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찦은 게이 (4) - 지미 치앙마이에서 까다로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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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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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찦은 게이 (4) - 지미 치앙마이에서 까다로워지다.

김우근 17 757

http://blog.daum.net/lanna

제가 살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선입견(선입관)을 갖는 것입니다.

선입견은 실제체험에 앞서 가지는 주관적 고정관념이기 때문에
일단 한번 가지게 되면 실제체험을 겪더라도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태국에 와서 받은 2가지 충격은
(눈 마주치기, 음식먹을 때 소리내지 않기)
모두 제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동양인에
대한 선입견이 깨졌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동양인이라면 "당연히 나와 비슷할 것이다"라는 생각....

제 시각에서 태국사람들의 문화 2가지가 오히려
한국분들보다 서양인에 더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에
선입견이 깨지는 충격을 맛보았던 거지요.


1. 마이뺀라이 (괜찮아요)
2. 짜이옌 (진정해)


한국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태국말 2가지입니다.

1번 "마이뺀라이"는 한국분들 이외에 다른 외국인들도
대표적으로 싫어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2번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이 "짜이옌"이란 말을
가장 많이 듣는 외국인은 아마 한국사람들일 겁니다.

이 사실을 뒤집어 놓고 생각하면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사람들의 성격이 세계에서도 급하기로 따지면
상위급에 속한다고 봐야겠지요.

뭐든지 시작하면 빨리 끝을 봐야 속이 시원한 우리들 성격.

사실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요.

6. 25전쟁이후 군사문화와 고도성장시기의 시대상황하에서
만들어진 급한 성격. 사실 초고속경제성장의 숨은 공신이기도
합니다.

이 급한 성격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곳이
바로 점심시간 식당입니다.

예를 들어 중국집에 직장동료들끼리 간다면
일단 식당측에 대한 배려도 있겠지만
구성원간에 주문을 최소한으로 통일시킵니다.
짜장이면 짜장, 짬뽕이면 짬뽕.

5명이 가서 한사람은 비빔밥, 한사람은 잡채밥,
한사람은 짜장면, 한사람은 짬뽕, 한사람은 우동을
시켜도 되지만 이럴 경우 시간이 걸립니다.

친한 사이라면 누군가 나서서 전부 통일시켜 버립니다.
짜장 5 !!!
주문과 동시에 짜장 5 그릇이 순식간에 나옵니다.
무슨 자판기에서 뽑는 것처럼 거의 실시간 대령입니다.

이 경우 만약 5명중에 한사람이

자기 짜장에서는 돼지비계를 빼달라고 주문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오이채 대신 당근채를 얹어달라고 주문할 수 있을까요?

뭐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순간 거의 미친사람
취급을 받겠지요. 시간 절약하려고 주문도 통일시키는
마당에 자기 취향에 맞는 주문은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캐나다나 미국에서 동료들과 우르르 식당에 몰려가면
한참 바쁜 시간임에도 뭘 넣어달라 뭘 빼달라
까다로운 주문이 끊이지 않습니다.

종업원은 일일이 수첩에 받아적고 주문한 대로
요리사에게 요구해서 음식을 받아오지요.

전 한번도 그런 주문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메뉴에 있는 그대로 먹습니다.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 체면이 있지요... 흠... 흑흑...

동료중에 젤 까탈스러운 사람이
전에 언급한 고양이눈 캐롤입니다.

얘는 채식주의자인데 계란은 먹거든요.
채식주의자도 종류가 많습니다.

제가 볼때 캐롤은 채식주의자라기 보다
고기를 안먹는 주의자 같더군요.

무슨 채식주의자가 그렇게 안먹는 야채가 많은지... 흠...
주로 빵과 감자 그리고 계란을 가장 많이 먹는데
샐러드가 나오면 저를 그냥 주곤 했습니다.
양파도 안먹고, 당근도 안먹고, 버섯도 안먹고, 피망도 안먹고.. 쩝
거의 먹는 채소가 양상치 정도....

그런데 얘랑 식당에 가면 그냥 한대 쥐어 박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였어요.

저는 배고파서 빨리 주문하고 먹어야겠는데
이 녀석은 종업원이랑 아예 회의를 하거든요.
여기에는 뭐가 들어갔느냐? 그건 내가 않먹으니 빼고
대신에 이걸 집어넣을 수 있겠느냐?

