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기누설 방까 레서피- 3] 눈물 젖은 15밧 까올리 라면의 존엄함을 논하지 말라
1. 방콕 이주 생활 필수품 = 양은 냄비
눈물젖은 라면 한 봉지 다 끓여 먹고 나면, 덥고 끈적한 방콕의 낮 더위에, 어느새 땀으로 흠빡 젖은 몸, 조그만 턱걸이 창문이라도 활짝 열어 놓고서
200바트 주고 산 중고 선풍기 바람이라도 쐬면 그 기분,
[와따!! 내가 이맛에 방콕에 사는 겨!! 암!!]
한국서 장단기 이주를 해 오신다면 필히. 양은냄비를 하나라도 꼭 챙겨오자. 타국에서 사는 것도 서러운데, 한국 식당에 가서 한국 라면이라도 시켜 먹을라 치면,
소스라 치게 놀랄 정도로 비싼 바트를 내 놓고 사 먹어야 한다면, 그 신세 얼마나 처량한가?
[기껏해야 라면 한그릇 꼴랑 오천원인 셈인데......]
방콕에서 오천원이면 라면이 아니라 금면이고 볼일 아닌가? 태국 누들은 대체로 30바트 미만이니. 그렇다면, 노랗고 조그맣고 때가 타고 찌그러 질수록 더욱 라면 맛은 깊어지는
조그만 양은 냄비를 하나 사들고 오자. 값비싼 브랜드 옷 다 남 주거나 버리고 오더라도, 양은 냄비만이라도 하나 달랑 챙겨 오면
자고 일어나서 먹는 문제 만큼은 해결 뚝딱!!
[나마 누나 알죠? ^^ 라면 한 개짜리 노란 양은 냄비!! 메모리 2MB가 걱정된다면 밑줄 긋는 센스~]
2. 훔쳐 먹는 한국 라면맛... 니들이 그맛을 알어??
우리 집에 오시는 게스트 분들 중에 아주 과감하고 용감무쌍하게 신라면, 삼양라면, 짜파게티까지 찬장 안에 들어 있는 신토불이표 까올리 라면들만 모조리 꺼내서
끓여 드시고선 [나 몰라라] 입을 싹 닦으신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그것은 가히, 천재지변과 맞먹는 엄청난 레벨의 데미지를 입히는 어택임에 틀림없다.
맨처음, 게스트로 부터 그런 어택을 받고 망연자실 해 하던, 희망복구 리로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던 그날!! 밤을 지새우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온요네 아저씨 한테서 공짜로 다섯봉지 받고, 한국서 오는 친구가 다섯봉지 들고 왔고, 마트 갈때 땡겨서 몇봉지 사고,여차저차 해서 찬장엔 까올리표 라면들이 즐비했었다. 그때 까지만 해도, 쳐다만 봐도 흐믓했었는데, 아껴 아껴 두다가 먹을려고 참고 있는 설정만으로도 행보했었는데...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남이 다 씨바 뭇으니 울지)
[한 개당 끓여 먹을 때 마다. 41바트씩 받아? 아니지. 물도 쓰고, 가스도 쓰고 45바트씩 받아? 쫌상스럽다고 그러지 않을래나? 아예 까올리 라면 끼리물려면 백바트씩 내 놓으시라고 엄포를?? 맞아 맞아 김치랑 해서 먹어야 되니 100바트!! 그렇지만, 한국 식당에서 정식으로 끼리 나오는 라면도 그정도 가격뿐이 안하잖아. 그럼 어쩌지......그많던 라면을 다 끼리묵고 아작을 내 버리다니..돌삐로 대구빡을 학 우예뿔라마]
[바보 !! 그럼 안 사놓으면 되지!!]
[엇?? 그런?? 세상이 발칵 뒤집힐 만한 대단한 지식이?? 혹시 네이버 지식인 검색을 한건가? 우째 그런 천재적인 발상을....]
해서 이후로는 비싼 까올리 라면을 사놓지 않았지만, 문제는 그런 방책은 그것도 한 달을 못 넘긴다. 공연스레 땡기는 맛이 그것이며, 향수병과 겹쳐져 배까지 고파질 수록 더욱 끌리는 맛이 그것이며, 신토불이한 내 몸이 원하는 것이 그것 까올리라면이다.
결국, 또 사놓게 되고.....또 메뚜기 처럼 한철 휩쓸고 지나가면 맛도 못 본 라면 빈봉지들만..휘잉~~
[에휴 우야겐노? 백찌 그케봐야... ]
3. 까올리를 위한 눈물젖은 15밧 짜리 까올리라면
다행이 어떤 조금 착하다 할수 있는 게스트 한 분은 과감한 도둑 라면 포식 이후에 마무리는 해 주고 가셨다.
몇일 뒤에 나가실 때 무언가로 대체해 놓고 나가셨다.
[어엇 저기 머꼬. 야가가가? 가가 아인디 ....]
미안했던지. 40바트짜리 까올리 라면 대신 5바트 짜리 태국 라면을 사서 대신 메꿔 놓고 가신 것이다.
[어흑...면발도 실같고 맛도 팍치 냄새 나고....흑...]
게스트가 늘어날 수록 한 개 두개 쌓여가는 태국 라면....그래서 결국 나는 까올리 라면과 거의 동급인 라면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https://taesarang.com/new21/bbsimg/zboard.php?id=eat&no=2328
라면 11밧 계란 3밧 김치 1밧 (내가 직접담근 김치 1밧어치)
이렇게 끓이면 단돈 15밧이라는 말쌈.
맛은?
눈물젖은 라면을 끓여 본 사람 만이 알 수 있는 완전 그맛!! 태국에서는 좀체로 찾아 볼 수 없었던 쫀득 쫀득하고 말캉 말캉하고 씹히는 그 면발의 맛, 김 폴폴 나고 뜨거울 때 한 숟갈 후루룩 틀이키면 기도에서 뱃속까지 다 놀래고 마는 그 시원얼큰한 국물맛
까올리야 까올리!!
[마카다 항그 끼리주까여? 다 묵고 씨바 가도 개안심데이]
PS : 오늘의 레서피는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은 생략합니다. 완전 천기 누설인지라... 재료 천기누설 만으로도 행복해 해 주시길..(사실은 못 끼리는거 아이가?)
* 관련 이미지들은 인터넷에서 검색한 사진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