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문제는 베베 꼬여요...
칠수... 영화 제목이 아니고..
대입 칠수.... 실제로 칠수를 하고 있던 선배...
물론 그는, 시험없이 특례로 그냥 입학허락해주는 고려대 연세대 등을 끝끝내 마다하고 끈질지게 서울대만 고집하다 결국, 팔수를 해야 하던 그해....
집에 염치가 보였던지.
재수를 시작한 나에게 조그만 장사를 제안했지.
왠걸...
난생 처음.. 돈 되는 장사.. 돈이 실제로 벌리는 장사..
아주 신이 났지. 그날 그날 목표로 정해서 준비해간 재료를 모두 팔고 돌아오는 길.. 힘은 들지만 , 왜 그렇게 신이 나던지..
그사람이 형이고 내가 동생이다 보니. 내가 가져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그건 좀 비합리 적이었건만...
우리네 그 희안한 연상존대 문화....가 비 정상적으로 자본사회에도 적용을....^^
뭐. 그래도 상대적으로 적은 돈이라도. 재수생에겐 꽤나 짭잘했던 그 기억.
조그만 촌이라.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든 동기들, 은사분들이 퇴근하며 수시로 쳐다보고.. 물건을 사주고...
그런 여섯갈래 길 중앙로에서...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신나게 장사하고..
결국. 대학에 입학하면서도 나는 그 기억에서 떠나지 못하고 혼자서 좀 더 일을 크게 벌려 장사를 할려고 했었지..
재수하면서 충분히 모든것이 준비되었다 믿고서...
낮에는 돈 벌고 밤에는 공부하고..
그렇게 쉽사리 결심하고. 첫날 장사...
진짜로 진짜로 그것은 기적 같은....
준비해간 모든 재료를 딱 두 시간 만에.. 완전 소진...
이럴수가.. 이건 아닌데....
그리고 다음날 완전 신이나서 나 보다 몸집에 열배나 더 큰 그 거대한 수레를 끌고서 일터로 향했건만...
그래.. 세상은 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닭똥 같은 눈물을 혼자 흘리며 깨닫게 되었지...
주변 상인들이 아들내미 딸내미 대학 보낼려면 더 열심히 바득 바득 벌어들여야 하는데, 신참내기 어린애가 장사 한다고 들어오니 당연 텃세를 부릴 수 밖에..
결국 이래 저래 애써보다 결국 포기하고... 그날 이후로.. 여기 저기 후미진 데서 팔아 보려고 시도를 하다가 끝내 포기하게 되고....
그러던 그해 첫 학기가 성적표는 F로 도배가 되고..
이래저래 쉽게 쉽게 대학도 졸업하고..
몇년간 사회생활도 하고.. 몇 년간은 내 사업도 하고..
이래 저래 굴러먹다 보니...
어느덧 흘러간 허송 20여년..
차라리 시간은 가고 미련만 쌓일바엔 후회없이 바람따라 인생을 노닥거리기나 하려고...완전 놀려고.... 태국 온지도 어언 사년 넘어서게 되고...
사는게 녹록찮을텐데도...
베베 꼬이고 꼬인데 또 꼬이게 되고...
생존을 위한 장사를 우연찮게 시작하게 되고.. 겨우 삼개월..
욕심의 끝은 그야말로 끝간데 없고...
서너개 안고 또 저기 쯤에 새로 가게 하나를 더 열고서는.....
허억!!
이래저래 머리 굴리며 어떤 장사를 어떻게 하느냐를 고심하던 차, 이건만...느닷없이 내 바로 옆 가게 주인 왈 ...
[내일 내가 그가게를 열건데 요거 조거 준비해서 팔거다]
란다.
[무슨소리? 내가게인데?]
[알지. 근데, 건물주인이 지금 저기 있는 물건, 저거 거기서 팔면 안된데 . 내일 내가 열어서 요거 조거 팔거거덩.. 건물주인이 그렇게 하래는데?]
건물주에게 쪼로록 달려가
저!! 저~ 저 가게. 나 주기로 하지 않얐냐고? 말을 꺼내려고 하는데 손을 절래 절래 흔들며 나가란다!!
이런, 황당한...
주인과 옆가게 태국인은 둘이 웃으며 뭐라고 뭐라고 서로 대화를 하는데.. 뚜껑열리고.. 오만가지 생각이 휘리릭 돌아간다.
여기서 내가 열받아서 나 주기로 해놓고 어떻게 된거냐. 뭔 짓이냐.. 고래 고래 소리를 질렀다간 지금 내 가게에서도 쫏겨날 수도 있는 일... 옆가게 주인이랑 가게 하나 추가로 더 여는 문제로 싸웠다간 이 쇼핑몰에서 따 당할지도 모르는 일...
이래 저래.. 여차 저차.. 해서...불리할 뿐인 나...
울화가 치밀고 ...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포기? 아니면 그야말로 봉투?
가장 가까이 있는 한국 사람들은 모두다 입을 모아 한소리.
그냥 넘겨주고 다음 기회를 찾으란다..
포기?
악랄하지만 교묘하게 간사하지만 부드럽게....
절대로 뺏기지 않기???
20여년 훨씬 이전, 내게 장사 동업을 제안했던 그형은 7수를 끝으로 공무원 7급 시험을 치러 철밥통을 꿰차고.. 그저 그저 그런.. 더할것도 뺄것도 없는 인생을 살고...
나는 돌고 돌고 돌고 돌아
결국 원점에서 .....
여기 저기 다급한 대로. 물건을 구해 본다.
A씨 ..
[형님 이거 형님은 못 사셔요. 얼마나 비싼데요]
B씨 왈...
[어이구 사장님. 50% 선불로 내시면 드리죠]
에휴 새로 급하게 라도 깔아 놀 물건도 없고.. 건물주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가게를 줄거라고 하고....생글 생글 웃는 옆가게 태국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가 할거라고 떠들고...
참말로 냥 넘겨주고 다음 기회를 찾아?..
포기?
악랄하지만 교묘하게 간사하지만 부드럽게....
절대로 뺏기지 않기???
사는 문제인데... 베베 꼬여...
옆에서 지켜보다. 갑갑했던지 나에게 충고인지 조언인지..한 소리 하는 사람...
[그러니까 내가 그러잖아.
아무나 여자 하나 붙잡고 자빠뜨리라니깐.. 그게 최고 라니깐.. 태국에선 외국인이 사업하기 어려워.. 여자 하나 자빠뜨려서 어케 잘 해봐.. 진심이 꼭 아니라도 거짓말이라도 하면 되지.. 꼭 필요하단 말이야...]
자빠 뜨리고 나서 뭘 어캐하는지 모르는데...?
사는 문제인데... 베베 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