무슨 무슨 주의자라고 이름붙은 애들이랑
식당에 가면 밥먹기 전에 엄청 기다려야 합니다.
한국인 내 성격. 예비역 병장 폭발하지요....

걍 울화통이~~~~

한번은 식당 생각해서 대충 먹을 수 없냐고 했더니
얘네들 왈. 그럼 팁은 왜 주냐는 겁니다...
사실은 식당 생각보다 빨리 먹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쩝..
(그런데 메뉴대로 먹는 나는 왜 팁을 주어야 했을까? 헤헤)

하여튼 저는 이 점을 한국과 북미의
큰 차이점이라고 보았습니다.

태국에 왔더니
태국사람들 캐롤과 같더군요.

음식주문할때 넣고 빼는 것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


오.... 여기가 과연 태국 맞나요?

저는 조미료 빼고, 설탕 빼고, 소금 조금 넣고,
대신에 고추 넣고, 어묵 빼고, 어묵 대신 진짜 고기를 선택하는 등
태국에서 입맛이 아주 까다로워 졌습니다.

태국에서 3번째로 받은 충격이 바로 이것이었어요.

"식당에서 자유롭게 주문을 할 수 있다"는 것.

태국인들이 한국인에게
"짜이옌옌" 이라고 말할때
정말 화가 나는 상황이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과연 내가 성격이 급한 건 아닐까
한번쯤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싶은데....


태국에서 "짜이옌" 소리 한번도 듣지않고 지내는
한국사람이 있을까 궁금하네요.

http://blog.daum.net/lanna

17 Comments
곰돌이 2007.11.14 18:52  
  저도 태국에서 음식 주문할 때는 까다롭게(?) 굽니다

이 음식에 팍치 들어갔냐?
팍치는 빼 달라~~[[으힛]]
역삼동씨댕 2007.11.14 19:04  
  비단 식사만그런게 아니라..
뭇 남성들이 한 여자를두고 쟁탈전을(?) 벌일때도..

스노쿨링을 할라고 막 서두를때도..

편의점앞의 은행ATM 앞에서 돈을 뺄라고 줄서있을때

앞사람이 찔금찔끔 1000밧..500밧..씩 인출할때도..

