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사는 이야기를 보면서.
처음 태국에 간 이후, 다른 곳엔 가지 않고 태국 여행만 다녔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왠만하면 다양한 나라에 가는 것이 좋은데 솔직히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그 나라가 그 나라 같고...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차였지요. 그런데 태국은 왜인지 모르게 계속 끌리더군요. 오랫동안 그게 참 의문이었습니다. 제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를 저 자신도 몰랐죠.
태국에서 사는 한국분들을 몇 분 만났습니다. 그리고 태국을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도 몇 명 만났죠. 여기도 계시겠죠. 그 분들의 공통점이 조금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 공통점은 어쩌면 저에게도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심심해서 그동안 제가 태국을 다니며 느낀, 태국이란 나라에 대해 써 보려고 합니다. 아울러 태국을 좋아하거나 태국에 사는 분들의 공통점까지 엮어서.
1. 역사
태국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지만, 미얀마와의 긴 전쟁동안 잠시 점령당했던 것 빼고 다른 나라의 식민지가 된 적이 없는 나라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총 네 개 밖에 없는 이와 같은 나라 중 하나로서 태국의 역사가 오늘날 태국 국민들의 민족성에 끼친 영향은 무척 크다고 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논의하는 것은 차치하고, 역사적으로 유럽 열강과 아시아, 미국의 굵직한 전쟁터의 하나였던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이같은 역사를 지켜낼 수 있었다는 것은 태국 국민들이 얼마나 자유로운 사고를 갖고 있는지, 또한 얼마나 상황에 잘 맞추는 높은 수준의 적응력을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 봅니다. 일본과 오래전부터 죽이 맞고 통하는 측면이 있기도 했지만, 2차대전 당시에 동남아가 일본에 넘어가고 있는 판에도 친일 외교로 일본의 침략을 피했다는 것은 무척 큰 의미가 있습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프랑스와 미국에 짓밟히고 있을 때도 태국은 온전히 살아남았죠.
또한 아직까지 왕이 있다는 점, 그리고 단순히 상징적인 존재를 넘어 왕이 실질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국민들이 그에 기꺼이 수긍하고 있다는 점도 그냥 넘어갈 부분이 아닌듯 합니다. 본래 안정된 국가가 유지되는 요인들엔 여러가지가 있으나 아무리 민주주의 시대가 왔어도 사회 안정에 가장 중요한 특성은 사회적 계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상 어쩔 수가 없지요. 북유럽 국가들이 마냥 축복의 나라 같지만 사실 중산층의 수준이 무척 높아서 그렇지 북유럽 국들 역시 경제적 계급 도약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 입니다. 하여간 태국 왕이 여전히 국민들의 존경 대상이라는 것 자체는, 전 푸미폰 국왕의 업적을 떠나 현대 사회에 보기 드문 일임엔 분명 합니다. 이는 오랫동안 태국을 외부 침략으로부터 보호하고 내부에서도 갈등 없이 평화를 유지하는 데 있어 뚜렷한 사회적 계급이 존재하는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에 태국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태국은 알고 보면 계급이 뚜렷한 사회죠. 각 계급의 명칭만 없을뿐.
2. 정치와 경제
자유로운 사고와 적응력 높은 국민들이 사는 태국에 계급이 뚜렷하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생각일지 모르지만, 이는 왕 / 귀족 / 서민으로 계층화가 되어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름 아닌 국민들 스스로 자기가 속한 계급에서 만족하며 산다는 것을 뜻합니다. 태국이 불교 국가인 것도 우연은 아닐 겁니다. 특정 종교가 전파되기 위해선 그 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국민들의 의식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니까요.
현재 태국 사회에서 계급 혹은 계층을 나누는 기준은 단연 경제 수준 입니다. 실제로 태국은 경제 수준에 따라 몇 개의 계층화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각 계층간 이동은 평생 거의 불가능합니다. 다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민 계층이 워낙 폭넓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모두가 평등해 보이긴 합니다. 다같이 낮은 소득 수준과 낮은 경제 수준에 머물러 있죠.
