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부딪히며, 살며...

홈 > 커뮤니티 > 태국에서 살기
태국에서 살기

- 태국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해주세요.


함께 부딪히며, 살며...

비술락 9 877

어느 덧 방콕 생활 8개월이 넘어 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태사랑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고, 그만큼 수월히 이 곳 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또 지난 8개월간 함께 머리 맞대어 고민하며 일 해왔습니다.

태사랑에 올려진 수많은 글들을 봐서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태국인'... 하지만 아직도 그네들은 제게 익숙치 않은 레파토리로 종종 말문을 막아버리곤 하네요.

특히 요즈음 함께 일하는 태국인 동료들을 보며 느끼는 점이 참 많습니다.
물론 지금 정도가 같이 뒹구는(?) 사람들의 장단점이 다 보이는 시기이겠지만, 아무래도 즐거운 느낌으로 남는 장점보다 날 힘들게 하는 그들의 단점이 더욱 뇌리에 남는가봅니다.

한국에서 치열하게 살 수 밖에 없는 사회 생활을 하다 온 입장에서 보는 태국 동료들의 사고 방식과 행동이 가끔 한숨짓게 하곤 하죠. 물론 그네들의 입장에서는 제가 항상 서둘고, 무리하게 일 추진하고, 피드백 없는 직장 동료들에게 컴플레인하는 모습들이 이상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겠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란 격언.
태국에 와서 일하니 태국인들의 생활 패턴과 사고 방식을 이해하라는 뜻이겠죠. 하지만 반대로 제가 동료들에게 그 격언을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몸 담고 있는 회사가 '태국회사'가 아닌 '한태 합작회사'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오히려 태국 동료들이 기존의 근무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분위기에 맞는 옷으로 갈아 입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태국 동료들이 언젠가 술 한 잔 하며 얘기 나눌 때 농담식으로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왜 그렇게 힘들게, 빡시게 사냐고..."
그냥 허허 웃어 넘기고 말았지만, 스스로 판단했을 때 전 결코 이곳에 놀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생활이나 근무 방식이 내 판단으론 결코 빡신게 아니었기에 웃음 뒷 맛이 씁쓸하더랬습니다.

새로운 사업 분야에 뛰어 들어 정말 뭔가 하나 이 나라에서 이뤄보고자 하는 욕심으로 이 땅에 왔을 때는 그만큼의 각오가 있었습니다.
이 친구들하고 매일같이 부딪히고 때론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또 그 후에 다독거리고...하는 생활의 반복이 어느 순간엔가, 저를 무디게 만들지나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죠.

다만 제가 이 친구들에게 어느 정도 동화가 되듯, 이 친구들도 조금은 저를 닮아 가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히유...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즈음에, 넋두리 할 곳도 없고 해서 끄적거린 비술락이었습니다.