안절부절..우왕좌왕하는 우리들을보고

태국인들은 역시 위에서 언급한

"짜이옌옌~~~~"을 남발합니다..쩝~
ken 2007.11.14 21:04  
  지금 까지 우근님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글 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우근님 께서 말씀하고자 하는 요지가 뭔지는 좀더 봐야 알겠지만 혹시 지금까지 열거 해주신 여러가지 중에 단지 한국사람과 다른 태국사람의 특징을 이야기 하시는거라면 저도 많은 부분에서 동의 합니다. 허나 혹시 조금이라도 이러 이러한 점들은 태국사람에게 배우자 라는 취지라면 딴지 아닌 딴지를 조금 걸고 싶습니다. 너무 화내지는 마세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이 태국사람에게 배울점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 합니다. 표현이 너무 직설적 이었나요? 혹자는 그래도 배울게 있지 않느냐 느긋한 마음같은건 좀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관점에서 보는 그런 마음들은 그냥 우리좋게 해석 하는 정도라고 생각 합니다.무릇 느긋함이란 여유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 합니다만 태국인들의 느긋함은 제가 볼때 여유로움 에서 나온 느긋함이 아닌 그냥 포기하고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우리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가 나쁘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오히려 그 빨리빨리 문화때문에 지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도 생각 하구요..가끔 태국에서 만나는 이곳에서 오래사신  한국분들 태국 사람도 아닌 한국사람도 아닌 사람으로 변해버린 분들을 뵐때마다 안타깝습니다. 우근님 저도 우근님 처럼 그 많은 불편함을 감수 하고서라도 어떤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태국에 있는거라서 우근님의 글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님의 많은 지식과 견해들 계속해서 보고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우근 2007.11.14 21:09  
  곰돌이님...  이모콘이 이뻐요...  헤헤...  곰돌이님도 이모콘처럼 행복하세염~~~
김우근 2007.11.14 21:11  
  역삼동씨댕님....  자 태국에서 스쿠버다이빙 한번도 못해봤어염...  왜 난 일만 하는 거얌?  흠...  근데 스노쿨링은 산소탱크없이 물속에 들어가는 거지여? 헤헤..  알고시퍼염...
김우근 2007.11.14 21:19  
  ken님 딴지라니요? 님의 의견 너무 고맙게 생각합니다. 제가 첫글에서 쓴것처럼 지금 제가 올리는 글들은 사실 여동생에게 보내는 글들입니다. 시간을 들여 쓴만큼 한사람보다는 다수의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계시판에 올리는 것 뿐 입니다. 그러다 보니 댓글이 붙고 그에 대한 답글을 적으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을 하게 되었네요. 이 게시판에 들르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태국과 태국인에 대한 관심이겠지요. 그래서 저도 이곳에 글을 올리는 것이구요. 사업상의 관심이든 관공목적의 관심이든 일단 서로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일 것 같습니다. 그런점에서 ken님의 의견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기회나시면 본글로도 뵈었으면 좋겠네요...  건강하세요.
나마스테지 2007.11.14 21:43  
  켄님의 의견에도 공감하지만.
단지 문화상대주의적인 입장을 떠나서도...
한국의 문화(보편정서) 바꿔야할 점 분명 있습니다.
가족이기주의 극명함, 그로 인해 다람쥐 쳇바퀴와 같이 양산되는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태'...개인주의의 단점을 떠나서...한국사람들의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그 숱한 일상의 모습들이 저는 화가 납니다.
유교의 그늘속에 있는-핵가족???
철학의 정립없이 더 나은 우리가 되기엔 요원한 듯 보여
가끔 우울.
락짱 2007.11.14 22:02  
  가끔 생각해보면 그 느긋함을 주장하는 태국인도 운전대를 잡으면 우리와 비슷해지구나 하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짓곤 하는데... ^^ㅋㅋ
김우근 2007.11.14 22:16  
  여러분 예전 코리안 타임 기억나시나요?  우리나라사람들이 시간약속 철저히 지키기 시작한게 얼마되지 않는 것 같은데...  고도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더이상 예전의 여유로움을 고집할수는 없게 되었죠. 저 어렸을 적 제 동생은 약속시간이 되면 그때서야 샤워를 시작했다는 전설이 있슴당...  흑흑...
김우근 2007.11.14 22:17  
  나마스테지님.  가끔만 우울하세염...  대부분의 시간엔 행복하시기를...  헤헤
김우근 2007.11.14 22:22  
  락짱님. 전 오토바이를 타거든요..  분홍색 Fino.. 예비역 육군병장의 오토바이에 키티스티커도 달렸어염....  120cc 주제에 타면 땡기고 싶어진다는....  울 매니저 놈은 한국 총알택시 기사 처럼  제 애마를 몰아염... 요즘은 완전히 뺏겨서 전 걸어다닌답니다...  흑흑.. 그래도 좋은 놈이에염...  등전체에 용문신이 ....ㅋㅋㅋ  *^^*
나마스테지 2007.11.14 22:25  
  넹^^ 박노자의 의견에 대부분 동감하거든요~

근데 한국사람 참 착해여~개인주의의 폐해가 없는 교육을 받아스리..우리는 개인주의 핏톨속을 흐르고 잇는 건 아니니깐...좋은 분들은 딴나라 넘들보다 훨 마음이 넓지요 ㅎㅎ^^
김우근 2007.11.14 23:20  
  나마스테지님. 그래서 우린 만나자마자 형제자매가 되지용..  헤헤...  전 술값안내는 동생역할이 마음에 든다는..
ㅋㅋㅋ...늘 행복하시기를....  *^^*
[JUN] 2007.11.15 12:54  
  근데요 찦은언제 나오나요?
처음에만 잠깐나오고,,,, 출연을 안하네요 ㅎ ^^
커이학짜오 2007.11.15 17:04  
  저요~^^;;;
태국사람들과 직장생활 같이하면서 한번도 "짜이옌"소리를 안들어본 사람입니다...ㅎㅎㅎㅎ
김우근 2007.11.15 18:27  
  [JUN]님 댓글 읽고 심히 양심의 가책을 느껴 조금 전에 찦을 등장시겼슴당...  찦녀석... 헤헤.. 드뎌 나왔당...
김우근 2007.11.15 18:28  
  커이학짜오님....  혹시 저처럼 조상이 충청도 출신... 근데 왜 난 이리 성격이 급한 거얌...  서울에서 자라서 그런 감... 흑흑...  커이학짜오님 복받으실거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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