실제로 태국의 생활 경제 시장은 무척 뚜렷하게 이분화되어 있습니다. 서민 소비 시장과 관광객/부유층 소비 시장 둘로 말이죠. 일반 서민들은 관광객이나 부유층이 소비하는 음식, 주거, 의류나 각종 소비 물품에 일상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평균 소득 자체가 무척 낮기 때문이죠. 우리가 태국에 가서 '싸고 가성비가 좋다' 하는 서비스나 상품들은 대부분 서민 소비시장의 그것들입니다.
사실 태국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태국에서 사치성 상품과 음식을 소비하는 것입니다. 의외로 태국의 고가 소비 상품과 음식들의 수준은 무척 높습니다. 이는 위에 언급했듯, 관광객/부유층 소비 시장인 고가 시장이 따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때 태국의 경제는 최소한 당분간은 정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보이지 않게 정치가 심하게 부패했고 -푸미폰 전 국왕의 재산이 34조원이라 추정되죠. 군부와 왕족의 특권이 너무 강해 이들이 쥐고 있는 경제적 부가 퍼지기 어렵습니다. - 계급 이동이 불가능한 사회 분위기, 소득 수준이 낮아도 그에 걸맞는 저가 서민 시장이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것, 더운 나라 지방 사람들 특유의 게으른 습성 등으로 인해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계급의 자기 발전과 소득 수준 향상을 꾀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관광에 심하게 의존하는 구조, 일부 제조업이 발달하긴 했지만 그마저도 일본을 비롯한 외인 투자와 일부 상류층과 부유층 재벌 소수에 의존하는 구조 등등으로 인해 태국은 자력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 성장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해서 쭉쭉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중산층의 비약적인 성장을 통해 내수 시장 전체가 커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럴 의지도, 가능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정치와 경제 구조도 그렇고, 자기 계층에서 안분지족하는 삶의 태도도 그렇고, 딱히 성장할 필요가 없을만큼 먹거리 등의 서민 소비 물품들의 가격이 낮게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사회가 이루어지긴 했죠.
3. 관광 산업
태국 하면 역시 관광 산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태국이 관광이 발달한 것 역시 역사, 국민 사고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파타야에 미군 상대 휴양지가 설립된 것도 우연이 아니고, 그 때 발달한 온갖 유흥 업소가 전국적으로 퍼져 전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시스템이 갖춰지게 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닙니다.
여행 하면 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떠올립니다. 유럽은 그만큼 문명사에 길이 남을 예술과 문화가 발달했고, 한정된 구역에서 수많은 민족들이 얽혀 치고 받고 싸우면서 각자 나름대로 발전시켜 온 제도와 규범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실 유럽은 관광객들이 가서 대접받을 만한 곳은 아닙니다. 워낙 평등주의가 발달한 지역이기도 하고, 서비스 마인드가 없어도 알아서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굳이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출 필요도 없구요.
태국은 역사적으로도 외교에 능숙하고 자유롭게 이 쪽 저 쪽에 잘 맞추는 성향의 사람들이 있는 곳 답게 관광객들의 비위를 무척 잘 맞추는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도 못할 규제 개혁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죠. 의료 관광 산업의 발전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외환 위기때부터 의료관광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의료 관광을 할 여건이 충분히 되어도 자국민 의료 서비스 개선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고, 그 때문에 의료 관광이 정착하기 어렵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의료 쪽 정책이 얼마나 보수적으로 움직이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사실 국가가 규제만 풀어주면 금새 태국을 능가할 의료 관광국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다만 우리는 세계적 수준의 의료의 질과 자국민 의료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포기할 수 없기에 성형을 비롯한 극히 일부 의료만 의료관광에 참여할 수 있을 뿐이죠.
