... 흑흑..
그래서 죠와 점심을 먹으며
타일 자르는 법을 배우자는
잔머리를 굴렸지요... 헤헤
그 당시 죠 녀석은 호텔 공사가 막 끝나
한가한 상황이었습니다.
"야 ~~ 죠야.. 너 오늘 뭐하니? "
"응.... 오늘 할 일이 딱히 없네.."
"그래... 그~러~엄.. 이 지미 엉아랑 놀러 가자..."
"오~이... 헤헤.. 좋아, 좋아..
근데 밥 사먹을 돈도 없으면서 어디로 놀러 가?"
"흠.. 쫘~식.. 이 엉아가 아무리 맨날 너한테
얻어먹어도 그 정도 여유는 있단다... ㅋㅋㅋ"
"그~래~.. 그럼 점심먹고 가자.. 근데 워디 가는디?"
"응.. 쩝.. 뭐... 그냥 좋은 데 있어.... 헤헤"
점심을 카우팟(카우: 밥, 팟: 볶다. 카우팟 = 볶음밥)
으로 얻어 먹고 지미는 죠를 Future Building 으로
데리고 같습니다. *^^*
물론 죠의 오토바이를 얻어 타고.....
" 얌마... 죠... 이거 봐라... 지미 엉아의 솜씨를...
챵인 니가 봐도 황금손의 솜씨쥐?
존경스럽지 않냐?...... 케케케.. 육군병장 김병장이얌.... 엉아가"
바닥을 유심히 살피던 죠 녀석....
아무 소리도 안하고 타일을
하나씩 망치로 두들겨 봅니다.
아~~ 영원히 잊지 못할 그 맑은 옥소리....
째~애~앵
째~애~앵..
정말 아름다운 소리가 울리더군요....
죠는
그러더니
지미의
눈 앞에서
아무 말도 없이
무작정
곡갱이로
타일을
하나씩
하나씩
하나씩
들....어....내....더....군....요............
200 여 장을 말입니다.
지미는 혈압이 높아지다 못해
쓰러질 지경이었지만
가까스로 "짜이옌옌".....
일단 죠가 말을 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지미..... 이 타일 전부 다시 발라야 해."
"지미..... 도대체 시멘트를 어떻게 갠 거야? "
"지미..... 타일하구 시멘트 사이에 공간이 있으면 안되거든요..."
"지미..... 시멘트도 이렇게 얇게 바르고 말이야..."
"지미..... 줄 자도 없었어? 각도 하나도 안맞구...."
"지미..... 바닥도 울퉁불퉁..."
"지미..... 손님이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병원 데려다 줄거야?"
"지미..... ........... .......... ..........."
"지미..... ........... .........."
"지미..... ..........."
"지미....."
"지미."
허~~~억~~~~
5 일 동안
타일 20 박스
시멘트 7 부대
모래 20 부대를
혼자서 낑낑대며
4 층까지 지고 올라와
육군병장 김병장 솜씨
아직 녹슬지 않았다고
"킥킥"대며 열심히 바른
30cm X 30cm 타일 200 장 (수치가 맞남..기억이 가물가물 하여튼)
지미.....
불쌍한 "잔머리" 지미....
그 날 밤.....
챵마이 "잔머리" 지미는
죠에게 타일 공사 강의를
공짜로 듣고
술도
공짜로 얻어 마신 후
두 평짜리 쪽방에
냄새나는 몸을 눕히고
하염없이 울었다는 치앙마이의 전설이........(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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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글 힘들게 읽어 주신 여러분
모두 복 많이 받으실 거에염~~~ 헤헤..
내일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차 안에서 써 놓은 글을
잠깐 피씨방에 들려 올립니당....
거울을 보니... 흐흐흐
머지않아
챵마이 "율브린너" 지미로 변모할 듯.. 쩝
(율브린너 아시는 분 ?
당신은 자랑스러운 쉰세대 입니다... ㅋㅋ)
저 그런데
사실은
타일 공사 땜에
울지 않았어염.....
지미는 슬픈 영화 볼 때만 울어여.... 헤헤..
진짜루?
진짜루.......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