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태국중년의 삶과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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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태국중년의 삶과 재기...

박성인 12 1054


어느 태국중년의 삶과 재기...


 


 


태국관리직 한명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갑자기 회사에 일이 늘어나며 저는 한번도 해 본적도 없는
업종이 추가되는 상황속에 또 모든것을 알아서 셋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고


총관리를 할수 있을정도의 사람이 필요했기때문에 
전체적인 모든부분에 있어서 책임을 지고 할수있는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 경력이 있어야만 하는 자리였습니다...

 

 여러쪽으로 후보자들을 구해보다
우연히( 재수가 좋아서~~ )엄청난 스팩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중년의 나이에 외국에서(주변국이지만) 영어로 서양사람들을 위에 두고
모든실무를 관장하며 실제현장에서 여러가지 일을 해보고 서류관리까지 두루 섭렵한
(개인프로필에 의하면) 2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사람이였습니다.


( 물론 그 수준이 여전히 태국의 수준에 한정된 상황이긴 하지만... )

 

 그러나 행색이나 스타일이 워낙~ 초라해 보이는 사람이라 결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정작 직접 쓸 나보다도 내 위의 주인분들은 과연 그것을 의식하지 않을까 해서말입니다
(자신이 돈주고 쓸 사람도 아니고 윗분들이 있으니 기본적인 외향적인 모습을 볼수밖에..  )

 

 그러나 그 자신 스스로도 정말 뻔한 업계라서 거짓말을 하면 바로 나타나는 특성이 있기때문에
절대로 없는 소리를 하거나 못하는데 한다고 하지는 않는다며 꼭 기회를 주기를 바란다면서
기회를 준다면 그야말로 죽도록 일하겠다고 하더라군요...

 


 그 사람 왈!!

 

 현재 태국에는 자신과 같은 고임금자들은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자신도 태국에서 주변국으로 보내져 공장을 관리하며 안정화를 시키고 현지화를 만들어 놨더니
아시다시피 작년부터 돌아가는 경제상황이 안좋아지며 회사가 어려운 상황으로 들어가고
회사측에서는 갖가지 껀수를 잡으며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작업에 희생됐다고 합니다...

 

 태국보다 더 인건비 싼 나라에 가서 일했으니 그의 인건비가 부담이 되긴 됐었겠지요...

 

 하여튼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회사도 정상화가 되고 인건비도 비싸니
그야말로 말그대로 정리를 당해버렸는데 문제는 이제는 더이상 갈곳이 없는 상황이 됐다는군요.

 

 자기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여기저기에 소개를 해줄수는 있어도
막상 자기는 어느회사에라도 가기가 어렵다는겁니다.

 

 뻔한 경력과 인건비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싸게 쓰기도 그렇고 많이 주고 쓰자니 그것도 그렇고
나이까지 먹었으니 얼마나 쓰기가 불편하겠습니까...

 

 그런데 우습기도(?)하고 안타깝기도 한것이...

 

 그동안 주변외국에 몇년간 나가 있으면서
고생하며 벌어들인 돈을 25%만 사용하며
나머지를 3명의 아이들과 마누라에게 꼬박꼬박 보내줬었는데...


 

 아~ 글쎄...

 

 자기집에 밥얻어 먹으러 오던 동네남자와 눈이 맞아 그 사람과 인연을 맺고 집안에서...

 

 회사에서 정리를 당하고 돌아와서
그동안 일했던 돈은 아이들과 마누라가 다 써버린 상황이 됐고
모아둔 돈이 없다보니 스스로 자기경험으로 사업을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고
방콕으로 들어와 택시운전도 하고 오토바이 랍짱도 하는등 안해본것이 없다는군요..

 

 어느날 운전을 하고 집에 잠시 들리게 되었는데
글쎄 집안에 마누라와 그놈이 같이 있는것을 보게 되었고...

 

 생각이 없고 머리가 없는 사람이 아닌터였는지
이들을 어떻게 하고 내가 감옥에 가면 얼마나 손해막심한가! 라고 느끼고
아이들도 책임지고 나와 인연을 끊고 둘이 살라고 하며 헤어졌다고 합니다.

 

 결혼한지 10여년이 넘었는데 모든것을 마누라 이름으로 해뒀던 이유로
하루 아침에 빈털털이까지 되버렸고 그 이후로 오토바이 랍짱을 하면서 전전했는데
어느날 넘어지는 사고가 나서 넘어지며 부상을 입어 한동안 일을 못하게 됐고,

 

 오토바이 랍짱을 하면서 남자가 홀로는 못있었는지
이싼지방의 한 여성과 또다른 인연을 맺었는데 부상을 당하며
갈때가 없는 이 사람이 이 여성의 집으로 가서 치료를 받으며 지냈고
다 나으면서 이것저것 랍짱생활을 하면서 같이 지내고 있는 중인 신세이더군요...

 

 아주 어려운 생활로 일이 있으면 벌고 없으면 그야말로 낀카우깝 쏨땀의 연속인 모양이였습니다.

 

 이번에 면접을 오면서도 이싼지방 구석에서 관할시내로 나가
정부가 지원하는 무료기차로 방콕으로 와서
또다시 이곳 촌부리로 오는 무료기차를 타고
돌아갈 무료승차권까지 끊어가지고 2일이상의 소요시간이 들면서 왔더군요...

 

 그것도 2번씩이나 말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가진 경험과 능력을 사용하여 먹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그 먼길을 정부의 무료기차 신세를 지면서 혹시나 늦을까봐 계속해서 전화로 어디까지
지나는 중이라고 보고까지 연신하더군요...