태국이 의료관광에서 성공한 것에는 물론 관광 대국의 이점을 잘 살린 것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의료 서비스 혜택에서 철저히 배제가 되었음에도 그냥 넘어갔다는 점, 그리고 의료 관광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 외국인들이 마음껏 편히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금새 갖추게 되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이것은 한편으로 계급이 고착화되어 있고, 그 계급의 존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국민성과도 관련 있습니다. 큰 돈을 내는 관광객들은 태국 국민들 입장에서 기꺼이 접대해야 할 제 3의 계급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리고 태국인들은 관광객들이 편히 지내고 마음껏 즐기고 갈 수 있기 위해 모든 것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나라이기도 하죠. 이와같은 극진한 서비스 정신은 계급 의식이 고착화된 나라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가 아는 일본 역시 마찬가집니다. 이상하게 일본과 태국은 무척 닮아 있죠. 사실 알고보면 일본 역시 외부의 식민지였던 적이 없는 나라이기도 하고, 정경유착이 손도 못댈 정도로 심하며 - 일본은 국민들의 정치적 의식이 한국보다 뒤떨어지는 나라죠. 자민당 60년 사실상 독재는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닙니다 - 계급 의식이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태국과 다른 점은 나라가 워낙 잘 사는 곳이라 그런 디테일에 대해 국민들이 별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점.
중요한 건 태국이 지금 상태에서 경제 성장률을 올리고 국민 소득도 올려 자연히 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는 순간, 태국은 곧바로 중진국 함정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관광 가성비의 나라에서 가격이 올라가는 즉시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반감이 됩니다. 유럽과 달리 태국은 관광 역시 저임금 노동력에 기반한 서비스와 가성비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죠. 태국은 문화 유산을 보고 찾아오는 국가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4. 태국에서 사는 것이 힘든 이유
많은 한국인들이 태국에 여행왔다가 너무 좋아서 태국에서 일하며 살고자 했지만 막상 태국에서 사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모든 이유가 바로 위에 쓴 1~3에 나와 있습니다. 부자가 아닌 이상 계급이 뚜렷한 태국 사회에 진입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저가 소비시장에 기반을 둔 태국의 서민층으로 들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태국 서민층의 삶은 안분지족의 삶입니다. 계급 사회인 태국에서 경제적으로 일반 서민들보다 월등히 낫지 않는 한, 자신과 비슷한 경제 수준을 유지하는 태국 국민들의 태도가 관광객이었을 때와 달리 돌변하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 합니다. (이것은 저의 추측이긴 합니다.) 제3의 신분이었던 관광객에서 그보다 낮은 태국 서민 신분으로 내려앉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5. 그럼에도 태국에서 사는 것이 더 맞는 사람들
저는 세상에 무조건 순진한 사람도, 무조건 착한 사람도, 무조건 좋은 사람도, 무조건 악한 사람도 없다고 봅니다. 사실 인간의 본성은 거기서 거기 입니다.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유럽인들이지만 불과 75년 전 동부전선에서는 매일 수십만명의 독일군과 소련군이 죽어 나갔죠. 위대한 아메리카라고 하지만 인디언들을 추정치로 5천만명 가까이 죽였던 나라임과 동시에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을 가축 실어나르듯 실어 날라 한 배에서 살아남은 흑인 수가 1/3밖에 안되도 남는 장사로 여겼던 나라이기도 합니다. 한국이 헬조선 헬조선 하지만 기존의 인습적인 문화가 교체되는 시기에 사람들간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서 그렇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따뜻한 정을 품을 줄 아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기도 하죠.
마찬가지로 태국인들이라 해서 특별히 순진한 사람일리도, 착한 사람일리도 없습니다. 다만 위에서 열거한 역사적 맥락과 현재의 관습, 문화 덕분에 대다수 서민들이 우리가 보기에 착하고 안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된거죠. 태국 역시 상류 계층들의 행태는 여느 나라의 상류층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더하면 더할지도.
