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겪은 최악의 사건 -_-;;
전 태국거주 3년차입니다.
3년정도면 태국이란 나라 사람들 정서 대충 알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제대로 안다고는 못하겠네요.
아무튼 아직까진 태국이 좋고 태국사람들도 좋습니다.
얘기하고자 하는 사건은 최악의 사건이었습니다.
좋은얘기야 많으니 웬지 식상하는 듯도 하고...
태국거주 1년차 정도인가 였습니다. 빠뚜남이란 약간 정신없고 삭막한 동네살았었고
애용하던 세탁소가 있었죠. 일반적인 2,3평정도 하는 작고 허름한 세탁소죠.
한번은 옷을 찾으러 갔었습니다. 전날 맡길때 오늘 3시쯤 찾으러 오라고 했고
한 오후 6시쯤에 갔으니 충분한 시간이었죠. 일하는 여자 절 힐끗 보더니 그러더군요.
아직 안됬으니 3시간 후에 오라고 태국 사람들 시간개념 없습니다.
일에 관련해서는 미안하다는 얘기나 잘못인정 절대 않합니다.
뭐 별로 개념치는 않습니다.
한 5시간 후 닫기 직전인 10시쯤 갔습니다.
이 여자 힐끗 보더니 내일 오랍니다. 미안하다는 얘긴 절대 않 하더군요.
그나저나 내일 출근할 때 입을 옷이 없는데..
해서 얘기 했죠. 내일 오전 9시까진 꼭좀 해달라고
미소까지 지어가며 웬지 비굴하단 기분까지 들정도로 부탁하고
다짐까지 받았습니다.
다음날 아침9AM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헌데 이 여자 또 오후에 오랍니다.
OTL....
분통터지려 했지만 TIT 를 되세기며 참았습니다.
TIT란 태국거주 외국인들이 불이익이나 비상식적 불합리를 경험했을때
그냥 되세기고 돌아서는 뭐그런 표현이죠.
TIT(THIS IS THAILAND)태국인데 뭐 어쩌겠냐. 이런뜻입니다.
어쨌든 하소연 할곳도 없고 시간도 없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어제저녁 가져다 맡긴 땀절은 꼬깃꼬깃한 셔츠
다시 달라해 입고 출근해야 했습니다.
일 끝나고 다시 4번째로 옷 찾으러 갔습니다.
드디어 다 됐나보더군요. 이여자 퉁명스럼게 미안하단말은 커녕 휙 던져 줍니다.
기분 나빴죠. 내가 너무 참아서 내가 우습게 보이나? 외국인이라 그런건가?
에잇 이런일로 스트레스 받지 말자 다시 않가면 되지 뭐
하면서 집에 돌아와 빨래 꾸러미를 풀렀죠.
헌데 이건 또 웬일인지 티셔츠니 반바지니 다림질 하지 말라고 했더건
칼같이 다림질이 되어 있고 (다림질요금 따로 청구됩니다.)
정작 다림질이 필요한 와이셔츠는 꼬깃꼬깃 .. 도무지 이해가 않가더군요. 무슨생각으로 와이셔츠는 냅두고 반바지니 티셔츠는 왜 다린걸까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내일 입을 와이셔츠는? 집에 다리미도 없는데..
다시 가고싶지 않은 곳이었지만 다시 가야만 했습니다. 가면서 제가 했던 지극히 순진하고
상식적인 생각은 이랬습니다. 이번엔 미안하다고 하겠지 그 자리에서 하던일 미루고 다림질 해주겠지. 그래도 태국사람들 순박하고 착한사람들이니..
세탁소 도착하니 이 여자 다림질 하다 나오더니 저와 세탁봉투 번갈아 보며 또 뭐지 하는 눈길로 쳐다봅니다. 자초지종 얘기 했습니다.
그러자 이여자 혼자 흥분하더니" 난 몰라 네가 얘기 않했잖아 아니 나한테 얘기한것도
아니지 "이러고 들어가 버립니다. 다시 불렀습니다. 못들척 하더군요.