 


 이 사람을 보면서

 

 현재의 경기상황을 비롯해 나이든 사람들의 직장상황에서
집안을 한참 비워두고 일하러 나간 공백기의 문제들은 물론
한번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기가 결코 쉽지않은 그런 부분들까지
여러가지 보고 느껴지는것이 많았습니다...

 


이 사람의 인생이 우리같이 일에 묻혀 평생을 살아가는 인생과 별다른게 없다는것을 말입니다.

 

 결국 그간의 경험을 통해 보니 이 사람이 자신이 말한만큼
그렇게 뛰어난 실력이라고는 절대로 믿어지지는 않지만
나 자신이 한번도 해 본적이 없는 일을 이제 시작하는 터라
어느정도 업계를 뚫고 있으며 경험이 있는 상황으로
오로지 시켜만 주면 죽어라고 한다는 그 마음가짐이
결코 가벼운 말이 아니라고 판단하였고



무엇보다도 연신 시간이 날때마다 나가서 어린새끼들한테 전화를 하며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같은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까워서 모르는 체 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만일에 짜가(^^) 라는 판단이 설때 과감하게 정리를 할것을 다짐받고
일단 수습기간을 가지며 테스트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태국에서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솔직히 대부분 보면 그능력이 다 그 능력인것을 많이 겪어 본 바라 
내 개인적인 생각은 무엇보다도 신뢰가 우선이라는 생각을 터라
그래도 오랜 경험과 나름대로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나이들고 갈곳이 없어
최악의 상황에 빠져 다른세상과 전전하다 오로지 기회만 주면 죽도록 일하겠다고 한 점과
또한 이제는 더이상 어디든 다른곳에도 쉽게 갈수없는 상황이라서라도
아마도 함부로 배신이나 뒷통수까지는 안칠수도 있다고 생각되어
신뢰는 될수있겠다 싶어 같이 일해보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1달반이 지난 그 시간까지는 아직까지 짜가티는 안난다며
많은 나이에도 짜오나이라고 따라주며 뭔가를 해볼려고 죽을정도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움직여 볼려고 하고 있으며 20여년을 해온 그 경력대로
필요한업무에 대해 막힘없이 잘 처리해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믿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자신을 구해준 그 은혜(분쿤)을 잊지 않고
절대로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해줄것이라고 자주 말하더군요...



뻔히 나오는 결과이기에 못하는데 할수있다고 능력을 속일수 없다고 한
그의 자신감 있는 말 그대로 계속 실력으로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실력이 발휘되어 중요한 역할을 할때가 되서도
여전히 그 죽어라고 일할것이라고 한 그 처음의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사람의 참 애많은 삶을 보면서,

 태국의 중년이상의 남자들이나
 우리의 중년이상의 남자들의 삶과
애환이나 다 비슷하다는 것


 

 그리고,

 국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정도 건강하게 지켜야한다는 것


 

 아울러,

 누구나 찾기 힘든 다시 돌아온 기회를 절대로 쉽게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


 

 무엇보다도,


 기회를 준 은혜(?!!)에 절대로 배신이나 뒷통수를 때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것으로 보답하는것이 도리라는것

 

 

  여러모로 다시 한번씩 두루 생각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사람의 삶이 남의 일같지가 않다는것도...







12 Comments
포맨 2011.05.03 09:53  
사람은 누구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업고 살아가는것 같습니다...
멋장이 2011.05.03 10:48  
좋은인연인듯하네요..
곰돌이 2011.05.03 14:01  
좋은인연인듯하네요.. 2

계속 이어지기를 기원드립니다 ^^*
아이패드 2011.05.03 14:51  
중년삶이 어찌될까 저도 두렵네요....믿을건 돈뿐일까요...
우성사랑 2011.05.03 20:14  
믿음을 배반하지 않는 사람이면 좋겠네요...
이열리 2011.05.03 22:11  
저 위에분이신가..... 내눈에는 그냥 업무에 지쳐 피곤한 모습으로
멋있게만 보이는데... 저런 모습이 우리들 아버지 모습인데...
우리들 앞에선 한번도 저런 모습 보여주지 않으셨죠..
제가 철없을때 학교 땡땡이 치고 오후에 빼입고 어딘가 나갈려고 하는데
저어기~~~~ 노을을 등지고 걸어오는 아버지 모습을 보는데..
나보다 더크고 비빌언덕으로만 보이던 아버지가 왜그리 힘이들고 안아주고 싶던지..
그날이후러 정신차리고 대학갔던 생각이 드네요.
아버지랑 싸움도 많이하고 때로는 동지 때로는 앙숙인 사이가 되지만,
저는 어딘가에서 이런글들 보면서, 재혼도안하고 자식이 뭐라고
대통령도 정치가도 못되었는데 희생하면서 저 키워주신거 생각하면,
벌써 눈시울 붉어지네요.
박성인 2011.05.04 20:35  
네..
아버지들은 모두 다 같지요...
무엇보다도 살아계실때, 속된 말로 있을때 잘해야겠지요~~~
무요 2012.06.15 20:19  
님 지금 무척 효자이실 것 같은데요, 저도 눈시울이..
나의사랑태국 2011.05.04 23:10  
아~ 변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만큼 강하고 위대한것이 없는거 같아요
루클라 2011.06.06 02:17  
좋은 인연이신 듯 합니다. 그분도 최선을 다 하시고, 님께서도 배려하시어, 더 좋은 관계로 맺어지시길 바랍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앨리즈맘 2011.06.06 05:35  
마음이 뭉클해 집니다. 아이들이 있기때문에 어덯게든 잘하려고 할겁니다, 자식에 잘하느 아버지는 일도 대부분 열심히 하더군요 좋은 인연 고수되길 기대합니다
무요 2012.06.15 20:19  
잘 되시길 기원할게요, 그분 절대 실망시키지 않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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