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이 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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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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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이 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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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처음 태국에 베낭을 들고 여행을 왔을때 일이었던거 같아요.

카오샨에서 걸어서 수쿰빗 12까지 인도비자 끊으러 갈때 였던거 같네요.

너무 배가 고픈데 영어도 잘 안돼죠. 마침 한국식당이 보이길래 주머니 사정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들어갔었더랬죠.

한국주인아주머니께 인도대사관이 여기서 어디로 가는지도 물어볼까하고요.

그런데 베낭족이었던 저한테는 그 당시 물가로 9끼 이상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을 줘야 몰 하나 사먹겠더라고요.

그래서,그래 가다가 닭고기에 찹쌀이나 먹기로 하고, 길만 물어보고 물이나 한잔 얻어마셔야 겟다고 생각을 했었죠.

마침 주인은 없고 조선족아주머니 한분이, 어린 학생 (이미 예비역이엇는데 ㅜ,ㅜ) 그때 베낭매고 고생한다면서 자기도 저하고 비슷한 또래의 아들이 중국에서 공부한다면서 아들같은 젊은이가 남같지 않다면서 점심땐데 밥은 먹었냐면서 작은 프라스틱 도시락을 챙겨주시더군요. 곧 주인아주머니 오실때 됐으니깐 빨리 가지고 가라면서요. 주인아주머니께서 김치는 꼬박 채크를 해서 반찬으로 못주시는걸 굉장히 미안해 하시면서요.

경황없이 쫒기듯 허둥지둥 감사합니다라는 짦은 말만 남기고 한참을 또 걸어 어느 수쿰빗 길가 버스 정류장 긴 대기자용 의자에 앉아 아주머니께서 주신 도시락을 열엇어요. 나무 젓가락이 들어있는..

한 입을 쑤셔넣고 우물우물 씹는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10년 전 이야기네요. 여러번 만났던 교민분들. 그땐 참 서운했었어요.
참 멋없는 표정없는.. 타국에서 만난 한국사람들.

지금은 어느 정도 그런 부분 이해할 수 있는 제가 교민이 되엇네요.

불친절, 친절. 글쎄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보면 서비스를 하는 업체기 때문에 더 서운하신건지도 모르겟지만,

그냥 한국같다고 생각하시면 그냥 자신한테 편해질거 같아요.

다른 분들처럼 태국업체가 편하시면 편하신대로, 그냥 있는대로 받아들이시면 좋겠네요.

업계에 계신분들도 교민여러분도 같은 말 객에게 매번 하시는거 귀찮은거 알지만 고국에서 멀리 우리네 사는 나라 그래도 모 볼거 있다고 오시는 분들 집으로 불러 모는 못해주더라고 미소 주고 받는 정은 주고 받았음 좋겟습니다.


그 식당을 다시 찾은건 몇년이 지나 제가 호주에서 일을 할때 같네요.한국에 호주 현지 바이어를 모시고,다녀오는 길에 태국에 들려 몇 일 휴가로 와 있을때 그 한식당을 모시고 가서 식사대접을 했죠. 거지 같앗던 몰골대신 양복을 입고요.
그런데 고맙게도 아직 그 분이 거기서 일을 하고 계셨어요.
그때도 아마 환율이 30원정도 할때엿을거예요. 조용히 불러서 맥주를 몇병 더 시켰죠.아주머니는 절 못 알아 보시더군요.
나오면서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그 때 버스 정류장에서 먹었던 도시락비를 돌려드리는 거였답니다. 팁이란 이름으로요. 너무 큰 돈이라며 사양하시던 그분은 아직도 그때의 절 기억 못하셧나 봅니다.

조선족분이 그래도 동포라고 내 자식같다고 건네주신 쌀밥들은 도시락.
2007년 여기사는 태국 교민 저는 그런 도시락을 10년전 저에게 선듯 내줄수는 있을까 참... 모..하네요.

노력하고 살께요.

15 Comments
아이러브태국 2007.05.26 06:32  
  많은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하는 글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계속 부탁 드립니다.
티티도그 2007.05.26 08:08  
  좋은글 좋은생각입니다.[[원츄]]
참새하루 2007.05.26 09:55  
  훈훈한 이야기 입니다
10년이나 지나서도 그 분이 일하고 계신게 놀랍군요...
인연이란게...참
어느식당인지 알려주시면 한번 가서 밥도 먹고
그분 얼굴도 봤음 좋겠네여
chonburi 2007.05.26 11:26  
  어머나...
그런 일이....

껌님도 부자되세요..도시락 나누어 받을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ㅋㅋㅋ
곰돌이 2007.05.26 14:59  
  껌님도 부~자 되세요 2 ^^*
그런 의미에서 껌님께서 개업하신 곳 약도 좀 올리세요 !!
한국사람 한사람이라도 더 찾아가야 매상이 오르지요^^
아니면, 꼬치 하나씩 들고 나오게 하시던지^^;;
2007.05.26 17:05  
  한 5년전에 뵙고 다시 태국에 들어와서 보니 그 업소는 이 문을 닫았더군요.

그리고 곰돌이님. 아직 개업은 먼거 같아요.
이제 지붕올라가거든요. 그리고 하나더 아마 한국분들 오셔도 별로 일듯. 영국 프로축구 좋아라 하는 태국인들을 위한 오픈 술집이기때문에 한창 난리일듯한.. 축구 별로 안좋아라 하시는 분들은 .헤헤.
어쭈리 2007.05.28 23:08  
  항상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그러한 초심을 잃지 않으려하지만, 사는게 뭔지......
두들리 2007.05.29 17:13  
  감동적인 스토리입니다. 작은 친절, 인정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죠.
story 2007.05.30 10:25  
  가슴이 찡 하네여..
이제부턴 한번씩 주위를 보면서 살아가려구요..
혹시 배고프거나 목마른 이들의 간절함을 지나치진 않았는지.. ㅠㅠ
차우츄 2007.06.02 00:27  
  ........................엉..엉.....
들이대해자 2007.06.02 22:26  
  참 뭉클한것같아요...
저도 그렇게 따뜻한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열남 2007.06.12 21:31  
  인생이 먼지.. 많이느끼고 갑니다..
선생님 2007.06.17 19:00  
  삶의 새로운 전환점을 여행에서 큰걸 건진 님에게
건승을 빕니다
그걸 느끼는당신은 이미 삶의 대가 입니다
2007.06.17 20:11  
  좋은 말씀 가슴으로 듣고 새기겠습니다.
알롱달랭 2008.07.08 22:20  
  ㅋ1ㅋ1ㅋ1ㅋ1... 
아직 그래도 사회는 살만한가봅니다...
태국을 가나, 그보다 못한 아프리카 오지를 가나,,,
모두가 다 사람사는 모습이고,,
오랜시간을 지내본건 아니나,,,

제가 지낸 이 사회역시 아직까진
살만한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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