정말 분통터지더군요. 계속 불렀더니 구석에서 다림질하던 아저씨 무슨일인가 하고
나옵더군요. 대충 상황을 설명했죠. 알아듣더군요. 알아 들으면 뭐 합니까
"난 몰라 난 상관없어" 하고 자기 할 일 하러 돌아갑니다. 어이 없었습니다. 이 세탁소땜에 어제부터 스트레스 받은거 까지 생각하면 ..
분통이 터지더군요. 손님은 딴전이고 서로 책임 미루기에만 급급합니다.
흔히 태국사람들은 미소로 좋은 말로 잘 달래면서 다뤄야 한다고들 하는데
지금 이 상황에선 그건 비굴입니다.
탁자를 탕 때리고 주위를 끌고 지금 다려주던지 돈 돌려주던지 하라고 했죠. 그러자 이 여자 나오더니 갑자기 소리 지르기 시작합니다.
"네가 얘기 않했어 그리고 이건 내 책임 아냐 어서꺼져.!!" 이런식입니다. 지금 화를 내고 언성을 높여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정신이 아득해 지더군요.
그리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 무시하기 시작.
이러면 제가 제풀에 무서워서 그냥 갈줄 아나 봅니다.
저도 흔한말로 뚜껑날아 갔습니다. 얼굴에서 미소는 이미 사라졌죠.
안으로 옷을고 들어가 그 여자 탁자 위에 빨래감을 놓고
지금 당장 다려줘!! 저도 언성을 높였습니다.
이 여자 순간 찔끔 하더니 고래고래 안쪽에다 대로 소리를 지르더군요.
아마도 여기 외국놈이 와서 행패부린다.~~ 이런거 였겠죠.
안쪽에서 갑자기 난닝구 입은 아저씨랑 아줌마 뛰어 나옵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뭐라고 뭐라고 얘기 합니다. 그 여잔 막 흥분해서 제 험담을 하는듯..
그러자 아저씨 저에게 다가 어더니 거칠게 밀칩니다.
“아웃!!아웃!!” 소리 지르며 아무터면 뒤로 넘어질뻔...
저도 자존심이 있지 이대로는 못 물러납니다. 다시 들어가서 다려달라고 햇죠.
이 아저씨 다시 아까보다도 심하게 밀칩니다. 순간 저도 이성을 잃었었습니다.
저도 밀었죠. 아저씨 뒤로 벌러덩 넘어지더군요.
그후 10여초간 전 그 여자들 남자둘에게
2,3평남짓한 세탁소에 머리 끄대기 잡히고 발로 채이고
흔한말로 집단 다구리를 당해야 했습니다.
헌데 최악의 상황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그후 혼비백산 해 밖으로 도망나와 4대1로 길에서 잠시 대치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어떻게 알고 군중들이 구름같이
몰려 있더군요.
전 대부분이 태국인인 그들의 눈빛을 보고 깜짝 놀랐죠.
평소에 보던 태국인들의 표정 눈빛이 아니더군요.
나쁜 외국놈 거만한 외국놈 맞아도 싼놈 태국인 무시하는 외국놈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이놈아...등등.. 대충 이런눈빛들이었습니다.
이게 정말 최악이었죠.
외국생활 10여년에 그때처럼 처절하게 외롭고 억울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적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그후 너무 억울해 경찰을 부를까도 했지만
선배가 말하길 “개들이 네편 되줄거 같니 그냥 잊어라”
어디다 하소연을 하겠습니깐 그저 잊어야죠.
지금은 어찌보면 웃기는 헤프닝이지만 당시엔 나름대로 심각한 사건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2,3평남짓한 세탁소에서 에어컨도 없이
하루종일 다림질하고 빨래하고 서로 신경전벌이고보통 스트레스가 아니겠죠.
제가 적시 적소에 제대로 걸렸던거 같습니다. -_-;;
태국인들 미소가 많고 순박하고 착하죠. 늘 웃고 싫은소리는 않합니다.
반면 속으론 응어리가 많은듯 합니다.
질시 분노 열등감 등등 그리고 한번 폭팔시키면
일반적인 상식따위는 통하는 않는 듯 합니다.
역시 아직은 태국에서 살려면 때로는 어느정도 손해도 각오하고
외국인으로써 그러려니 하면서 살아야 할 필요가 있지 싶습니다.
남의 나라사는 설움일지도 모르죠.