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문득 밀려오는 환멸...
미쾀쑥
21
1997
2009.07.04 18:52
하나, 일주일 전에 7년째 다니는 양장점에 가서 치마를 수선 맡겼습니다.
물건 찾으러 가니 문 척 닫아놓고 어디 갔길래 전화하고 30분 기다려서
주인 만났습니다.
허리 밴드를 늘리고 밴드의 폭을 좁은 것으로 해달라는 주문이었는데
오늘 찾으러 가니 손도 안대놓고 고쳤다며 수선비 80바트를 요구하더
군요. 그래서 치마 아래 눌려진 종이쪽지를 찾아내서 이거 지난주에
본인이 적어놓은 거 아니냐며 꽝 능니유(폭 1인치), 에우 30(허리 30)
쪽지를 찾아서 보여줬습니다.
수선비 70바트를 받고 저를 기다리게 하고 수선을 해주더군요.
나이가 40도 더 처먹은 인간이 어쩜 저렇게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할까
게다가 일이년 단골도 아니고 7년 넘게 다녔는데...
아, 한순간도 방심하면 당하는게 태국이구나하는 생각에 참 실망스럽
기 그지없었습니다.
둘, 알타리 무우 구하기가 힘들어 그냥 동네 시장에서 무우를 사다 알
타리 무우 크기로 짤라 깍두기도 아니고 김치도 아닌 무우김치 비슷한
것을 해먹고 있습니다. 역시 4년째 다니는 집인데 새로 판앙응안 마이가
(새직원) 왔습니다. 역시 나이 40은 되어보이는 아저씨,
무우를 찾으니까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가겐 카이쏭만 하니까 시장
안쪽에 파는 가게가 여예(수두룩)하니까 거기가서 사라고 합니다.
미얀마 가정부가 무우 몇쪽 사러 나와 태국말 못하고 버벅거린다고 생
각한 것인지 말투가 빠이러이(가버려~) 입니다. 태국 십일년차다보니
까 말투와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는게 있습니다.
이번주에 갔는데 주인은 다른 손님하고 얘기하고 있어서 물으니 또 없
다고 합니다.
할수없이 시장 안쪽에 들어가 무우 5킬로를 사들고 다시 나와 생강과
쪽파, 홍고추를 사면서 주인하고 얘기했습니다.
무우가 없다고 해서 할수없이 시장안까지 가서 사왔다. 근데 주인말은
미(있다), 쏟쏟 미(신선한 거 있어)입니다.
그래서 대뜸 판앙응안마이를 가리키며 저 인간이 없다고 해서 시장안
쪽까지 들어가서 사왔다. 내가 한 장소에서 다 사는 거 알지 않냐며 거
기까지만 얘기했습니다.
속으론 얼굴을 새 종업원놈 얼굴을 확 뭉개주고 싶었습니다.
셋,7년째 데리고 있는 직원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결혼을 했는데 남자가
여자네 집에 결혼하기 전에 줘야하는 돈을다 채우지 못해 저한테 2만바
트를 가불해 갔습니다. 매달 얼마씩 월급에서 제해나가는데 요즘 너무
싸가지가 없어서 마음 고생을 무척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게를 합니다. 그래서 태국직원이 꼭 필요합니다. 아무리 해도 50
가까운 나이에 태국어는 성조가 외국인인게 금새 드러나서 제가 직접
물건을 팔 수 없기 때문이지요.
열등감 있는 애들 전형이 절대로 자기보다 나은 사람하고는 친구를 안
하려고 합니다. 옆가게나 근처 가게에 예쁘고 똑똑한 직원이 오면 바로
적을 만들어 버립니다.
결혼하면서 가불을 한데다가 아버지 오토바이를 펀드로 사주고 또 남편
오토바이까지 펀드로 사주더니 돈때문에 매일 쩔쩔대더니 이젠 가게의
잔돈에도 손을 댑니다. 아주 적은 액수지만 그 적은 액수때문에 저는 계
속 체크를 해야하고(가게주인이 되보시면 아시겠지만 주인은 결코 직원
을 모함하기 위해 잔돈을 일부러 틀리게 맞추어 놓거나 하진 않습니다.
새로 직원 구하는게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잔돈을 제가 맞추어 놓을 때 자기는 안셌기 때문에 자기 책임
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시위하듯이 저녁에 남편된 애한테 데릴러 오게 합니다.
이른 아침 가게에 오는 손님들을 위해 직원 편리하라고 잔돈 남겨두는
것조차 직원과 주인이 두번 세야하다니 참 한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한국분들이 유능하고 능력있는 분들이 많으셔서 많은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저처럼 능력이 없어서 이렇게 태국
인 속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은 외롭기 그지 없습니다.
특히 11년 가까이 겪은 것중 가장 힘든 것은 돈에 따라 움직이는(물론
상류사회 사람들은 안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그 천박함과 거짓말을 너
무 쉽게 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뻔뻔함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울러 태국어에는 '싸가지가 없다'는 표현이 있는 지 알고 싶습니다.
그냥 화 난다, 속상하다 그런말 말고 '싸가지가 없다'는 말을 꼭 한번
써보고 싶습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