한국이 잘 맞지 않아 태국으로 가는 분들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의 극심한 경쟁 구도와 여유 없는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것이 크다고 생각 합니다. 확실히 우리나라의 조직 문화는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지만 누구 하나 고칠 생각을 못하고 있죠. 빠른 시간내에 바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돈이 많으면 한국에서 사는게 최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돈이 많을 경우 살기 가장 좋은 나라는 어쩌면 태국과 같이 사회 계층이 뚜렷한 곳일지 모릅니다. 돈 자체가 계급이 되고 그것으로 인한 계급 차이를 인정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아마도 평생 대접받으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계급화되어가는 사회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상으로는 아직 계급화 사회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는 엄밀히 말해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끼리끼리 사회 입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나 부자들이 그들의 교육 수준과 재력을 중심으로 뭉치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도 끊임없이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찾아 미세하게 그룹화하는 사회죠. 겉보기에 사회적 지표를 중심으로 한 계층의 사람끼리 뭉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무척 개인간의 케미스트리가 중시되는 사회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왕따 현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건데 여기에 대해선 말이 길어지니 생략하고...
부자라고 해서 마음 편히 살 수 없습니다. 자신이 속한 그룹에서 끊임없이 비교를 당하고 사람들과 뜻이 맞지 않으면 자연스레 그룹에서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그룹에 완전히 동질화되지 못한 사람들은 결국 외롭게 지낼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한국입니다. 겉보기엔 개인이 많은 모임에 소속되어 있지만 한편으로 자신이 맘편히 지낼 수 있는 그룹을 찾기가 쉽지 않기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남보다 뛰어나도 결국 외로워지기 쉬운 곳이기도 하죠. 태국과 비교를 한다면 태국에서 돈이 많은 사람들끼리 어울린다 하면 서로 분명 다른점이 많지만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계속 잘 어울릴 수 있다고 한다면, 한국에서 돈이 많은 사람끼리 어울릴 경우 그 속에서 또 마음 맞는 사람끼리 뭉쳐 결국 스트레스 받고 갈라지게 되는 곳이라는 뜻이죠.
결국 한국에서 스트레스 받는 분들은 대부분 이와같은 한국의 이상한 그룹 문화에 염증을 느껴서일 겁니다. 기본적으로 서로 오지랖 부리고 간섭하고 까내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 특히 많죠. 차이점을 인정하지 않고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 사는 분들과 달리 태국에 사는 많은 한국분들의 공통점을 바로 이같은 맥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태국 좋아하고 태국에서 살고 싶다 하시는 많은 분들이 사고가 자유롭고 개성이 뚜렷합니다. 딱 봐도 한국 조직 문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그러나 위에 열거하였듯이 태국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결코 태국의 서민층으로 살면 안됩니다. 물론 태국 서민층의 삶도 한국보다 여유 있고 안분지족한 삶을 누릴 수 있지만 그 외에 태국 사회의 온갖 부조리한 면들과 단점들 역시 같이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평등의식이 높아 사회 여러가지 시스템과 복지가 나름 괜찮습니다만 태국은 계급 사회인지라 특권 계급 아래의 서민들이 겪어야 할 온갖 불합리한 면들을 당연시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의 서민들은 사실 무척 소득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인 것이기도 하구요. 기본적으로 한국의 서민과 태국의 서민은 그 수가 비슷비슷하다고 해도 물질적인 삶의 질 측면에서는 비교 불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태국에 거주하시는 많은 분들이 조언하시듯, 태국에서 살기 위해선 반드시 태국 서민들보다 월등히 높은 경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놓고 가야 합니다. 태국 서민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고 그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딱 그 정도로 벌 것을 생각하며 간다는 것은, 글쎄요. 오히려 이방인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어려움까지 더해 결코 한국에서의 삶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저 역시 한국에서 안정적인 일을 하고 있지만 태국 여행할 떄마다 그 알 수 없는 매력에 너무 끌려서 언젠가 한 번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것 저것 알아본 끝에 내린 결론 입니다. 한 숨에 써서 횡설수설하게 쓰여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