9 Comments
멍멍이 2007.02.14 15:54  
  제생각은.........
 1. 태국사람도 한국사람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2. 계급이나 경제적과시로 태국사람들을(세계어느나라사람도 마찬가지) 찍어 누룰수 없습니다.
 3. 자신이 하고저 하는 방식이 옳고 합리적이라는 것을 결과로 보여주시고
 4. 솔선수범해서 이리뛰고 저리뛰다보면 따라옵니다. 
 5. 조급 하게 생각마시고 서서히 땡기믄 땡겨 집니다
 6. 태국에서 여자얘기를 중심으로 한 잡담은 권장사항
    (태국인들 여자얘기나 사생활에 관대함,지휘고하를 막론하고 ㅋㅋㅋㅋ)
7. 제결론은 일할때는 빡시게 사적으로는 정반대
8. 계속 부딛치고 얼르고 달래다보면 님의 방법이 나옵니다.
9. 회사라는 집단이 원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하는 집단임다.  공과사를 구분하는게 태국사람들이 좀 약하다 하더라도 결과를 보여주고 합리적인 방법을 제시하면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월야광랑 2007.02.14 16:10  
  나름대로 사는 곳의 문화적인 요소에서 몸에 굳어져 버린 것은 쉽게 고치기 힘듭니다. 특히나, 기후의 차이 등에서 오는 습관은 무시 못하죠. 예를 들어 기후가 좋아서 여기 저기 열매가 잘 열리고, 농사도 잘 되는 동네에서는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쉽게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죠. 날씨가 사람들을 또 늘어지게 만들고요.
반면에, 춥고, 음식도 구하기 힘든 곳에 사는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또한, 이런 저런 일로 머리 쓰는 일을 많이 하기 마련입니다. 생존력도 강하죠.
그런 면은 비술락님께서 본인의 입장 뿐만이 아니라 태국 현지인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할려는 시간을 많이 가지셔야 해결이 될 거라고 봅니다. 꼭 업무 뿐만이 아니라, 일이 끝나고 사교 활동이나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활동도 많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특히나 합작 회사의 경우에는 서로의 문화적인 차이도 많이 소화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항상 일과 관련된 대화만 나눈다면, 아마도 그들 입장에서는 너무 딱딱하게 비추어 지겠죠. 거부감도 조금은 들 거고요.
비술락 2007.02.14 20:29  
  아고고고...어제 정말 넋두리하는 심정으로 글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달아주셨네요...감사합니다. 사실 어제 밤 늦게까지 태국인 동료 중 한명의 생일 잔치에 가서 윗 분들 말씀처럼 함께 망가지며(?) 놀다왔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일에서 대인관계에서. 아뭏든,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zing zing 2007.02.15 23:43  
  사는 모습들은 틀려도... 생각에 좀 차이가 나더라도...
부지런한건 부끄러운게 아니니까요 오늘 하루도 화이링~
우영아빠 2007.02.19 15:36  
  저도 태국에서 근무한지 8개월째인데
저는 한국인이 저 혼자라.... 위의 좋은 말씀들 마음에 깊이 새겨야 겟네요.. 가끔 한국이 너무 그립습니다.
소주 한잔하며 이야기하던 친구들, 보고 싶은 가족들 ㅎㅎ. 여기선 술도 안하고 담배도 안피고 일만 하거든요 ㅜ,ㅜ;;
비술락 2007.02.19 19:34  
  우영 아빠님, 힘 내시구요! ^^
언제 기회 되면 소주나 한 잔 하시죠~!
(빈 말 아닙니다~~~~ ^^)
브랜든_Talog 2007.02.20 15:01  
  자존심 세워주고 먼저 웃어주고... 잘 타일르기도 하고 따로 불러 야단치기도 하고... 가끔은 배꼽빠지게 웃겨주기도 하고... 탐분하는 마음 으로 가끔은 10바트 짜리 엠러이 하십도 사주고... 이게 태국인들 사이에 섞여서 제가 할 수 있는 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같은 상황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군요... 글 읽어보고 많이 느끼고 반성했습니다.... 한국 생각 자꾸 안할려고 했는데 우영아빠님이 한국이 너무 그립습니다. << 이말 한마디가 가슴 속에 사무치는군요...
덱도이 2007.02.21 11:36  
  회사생활 5년째 입니다 (현지채용으로) 여기나 한국이나 밑에 직원들 다루기는 기본적으론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밥,술 사주면서 격려도 하고 야단칠때는 야단도 치고..)
단 작업지시할 때 하나하나 조목조목 나누어 설명해야되고..여기 사람들 지시사항 이상은 절대 안하는 경향이 있더군요..시키는 것만 잘해도 감지덕지...한국분들 같이 알아서 스스로 절대 안함 또 지시사항에 대한 시행여부첵크는 필수고 그래서 좀 피곤하지요
태국인들에 대한 개인적으로 느끼는 최대 단점은 책임감이 없다는지요 특히 문제 발생시 해결 못 하면 그냥 '뽀이'해 버리죠 보고없이 집에 가버리고... 항상 강조하는게 혼자 해결 못하면 보고라도 잘하자 입니다
sFly 2007.02.21 19:47  
  보고하는거 얼마나 존심 상해하는데요.
그 끝없는 존심세우기........혀를 내둘렸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